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산 나프타 기준가격 급락 … 엔화 강세로 5만엔대 하락 전망
일본은 석유화학 경쟁력이 살아날 조짐이다.
석유화학의 기초원료로 투입되는 나프타(Naphtha) 기준가격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산 나프타 기준가격은 2022년 2분기 kl당 8만6100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3분기에도 8만엔대를 이어갔으나 4분기 들어 7만2500엔으로 8900엔(10.9%)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3년 1분기에는 스팀 크래커의 가동률 하락에 엔화 강세 여파가 겹쳐 6만엔대 중반까지 추가 급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나프타 수입물량이 입항하기 1개월 전 수입가격에 입항 후 환율에 따라 기준가격을 설정하기 때문에 4분기 기준가격은 2022년 8월 중순부터 10월 중순 사이의 아시아 시황에 따라 결정된다.
나프타 현물가격은 8-10월 톤당 700달러대 후반에서 600달러대 후반으로 급락하며 일본산 기준가격 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프타 현물가격과의 연관성이 큰 브렌트유(Brent) 선물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배럴당 129달러로 폭등했으나 2022년 하반기에는 78-98달러 사이에서 등락했다.
국제유가와 나프타 현물가격의 차이를 나타내는 크랙 스프레드는 8월 말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형성했으나 9월 이후 플러스로 전환됐다.
다만, 9월 이후에는 석유제품 수요가 둔화됐고 나프타 수요 역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은 2016년 NCC(Naphtha Cracking Center) 폐쇄를 통한 대규모 감산에 나선 이후 장기간에 걸쳐 풀가동 체제를 유지했으나 2021년부터 2년 가까이 가동률 약화 체제가 이어지고 있어 나프타 수요 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수익성 악화로 NCC 정기보수를 조기에 실시하거나 재가동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등 가동중단 기간을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NCC 가동률이 80%대 초중반으로 떨어져 손익 마지노선에 근접했으며, 국내에서도 여천NCC가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2022년 가을 정기보수에 들어간 No.3 에틸렌(Ethylene) 47만톤 크래커의 가동시점을 2023년 2월로 연기했고 최근 3월 초로 다시 연기했다.
최근 에틸렌, 프로필렌(Propylene), 부타디엔(Butadiene), LDPE(Low-Density Polyethylene), PS(Polystyrene)를 중심으로 폭등을 유도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월 중순 하락세로 전환됐다.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했으나 중국 수요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모노머를 넘어 폴리머까지 마진이 악화됨에 따라 2-3년 정도 합리화 투자를 가속화하며 경쟁력을 갖춘 NCC 및 플랜트만 살아남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러시아산 나프타는 유럽 수출이 급감한 대신 튀니지, 그리스를 통한 재수출이나 브라질, 인디아, 중국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나프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오픈스펙 나프타는 러시아산 나프타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공급이 더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며 크랙 스프레드는 2023년 상반기 20달러, 하반기 50-60달러, 2024년 1분기 70달러로 예상된다.
엔화 강세 역시 일본산 나프타 기준가격 하락에 일조할 것으로 판단된다.
엔/달러 환율은 120엔대 초반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국제유가가 85-90달러 수준을 형성하면 2023년 일본산 나프타 기준가격은 1분기 6만엔대 초반으로 하락한 후 하반기에는 5만엔대까지 추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