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G(Monoethylene Glycol)는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생산기업들이 수익 창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나프타(Naphtha)와 에틸렌(Ethylene)이 국제유가 폭등에 따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MEG는 약보합세를 장기화하고 있다.
에틸렌은 4월 중순에도 FOB Korea 톤당 1300달러대로 강세를 계속했으나 MEG는 CFR China 600달러대 중반을 형성하면서 스프레드가 악화되고 있다.
MEG는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LG화학, 한화토탈, 대한유화 등이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은 롯데케미칼 113만톤, 대한유화 20만톤, LG화학 18만톤, 한화토탈 15만5000톤으로 파악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120달러 사이에서 등락하고 있음에도 MEG는 한때 700달러대 후반으로 상승한 후 600달러대 중반으로 하락했고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MEG 생산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제유가 초강세에도 에틸렌 급락으로…
MEG는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다. 
MEG 현물가격은 6월16일 CFR China가 648달러, CFR SE Asia는 653달러를 형성했다.
국제유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영향으로 5월 초순 120달러를 돌파하는 초강세를 계속한 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110달러 수준에서 등락하고 에틸렌이 급락함으로써 약세를 계속했다.
에틸렌 현물가격은 6월16일 CFR NE Asia 1010달러로 폭락했고, 나프타도 C&F Japan 838달러로 폭락한 상태에서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Sanjiang Fine Chemicals이 자싱(Jiaxing) 소재 MEG 25만8000톤 플랜트를 4월10일부터 정기보수하고 있음에도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중국 공급과잉에 폴리에스터 침체까지…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861억원으로 2021년 4분기에 비해 566억 개선됐으나 시장 전망치 1163억원을 크게 하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대한유화도 스팀 크래커 가동률 조정 영향으로 2022년 1분기 매출이 6310억원으로 2021년 4분기에 비해 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요 석유화학제품이 전반적으로 공급과잉을 나타낸 가운데 국제유가가 초강세를 장기화함으로써 마진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MEG 증설로 공급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폴리에스터(Polyester) 등 다운스트림 수요 약세가 지속돼 MEG 스프레드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중국의 MEG 생산능력은 2070만톤으로 2020년 말 1584만톤에 비해 490만톤 증가했으나 중국의 폴리에스터 수요 자체가 축소되면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고 나프타와 에틸렌 등 원료가격이 오르자 중국 Zhejiang Rongsheng도 에틸렌 소비를 줄이기 위해 MEG 가동률을 낮추며 대응하고 있으나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시장 관계자는 “MEG는 2021년 말부터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으로 시황이 좋지 않다”며 “현재도 크게 반등하거나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수요 자체가 나쁘지 않고 점점 올라오고 있다”면서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해 당분간 시황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예측했다.
롯데케미칼 중심으로 가동률 감축 대응
국내 MEG 생산기업들은 EO(Ethylene Oxide)와 MEG 시황에 따라 EO/EG 생산량을 번갈아 조정하는 방법 등으로 대응했으나 스프레드 악화가 이어지자 가동률 감축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가동률 조정의 일환으로 3월20일 대산 소재 No.1 MEG 33만톤 플랜트의 가동을 중단한 바 있고, 대한유화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3월31일부터 4월 말까지 MEG 플랜트의 가동률을 100%에서 85%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화학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MEG 생산량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해 102만9883톤에 그쳤다. 국내 판매량은 소폭 증가했으나 수출량이 34만2726톤으로 2019년에 비해 약 40% 급감했기 때문이다.
다만, MEG 공급과잉을 불러온 중국은 석탄 베이스 CTMEG(Coal to MEG)를 주로 생산하고 있어 석탄 가격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여전히 시장에서는 CTMEG보다 나프타 베이스 MEG의 경쟁력이 높아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경쟁력을 화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오스트레일리아와의 외교적 분쟁으로 인도네시아산 석탄 의존도가 크게 높아졌으나 인도네시아가 2022년 1월부터 석탄 수출을 금지하면서 석탄 가격이 급등하는 등 중국 석탄 수급에 따라 국내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2020년 수입량 1000만톤 돌파했으나…
중국은 2020년 MEG 수입량이 1000만톤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에스터 원료로 투입되는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는 중국 수입량이 한때 최대치를 기록한 후 급감추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MEG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MEG 수입량이 1054만8000톤으로 전년대비 6% 증가했다.
최대 수입국인 사우디산은 11% 감소했음에도 400만톤 이상을 유지했고 타이완과 캐나다산이 각각 100만톤대 후반을 기록했다. 이란산은 82만9200톤으로 2.4배 폭증했고 미국산은 허리케인 영향으로 가을 이후 감소했으나 73만7700톤으로 8.7배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사솔(Sasol), 롯데케미칼, 난야플래스틱(Nanya Plastics), MEGlobal 등이 신규 플랜트 가동에 나섬으로써 MEG 생산능력이 2500만톤을 상회하고 있으며, MEG 수출은 2018년 60만톤 수준에서 2019년 100만톤으로 급증했고 2020년에도 221만8200톤으로 69% 급증하는 등 2년 사이 4배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에는 중국 수출이 72만2100톤에 달하며 멕시코, 벨기에, 터키를 제치고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고 90만톤 이상을 유지하던 수입이 50만톤대로 급감해 수출입 양상이 크게 변화했다.
중국은 석탄공법을 중심으로 MEG 생산을 확대하고 있고 기존공법을 중심으로도 대규모 신증설을 본격화하고 있어 MEG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2021년 1-5월에는 전체 MEG 수입량이 351만7400톤으로 23% 감소했고 사우디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일제히 줄어듦으로써 신증설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