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리세린 초강세로 수익성 개선 … 프로필렌과 1000달러 벌어져
롯데정밀화학과 한화솔루션이 ECH(Epichlorohydrin) 스프레드 확대로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내수시장 공급을 우선하면서 1월 말부터 한시적으로 팜핵유(CPO) 수출을 제한함으로써 ECH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팜유(Palm Oil) 국제가격 급등으로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가격이 덩달아 오르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ECH는 당분간 강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팜유 국제가격은 2018년 12월 톤당 500달러대에서 2021년 1300달러가 넘는 등 3배 가까이 폭등했고, 인도네시아 식용유 가격은 2021년 초 리터당 1만4000루피아(1166원)에서 2022년 초 2만루피아(1676원)로 40% 이상 급등했다.
팜유 국제가격 상승으로 수출에 집중하면서 인도네시아 공급을 줄였기 때문이다. 팜유 수출금지 정책은 니켈, 석탄 수출금지와 함께 인도네시아의 보호무역 정책 목록에 추가됐다.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팜유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팜유 수출 중단에 따라 팜유 수급 차질과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팜유는 식용유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화장품을 포함해 바이오디젤의 주요 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바이오디젤은 글리세린(Glycerine) 생산의 원료로 투입되고 있다.
ECH 프로세스는 크게 2가지로, 글리세린 혹은 프로필렌(Propylene) 베이스로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량의 25-30%가 글리세린 베이스이며, 중국은 ECH 생산능력 150만2000톤 가운데 글리세린 베이스가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글리세린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원료 공급 부족에 따른 가동률 감축에 이어 물류 대란, 손 세정제 수요 폭발 등이 요인으로, 2020년 12월에는 인디아에서 톤당 평균 880달러에 거래됐으나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수급난이 겹치면서 3월 CFR Shanghai 2227달러로 폭등했다.
원료가격이 치솟자 중국 글리세린 베이스 ECH 생산기업들이 가동률을 낮추면서 ECH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프로필렌 베이스 ECH 생산기업들이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프로필렌은 국제유가와 나프타(Naphtha) 강세에 따라 4월 말 FOB Korea 톤당 1165달러, CFR China 1135달러를 형성해 강세를 계속했으나 글리세린 폭등과 초강세가 장기화되면서 글리세린이 프로필렌을 앞질러 프로필렌 베이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ECH는 중국 내수가격이 1만8162위안(약 2748달러)으로 2021년 상반기 이후 장기간에 걸쳐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4월 기준 ECH-프로필렌 스프레드는 톤당 2200달러로 ECH-글리세린 스프레드보다 1200달러 정도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롯데정밀화학과 한화솔루션이 프로필렌과 가성소다(Caustic Soda)를 투입해 ECH를 생산하고 있어 팜유 공급대란으로 반사이익을 올리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ECH 생산능력이 13만3000톤, 한화솔루션은 2만5000톤이다.
롯데정밀화학은 2022년 1분기 매출이 653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9.7%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1103억원으로 210.7% 폭증했다. ECH 사업이 포함된 염소계열 매출은 2082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1.9%를 차지했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반사이익은 상대적”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유럽의 원가 상승으로 국제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판매가격과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화학 시장 관계자는 “한화솔루션도 ECH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었을 것”이라며 “다만, 롯데정밀화학보다 생산능력이 작고 ECH 매출 비중도 낮은 편이어서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ECH 시황이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ECH 뿐만 아니라 가성소다 계열 전반에서 호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