
석유화학산업이 LNG(액화천연가스)를 주목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최근 석탄 및 석유를 대체함과 동시에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폴이 LNG 활용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싱가폴 2000년대 이후 중국, 인디아 등 아시아‧태평양에서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세계 최대의 LNG 거래 허브로 부상했고, 최근에는 LNG 관련 비즈니스의 허브로 성장하기 위해 석유화학 원료로 활용하는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 수요 확대에 따라 무역 허브로 부상
2020년 세계 LNG 거래량은 3억5600만톤으로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액화천연가스 수입 그룹(GIIGNL)에 따르면, LNG 수입량은 2020년 기준 일본이 약 7400만톤으로 가장 많고 한국, 타이완 등이 뒤를 이었으나 최근에는 중국이 수입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어 2017년 세계 2위로 부상한데 이어 2022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싱가폴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세계 수요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리적으로 비즈니스가 용이한 이점을 활용해 세계 최대의 LNG 거래 허브로 부상했으며 가스를 거래하는 글로벌기업들의 생산기지를 대부분 확보하고 있다.
싱가폴은 재수출을 포함한 LNG 수입량이 약 400만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LNG가 1차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대 초 25%에 불과했으나 가스화력발전 확대에 따라 2019년 95%로 대폭 상승했다.
싱가폴 투자기업 테마섹(Temasek Holdings) 산하에 있는 Singapore LNG는 2013년 주롱(Jurong)에서 수입터미널 운영을 시작했으며 2020년에는 No.4 탱크를 건설해 저장능력을 82만4000톤으로 50% 확대했다.
싱가폴은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인근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으나 인도네시아는 내수 증가에 대응해 2023년부터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싱가폴 정부는 에너지 안전보장 관점에서 No.2 터미널 건설을 검토하는 등 LNG 수입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21년 3월에는 LNG 수입판매권을 엑손모빌(ExxnMobil)과 테마섹 산하에 있는 셈코프(Sembcorp)에 부여함으로써 테마섹 자회사인 파빌리온에너지(Pavilion Energy)와 쉘(Shell)을 포함해 수입권 보유기업이 4사로 증가했다.
석유화학 원료용 NGL 추출 프로젝트 시작
싱가폴 정부는 LNG 수입 확대를 전제로 석유화학 원료로 LNG를 활용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Singapore LNG가 LNG에 포함된 NGL(천연가스액) 추출 플랜트를 신규 건설할 계획이며 싱가폴에서 나프타(Naphtha) 크래커를 가동하고 있는 3사, 신규 건설 가능성이 있는 PDH(Propane Dehydrogenation) 플랜트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0년에는 쉘이 부콤(Bukom) 소재 정유공장의 원유 처리능력을 2023년까지 50% 감축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나프타, 아로마틱(Aromatics), FCC(유동접촉분해) 베이스 프로필렌(Propylene) 등 화학제품 원료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석유화학 경쟁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NGL 추출 프로젝트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Singapore LNG는 NGL 추출 프로젝트에 대해 세부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았으나 NGL에 함유된 프로판(Propane), 부탄(Butane) 등 LPG(액화석유가스)를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나프타 크래커 등에 공급하고 추출 후 가스는 발전용 등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추출장치는 LNG를 다시 가스화할 때 발생하는 냉열을 이용해 에너지 절약,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싱가폴에서는 PCS, 엑손모빌, 쉘 3사가 나프타 크래커를 가동하고 있으며 모두 LPG를 분해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에탄(Ethane), 나프타, LPG가 대표적인 원료로 가격이나 수급에 따라 원료를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이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이에 따라 3사는 원료 다양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PCS는 경유를 분해할 수 있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쉘과 합작으로 컨덴세이트(Condensate) 스플리터도 가동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No.2 크래커에 초경질 원유를 직접 분해할 수 있는 설비를 탑재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나프타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 3사 모두 나프타 투입비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연료 수요 감소에 따른 정유공장 처리능력 축소로 나프타 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Singapore LNG는 나프타 공급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LNG 베이스 LPG를 석유화학 원료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유공장을 가동하지 않는 PCS는 Singapore LNG의 NGL 추출 프로젝트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LPG를 원료로 활용하면 나프타 크래킹에 비해 프로필렌, 부타티엔(Butadiene) 생산비율이 높아져 석유화학 컴플렉스 전체의 밸런스가 변화함에 따라 경제성을 고려하며 선택적으로 원료를 투입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경질, 중질 등 다양한 원료를 처리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화학제품 사업의 핵심인 싱가폴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탐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엔지니어링, NGL 추출 프로세스 상업화
인디아 국영 석유기업 ONGC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LNG로부터 NGL을 추출하는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다.
ONGC 플랜트는 일본 도요엔지니어링(Toyo Engineering)이 추출 프로세스를 개발해 건설했다.
도요엔지니어링은 실용화 조건으로 ①NGL 함유량이 많은 고발열량 LNG(리치가스) 조달이 가능하고 ②추출 후 가스 발열량이 떨어지는 NGL을 투입해도 수요기업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며 ③근처에 에탄, LPG를 투입할 수 있는 석유화학 설비가 존재해야 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싱가폴은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리치가스는 일반적으로 LPG를 약 3-5Mol% 함유하고 있어 원료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나 도요엔지니어링 프로세스를 적용하면 LNG 500만톤당 프로판 약 40만톤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폴은 연평균 LNG 수입량이 400만톤으로 에틸렌 3사가 나프타를 중심으로 투입하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2026년 가동을 목표로 PDH 플랜트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도 NGL 추출 플랜트에서 프로판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핀란드 국영기업 네스테(Neste)는 2023년 이후 싱가폴에서 바이오 나프타 생산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석유화학제품은 글로벌 시장이 4500억달러로 수요가 연평균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바이오 원료만으로 커버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은 싱가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원료 다양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