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산 사용중단 검토 … 원료‧연료의 조달체제 전환 가속화
바스프(BASF)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응해 원료‧연료 조달체제 전환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계기로 2022년 6월 초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일부 금지했으며 가스 수입 감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바스프는 코제네레이션 설비의 연료 전환으로 러시아산 수입 감소에 대응할 수 있으나 실제로 수입 금지 혹은 수입량 감소가 이루어지면 산업계 전체가 입을 타격이 막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러시아산 원료‧연료 도입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 러시아산 나프타(Naphtha) 사용을 조기에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스프가 독일 남서부 루트비히스하펜(Ludwigshafen)의 종합 생산기지 페어분트(Verbund)에서 사용하는 가스는 바스프 그룹이 유럽에서 사용하는 전체의 70% 이상에 달하고 독일 전체 사용량에 비해서도 4%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스 중 50%는 전력, 증기 생산을 위한 코제네이션 설비 연료로 투입하며 나머지는 암모니아(Ammonia)나 아세틸렌(Acetylene) 제조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스프는 EU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금지하면 코제네레이션 설비용 가스 중 15%는 즉각 석유로 전환할 수 있지만 가스 소비량을 단번에 대폭 줄이는 것은 어려워 산업 체인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벨기에 앤트워프(Antwerp) 페어분트는 가스 사용량이 독일보다 적지만 50%를 암모니아 원료로 사용하고 있어 암모니아 생산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바스프는 러시아산 나프타를 직접 수입하지는 않으나 무역상을 통해 일부 도입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전체 나프타 사용량 중 러시아산이 차지한 비중이 30%대 후반에 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2022년 3월 초부터 도입량을 줄이고 있으며 조만간 제로(0)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스프는 나프타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 1분기 크래커 마진(나프타와 기초화학제품 가격 차이)이 양호했고 그룹 에틸렌(Ethylene) 크래커 가동률도 평균 90%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유럽에서 암모니아와 사이클로헥산(Cyclohexane), 아로마틱(Aromatics)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스프레드가 축소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됐으나 아크릴산이나 우레탄(Urethane) 원료 이소시아네이트(Isocyanate) 등은 축소된 스프레드가 직전 5년 평균치에 비하면 큰 편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나프타는 6월30일 C&F Japan 톤당 835달러를 형성한 가운데 국제유가가 브렌트유(Brent) 기준 배럴당 110달러대에서 등락하고 있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7월 중순 700달러대 중반으로 폭락했다.
특히, 바스프가 러시아산 사용을 중단하면 유럽의 나프타 수급이 타이트해질 수 있는 반면, 아시아는 러시아산이 유입돼 공급과잉이 확대될 수 있어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바스프는 1분기에 대부분 화학제품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원료‧연료 가격 상승분을 반영했으며 앞으로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률 하락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가격 인상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1분기에는 중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도시 봉쇄가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주목됐으나 4월 말 기준으로 중국의 모든 공장을 정상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봉쇄에 따른 타격이 앞으로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실제 자동차용 촉매는 4월 판매량이 전년동월대비 60% 급감하는 등 일부 영향을 받았고 상하이(Shanghai) 연안 물류 정체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정상화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