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Polyamide)는 전기자동차(EV) 보급 확대를 타고 고부가가치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PA는 대표제품인 PA6 및 PA66 기준으로 글로벌 수요가 120만-130만톤에 달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영향으로 상반기에 수요가 급감했으나 하반기부터 빠른 속도로 회복됨으로써 2019년 수준을 되찾은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에는 상반기까지 수요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6월 이후 마이크로 칩 반도체 공급부족 및 동남아시아 봉쇄령에 따른 자동차 감산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원료 공급부족에 전동화 영향으로 시장 급변
PA는 코로나19 및 원료 공급부족으로 장기간 고전하고 있다.
PA66 및 방향족(Aromatics)계로 내열성이 우수한 PA6T는 원료 HMDA(Hexamethylenediamine) 합성에 필요한 ADN(Adiponitrile)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22년 이후 중국 신증설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료로 HDMA를 사용하지 않는 PA9T나 PA10T, MXD6계 PA 등을 대체 투입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PA의 핵심 용도인 자동차 시장의 변화도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동화 흐름을 타고 엔진 커버와 인테크 매니폴드 등 휘발유(Gasoline) 자동차와 하이브리드자동차(HV)용 부품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전환이 어느 정도로 이루어질지 불확실하나 앞으로 전기자동차나 연료전지자동차(FCV) 보급이 본격화될 것에 대비해 새로운 용도를 개척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PA 생산기업들은 자동차 전동화와 자율주행 보급, 5G(5세대 이동통신) 확산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해 각각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신규 용도 개척에 나서고 있다.
메이저, 자동차용 그레이드 차별화 가속
바스프(BASF)는 자동차용 수요 확보를 위해 다양한 그레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 용도에서는 예전부터 자동차기업들과 연계하면서 현지 상황에 적합한 고내열성 그레이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PA6/66/6T/6I/9T 등을 언제 어디서든 동일 품질로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듀폰(DuPont)은 세계 주요 자동차기업을 대상으로 Zytel 시리즈를 공급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자동차용으로는 전자모터 주변에 방향족계 PA Zytel HTN을 공급해 성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절연체 두께를 줄이고 있다. 내구성과 내열성, 내약품성을 향상시키면서 자동차 경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아케마(Arkema)는 피마자유 베이스 PA11 Rilsan 사업에서 70년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으며, 특히 압출가공으로 제조하는 연료 배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동차 금속 배관을 Rilsan 배관으로 대체해 경량화한 경험이 있으며 최근에는 3D 프린터 용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 사업 확대를 위해 2022년 상반기에 싱가폴 공장을 가동함으로써 생산능력을 1.5배 확대하고 2023년 1분기에는 중국 창수(Changshu)에서 PA11 파우더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DSM, 피마자유 베이스 PA410을 PA66 대체
DSM엔지니어링(DSM Engineering)은 바이오매스 PA 공급을 강화하고 있다.
DSM엔지니어링은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이 강화됨에 따라 PA66 대체 용도를 중심으로 PA66의 물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갖춘 바이오매스 플래스틱 EcoPaXX를 적극 제안하고 있다.
일본 베어링 메이저 NSK가 EcoPaXX를 베어링의 100% 바이오매스화에 활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자동차, 섬유 분야로 용도를 확장하고 있다.
PA66은 아디핀산(Adipic Acid)과 HMDA를 원료로 제조하는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로 기계적 강도가 높고 내약품성이 우수해 자동차부품, 전자부품, 섬유 등 다양한 용도에 채용되고 있다.
그러나 원료 부족으로 수급이 타이트하며 탄소발자국을 줄이고자 하는 수요기업의 움직임에 따라 바이오매스화가 요구되고 있다.
기존의 식물 베이스 나일론(Nylon)은 탄소발자국 감축 효과가 한정적이고 물성도 한계가 있어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DSM엔지니어링의 EcoPaXX PA410은 피마자유 베이스 모노머를 중합원료로 사용한 70% 식물 베이스로, 피마자는 강수량이 적고 반건조한 지대에서 생산되며 비료로 적합하지 않아 먹이사슬과 관계가 없어 지속가능한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2019년에는 바이오 매스밸런싱(물질량 수지) 방식으로 100% 식물 베이스 B-MB 그레이드를 출시한 바 있다. B-MB 그레이드는 탄소발자국이 PA66의 10% 수준이고 물성은 PA66과 동등하거나 용도에 따라서는 PA66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SK는 2021년 9월 B-MB 그레이드를 롤링 베어링에 채용했으며 자동차 분야에서는 NSK 외에도 PA410 물성을 평가해 핸들의 방향 전환에 사용하는 EPS 기어 소재로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 분야에서도 친환경 소재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일부 채용되고 있다.
