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년까지 에너지 위기 대응 가속화 …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강화
바스프(BASF)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한다.
바스프는 2020년과 2021년 유럽 사업장에서 나프타(Naphtha)를 포함해 러시아산 원유계 원료를 30-40% 정도 사용했으나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러시아산 원유 및 가스를 배척하는 움직임이 확대됨에 따라 대체가 요구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 전체 천연가스 수입량 중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했으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공급을 크게 줄이며 글로벌 가격 폭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스프는 2022년 6월 말 기준 독일 루트비히스하펜(Ludwigshafen) 본사 페어분트(Verbund) 뿐만 아니라 모든 유럽 사업장에서 가스를 안정적으로 조달했고 가동중단이나 감산 위기는 겪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부터 다양한 공급기업을 확보했고 공급기지를 지리적으로 분산시킴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루트비히스하펜 페어분트는 가스 공급량이 수요의 50% 이하로 감소할 때부터 가동률 조정이 불가피해 앞으로도 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Gazprom)은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가스 파이프라인 노드스트림(Nord Stream) 1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으며 유럽지역 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가격이 연초 대비 2.5배 폭등했다.
정기보수를 위해 10일 동안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밝혔으나 앞으로도 가동중단 상황이 벌어진다면 바스프도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바스프는 농업, 식품, 자동차, 화장품‧위생, 건설, 포장‧식품유통, 의약품, 전자 등 광범위한 산업계에 화학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밸류체인 유지를 위해 원료 확보의 안정화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천연가스를 원료로 제조하는 암모니아(Ammonia)는 가스 부족에 따른 타격이 다른 화학제품보다도 클 것으로 예상돼 최근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스프는 독일 루트비히스하펜 페어분트와 벨기에 앤트워프(Antwerp),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체 생산능력이 170만톤 이상에 달하고 있다. 앤트워프 공장은 사용하는 가스의 50%를 암모니아 생산에 투입하고 있으며 루트비히스하펜 페어분트 역시 암모니아가 가스의 최대 용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코스트 상승은 유럽 화학기업들의 수익성을 저해하고 있다.
바스프 유럽 사업장은 2021년에 가스 가격 급등에 따라 추가적으로 약 15억유로(약 2조원)에 달하는 코스트를 부담했으며 8억유로는 4분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했고 2022년 1분기에도 추가 코스트가 9억유로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럽 중앙은행은 최근 자원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스프는 2022년 1분기 원료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대부분 생산제품의 판매가격을 인상했으며 앞으로도 원료가격과 에너지 코스트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상 흐름을 이어갈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화석에너지, 특히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대폭 낮추는 것을 목표로 에너지 효율 향상과 재생에너지 베이스 전력으로의 신속한 전환, 신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 전력 수요에서 자연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6% 정도였으나 2030년까지 2021년 전체 수요와 비슷한 수준인 6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목표치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자산에 투자하고 제3자로부터의 그린 전력 구입을 선택적으로 실시하는 Make & Buy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네덜란드령 북해에서는 2023년 가동을 목표로 HKZ 해상풍력 발전소(출력 1.5GW)에 출자했고, 프랑스 전력 메이저 엔지(Engie)와는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 엔지는 2022년 1월부터 2025년까지 유럽에 소재한 바스프 사업장을 대상으로 최대 20.7TW에 달하는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덴마크 전력기업 오스테드(Ørsted)와도 25년 동안 재생에너지 베이스 전력을 공급받는 PPA를 체결했으며 오스테드가 독일령 북해에 건설할 해상풍력 발전소에서 매년 186MW의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오스테드의 해상풍력 발전소는 설비용량 900MW이며 2025년 풀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트비히스하펜에서는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전력으로 가열해 에틸렌(Ethylene)을 생산하는 분해로를 개발하고 있다. 가스로 가열하는 기존 스팀 크래커는 올레핀 생산량 1톤당 이산화탄소(CO2)도 약 1톤 배출했으나 가스 대신 재생에너지 베이스 전력을 도입하면 배출량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열 분해로 개발을 위해 사우디 사빅(Sabic), 독일 린데(Linde)와 협력하고 있으며 수MW 수준의 파일럿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문제 없이 수행하고 있어 자금 지원 등을 통해 2023년경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술 확립 후 외부에 라이선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럽은 에너지 위기가 심각하나 화학산업에 대한 배출량 규제를 완화하지는 않고 있다.
유럽의회는 2022년 6월22일 배출량 거래제도(EU-ETS) 개혁 및 2027년 CBAM(국경탄소세) 도입과 관련한 초안을 승인했다.
ETS에서 무상 배출권을 설정했지만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해 2032년 전면 철폐할 예정이며 CBAM이 무상 배출권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CBAM은 철강, 석유제품, 시멘트, 유기화학제품, 비료 등에만 적용될 예정이며 초안 가결 이후에야 모든 유기화학제품, 합성수지, 수소, 암모니아 등을 포함시키자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바스프는 아직까지 생산 프로세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정량화하기 위한 세계적 표준이 부재하고 서플라이체인 다운스트림에서 화학제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따른 효과를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초안 그대로 채택된다면 CBAM이 화학산업까지 커버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