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폴이 탈탄소화를 중심으로 친환경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탈탄소를 지속가능한 경영 지원 프로그램에 활용해 연구개발(R&D) 5개년 계획인 연구‧이노베이션 엔터프라이즈 2025(RIE 2025) 계획을 기반으로 글로벌 화학기업의 탈탄소‧수소 기술 연구개발 기지에 대한 투자‧융자를 촉진할 계획이다.
CCUTT, 사장되는 첨단기술 없도록 골고루 지원
2020년 시작된 RIE 2025는 예산이 사상 최대인 250억S달러(약 23조4000억원)로 △제조·무역과의 연결성 △건강‧잠재능력 △도시과제 해결 기술과 지속가능성 △스마트 국가와 디지털 경제 등을 중점 영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예산은 싱가폴 전체 GDP(국내총생산) 기준 1% 수준이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재정 지출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직전 5개년 계획에 비해 30% 증액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 10월에는 RIE 2025와 저탄소 에너지 연구자금 이니셔티브(LCER FI) 예산으로 수소와 탄소 포집‧이용‧저장(CCUS) 관련 연구과제 12건 지원을 결정했다.
이산화탄소(CO2)를 원료로 이용하는 탄소 이용(CCU) 기술은 저탄소 기술 중에서도 가장 야심찬 목표로 평가되고 있다. 싱가폴 정부는 CCU 기술 실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2025년 2분기까지 획기적인 CCU 기술 이전 테스트베드(CCUTT) 운영을 시작한다.
세계 굴지의 에너지‧화학산업 집적지인 주롱섬(Jurong)에서 반응, 분리 등 프로세스 구성 요소를 모듈화하고 디지털 기술로 최적화된 조합을 찾아내 스케일업 초기 단계에 요구되는 플랜트를 신속하면서 저가에 구축할 수 있도록 진행하면서 신기술 실용화를 가로막는 과제들을 해결해나갈 예정이다.
새로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스케일업이 필수적이나 공적자금을 활용하는 기초연구 예산으로는 스케일업을 진행하기 어려워 민간자금 활용이 요구되고 있다.
다만, 민간자금을 유치할 때는 기술적 난이도가 낮고 성공확률이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어 실증에도 돌입하지 못하고 사장되는 기술이 발생할 수 있다.
CCUTT는 2023년 초부터 기본계획을 시행하고 3분기 상세계획과 건설에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기술 성숙도 수준(TRL)이 1-3 수준인 CCU 기술에 집중하며 다른 국가에서 확립된 기술을 실증하는 장소로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단계 반응 및 모듈화를 통해 필요에 따라 조합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의약품 다품종 소량생산을 효율화시키는 수단으로 이미 개발되고 있다.
모듈은 조립이 용이하며 시험이 완료된 후 분해해 다른 시험에 다시 사용할 수 있어 시험 코스트 감축과 스케일업 신속화에 기여하고 공개된 국제 표준규격에 기반한다면 서로 다른 공급기업으로부터 받은 모듈이라도 호환해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프로젝트 추진을 주도하는 싱가폴 과학기술연구청(A*STRA)은 CCUTT 개발을 위해 셰브론필립스(Chevron Phillips), 엑손모빌(ExxonMobil), 에보닉(Evonik), IHI, 싱가폴국립대학(NUS), 난양(Nanyang)이공대학(NTU) 등 산학 분야 13개 단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개발 생태계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NUS, 수소에너지 상업이용 실현을 목표로…
NUS는 2022년 7월 수소 이노베이션 센터(CHI)를 설립했다.