DSM엔지니어링은 지속가능 경영을 목표로 △2025년까지 모든 생산기지에서 100% 재생전력 사용(2020년 70% 달성) △2030년까지 온실가스(스코프 1‧2‧3과 상류 포함)와 생산제품의 탄소발자국을 2016년 대비 50% 감축 △2040년까지 스코프 1 및 2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화하고 2050년에는 모든 밸류체인에서 제로화 달성 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일본기업, 내열성 강화에 리사이클 요구까지…
도레이(Toray)는 수요기업의 니즈를 반영한 부품 제안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계 티어(Tier) 1들과 장기간 축적해온 신뢰 관계를 이용해 배터리나 모터 주변 등 전기자동차와 연료전지자동차에서 새로 투입되는 부품 용도를 개척할 방침이다. 리사이클 등 환경보호를 위한 기술 개발과 코스트 과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PA7I를 중심으로 한 신규 그레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환경‧안전을 고려해 6I를 사용함으로써 할로겐 프리 및 난연성까지 모두 확보한 신규 그레이드를 개발하고 샘플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용도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PA66 브랜드 Leona도 전기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금속 대체 용도에서 인버터, 냉각 배관 분야를 중심으로 공급을 늘려가고 있으며, 펠릿 뿐만 아니라 연속섬유 강화 소재와 발포재 등 다양한 형태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베코산(Ube Kosan)은 신규 조직 컴포지트 영업개발 그룹을 통해 난연성과 저흡수성 그레이드 개발, 리사이클 기술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미국에서 인수한 컴파운드 생산기지에서는 자체 폴리머 이용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수지를 도입해 신소재를 개발하고 인근 수요처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용 분야에서는 도요타(Toyota Motor)의 신형 연료전지 자동차에 고압 수소탱크 라이너 소재로 PA6를 공급하고 있으며 차세대 연료전지 자동차용 소재도 개발하고 있다.
유니티카(Unitika)는 부품의 방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 컴포지트 PA6의 고열전도성 그레이드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소켓형 LED(Light Emitting Diode) 전원 기판 소재로 제안하고 있다.
식물 베이스 방향족계 PA Xecot은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PA66 및 PA6T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대체 수요를 확보할 방침이다. Xecot은 PA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며 저흡수성까지 갖추었기 때문에 자동차와 제조장치의 센서 커버 용도에서 채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물 베이스 CNF(Carbon Nano Fiber)를 함유시킨 PA6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MEP(Mitsubishi Engineering Plastics)는 MXD6계 PA 브랜드 Reny를 다각도로 공급하고 있다.
PA66 대체용 수요가 상당한 가운데 환경부하를 낮출 수 있는 식물 베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무이다.
MEP는 최근 탄소 장섬유 Reny를 합침시킨 Reny Tape 용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Reny Tape를 철판에 감으면 강도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감지 않았을 때에 비해 철판의 무게가 가벼워져 전기자동차 등 자동차 분야의 경량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라레(Kuraray)는 전기자동차와 5G 대응 커넥터 등 성장이 기대되는 영역에서 PA9T 브랜드 제네스타(Genestar)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컴퓨터와 태블릿 기기, 게임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Genestar 채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전기자동차 등 자동차 용도에서의 제안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2022년 4분기에는 타이에서도 Genestar 생산을 시작하며 2개 생산라인 체제를 통해 전체 생산능력을 3배로 확대할 방침이다.
도요보(Toyobo)는 탄소중립을 위한 자동차 경량화 용도로 고강성 및 발포 성형소재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신규 그레이드로 굴곡탄성이 40MPa에 달하는 고강성 소재를 개발해 금속 대신 투입하면 경량화 및 부품 탑재 수 감축, 가공성 개선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열 관리가 가능한 방열소재도 개발해 히트싱크나 배터리 주변에서 용도를 개척하고 있으며 리사이클 소재 제안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쿠라레, 초내열 그레이드로 PEEK 대체
쿠라레는 초내열 PA도 개발했다.
새로 개발한 초내열 PA는 유리전이온도(Tg)가 섭씨 140도로 고내열 PA인 PA9T 제네스타보다 10도 이상 높다는 강점을 살려 그동안 제네스타로는 대응이 어려웠던 용도를 개척하고 있다.
특히, 슈퍼 EP 가운데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PEEK(Polyether Ether Ketone)가 오버스펙이어서 투입하지 못했던 용도를 노리고 있다.
신규 초내열 PA 그레이드는 제네스타와 동일하게 세계적으로 쿠라레만이 사업화한 탄소수 9개의 산을 중합해 제조했으며 PEEK만큼은 아니어도 기존 제네스타를 능가하는 내열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PEEK는 열가소성 수지 가운데 내열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장에서는 PEEK만큼의 내열성이 필요하지는 않음에도 중간 정도의 내열성을 갖춘 소재가 존재하지 않아 고가를 감수하고 PEEK를 채용한 용도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쿠라레는 신규 그레이드가 PEEK나 금속을 대체하며 코스트를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호한 성형가공성과 경량화 효과까지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네스타는 부타디엔(Butadiene)이 출발물질이며 독자적인 합성기술을 통해 저열성 및 저흡수성이 가장 조화롭게 균형을 맞춘 탄소수 9개의 노난디아민을 모노머로 채용하고 있으며 테레프탈산(Terephthalic Acid)과 조합한 9T로 완성해 전자소재와 자동차부품 용도에서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이전부터 PA9T 외에도 9모노머를 활용해 더 다양한 기능을 갖춘 독자적인 수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고 신규 그레이드도 독자 수지 개척의 일환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