동남아 최초의 수소에너지 상업이용 실현기술 창출을 목적으로 투자액은 싱가폴 정부 소유의 투자기업 테마섹(Temasek)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1500만S달러를 포함해 2500만S달러를 확보했으며 9개의 프로젝트에 각각 25만S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과학, 공학, 사회과학, 인문과학 등 광범위한 전문지식을 활용하며 우선 수소 캐리어와 서플라이체인 연구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최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수소 제조공법으로 재생가능 에너지를 이용하는 수전해법이 주목받고 있으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여유 부지나 수자원이 한정된 싱가폴 국토 특성상 수소 수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HI에서 수입 코스트 분석과 서플라이체인 연구를 실시하며 비용 대비 효과를 확보하고 수소 다운스트림에서의 상업 이용을 저가에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수입 수소를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서플라이체인 단절에 대비해 수소를 국산화하기 위한 혁신 기술 모색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수소 캐리어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Ammonia)에서 수소를 추출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인 방법도 개발하고 있으며 수소 국산화를 위해서는 NUS 연구팀이 고안한 태양광 등 재생가능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해 특별히 배합한 화학물질로 전력 저장과 수소 생산을 조합하는 레독스 플로우 전지 시스템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물 에너지에서 액화수소를 직접 얻는 방법을 연구하면서는 수소 가스를 액화하는 공정을 생략함으로써 수소 수송‧저장‧이용에 따른 안전상 리스크와 코스트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외 기관 및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최첨단 연구 및 기술을 실용화하고 그린수소 코스트 감축에 나설 예정이다.
쉘과는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 공동개발
NUS는 쉘(Shell)과 카본 리사이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베이스로 전기화학적으로 에탄올(Ethanol)과 n-부탄올(Buthanol)을 생산하는 프로세스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연료로 휘발유를 섞어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물 분자를 탈리하면 에틸렌(Ethylene)과 프로필렌(Propylene)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싱가폴 국립 연구재단(NRF)으로부터 460만S달러를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화탄소를 전기화학적 방법을 이용해 연료나 화학물질로 변환하는 방법은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으나 수율이 낮은 것이 단점이다.
NUS는 새로운 촉매를 발견하고 이산화탄소에서 에탄올, n-프로판올(Propanol) 등 액체 연료를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생산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하며, 셸이 스케일업을 위해 노하우를 제공할 계획이다.
셸은 NUS와 개발한 프로세스의 기술적‧경제적‧환경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상세 분석도 실시하고 있다.
NUS 소속 연구자들은 10년 가까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분야에서 기초적인 연구능력을 향상시켜왔으며 셸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싱가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NTU, 에너지‧섬유 혁신기술 개발 지원
NTU는 에너지 분야 신흥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2개 연구소를 설립했다.
EcoLabs Digital Twin Co-Innovation Lab은 지역 중소기업이나 신흥기업이 에너지 분야에서 이노베이션을 창출할 때 지원하는 종합 테스트베드 플랫폼으로 활동하며 신흥기업에게 전문가 지원을 제공하거나 사업 개발 프로젝트 접근 방법을 알려주는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NTU-Arrow Invent Lab은 NTU와 전자부품 유통 메이저인 Arrow Electronics와 연계해 설립했으며 신흥기업에게 능력 개발 프로그램이나 산업계 전문가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NTU는 싱가폴에 본사를 둔 RGE(Royal Golden Eagle)와 섬유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연구소를 설립했다. 투자액은 600만S달러로 섬유 리사이클 기술 혁신을 촉진시키고 연구 성과를 싱가폴 동 도시 환경에서 보급할 수 있는 실용적인 솔루션을 창출할 방침이다.
새로운 연구소 RGE-NTU Sustainable Textile Research Centre(RGE-NTU SusTex)는 △레이온, 비스코스, 면 등 셀룰로스(Cellulose)계 섬유를 중심으로 한 섬유 특성 열화를 최소화하며 친환경 섬유로 리사이클하는 방법 △고도의 분광기술과 기계학습 기능을 조합해 섬유 조성에 기반을 두고 섬유 폐기물 식별‧선별을 실시하고 지퍼, 버튼 등 부속품을 제거하는 자동 시스템 △염소계 화학물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염료 제거법과 친환경 생분해성 염료 배합 △섬유 부산물 대체 용도와 방습성, 도전성, 적외선‧적외선 반사성 등 특성을 갖춘 신세대 환경에 적합한 스마트 섬유 개발을 진행한다.
RGE는 천연섬유와 식용유, 천연가스 등을 생산하는 복합기업으로 NTU와 공동 연구소를 설립하기에 앞서 싱가폴에 섬유 리사이클을 위한 파일럿 플랜트 건설을 결정한 바 있다.
섬유산업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매년 9200만톤에 달하는 섬유 폐기물이 발생하나 의류에 사용되는 소재 가운데 12%만이 재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