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경제 침체에 인디아 급부상
석유화학산업은 중국 경기침체 심화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은 주요 석유화학제품 수요처인 부동산 개발투자액이 2023년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7.9% 감소했으며 7-9월 마이너스 9.1%로 감소 폭이 확대되는 등 경기 회복이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중국 석유·화학산업은 상반기 매출이 7조6000억위안으로 4.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310억위안으로 41.3% 급감했다.
중국의 경기 회복 둔화와 소비심리 저하 상황은 아시아 중심 글로벌 화학제품 재고 증가와 가격 급락‧폭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인디아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제3지대의 중심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디아는 2023년 GDP(국내총생산)가 3조7322억2400만달러로 전세계 5위로 성장했으며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CEBR 등은 인디아가 2030년 이후 독일, 일본을 누르고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디아는 2022년 주요 화학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이 90억달러, 수입액은 133억3000만달러였으며 2030년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가운데 약 3분의 1을 석유화학제품 원료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정유공장의 석유화학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현지 원유‧천연가스 메이저 ONGC(Oil & Natural Gas)는 O2C(Oil to Chemical)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석유화학·정밀화학 생산량을 2030년까지 800만톤으로 확대하기 위해 국영 석유기업 IOC와 그린필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IOC는 7월 정유공장이 포함된 파라딥(Paradeep)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승인받았고 스팀 크래커부터 다운스트림 플랜트 건설 등에 6107억7000만루피(약 9조528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인디아 정부는 석유화학산업 투자지역(PCPIR)을 조성해 2035년 투자액 284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 진흥정책 Make In India의 일환으로 화학산업에도 PLI(생산연동형 우대정책) 확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 바스프(BASF), 미국 다우케미칼(Dow Chemical) 등 글로벌 메이저들은 구자라트(Gujarat)에 생산기지를 건설했으며 일본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프라임폴리머(Prime Polymer)와 합작투자에 나섰다.
앞으로 인디아가 경제 성장에 맞추어 인프라 개발을 적극화하면서 아크릴산(Acrylic Acid), MMA(Methyl Methacrylate), PMMA(Polymethyl Methacrylate) 등 주요 원료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은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내기업들은 인디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활용해 현지 진출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윤우성 기자)
석유화학, NCC 가동률 추락하며 수익성 악화
석유화학산업은 기초소재를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며 대대적인 구조재편이 요구된다.
에틸렌(Ethylene)은 FOB Korea가 2023년 1월 800달러로 출발해 3월 중순 930달러로 상승했으나 6월 중순 715달러로 하락한 이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12월 초 830달러에 거래됐다.
나프타(Naphtha)는 2023년 C&F Japan 평균 500-737달러에 머무르며 1058달러를 기록했던 2022년에 비해 약세를 나타냈다.
3월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737달러까지 상승했으나 곧 상승동력을 상실해 국제유가 등락과 무관하게 6월23일 500달러로 폭락함에 따라 일부 스팀 크래커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가동을 중단했다.
PP(Polypropylene)는 CFR Asia 톤당 평균가격이 약 904달러로 154달러, AN(Acrylonitrile)은 CFR Asia가 약 1345달러로 348달러, 부타디엔(Butadiene)은 FOB Korea가 약 928달러로 154달러, 벤젠(Benzene)은 FOB Korea가 약 912달러로 116달러,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는 CFR Asia가 약 1337달러로 301달러 하락했다.
국내 NCC(Naphtha Cracking Center) 가동률은 2023년 6월 67.4%에 상반기 71.0%로 2002년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으며 7월 78.9%, 8월 86.0%, 9월 83.0%로 상승했으나 실제 수요 회복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NCC 설비 특성상 가동한 곳이 많은 영향으로 파악된다.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은 기초소재를 중심으로 감산하거나 철수하고 고기능‧친환경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LG화학은 2022년 말부터 장기간에 걸쳐 NCC 가동률을 70% 수준으로 유지했으며 여름철 여수 No.2 NCC 매각을 검토했으나 10월 넷째주부터 재가동하고 있다. 2021년 완공한 LG화학 여수 No.2 NCC는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2023년 4월부터 가동중단 상태이며 인력 재배치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한계 사업을 정리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친환경, 배터리 소재, 글로벌 신약 등 신사업 강화를 통해 2030년 매출액 4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3년에는 편광판 사업을 중국기업 2사에게 총 1억982억원에 매각했으며 대산 SM(Styrene Monomer) 플랜트는 철거하고 친환경 소재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롯데삼강케미칼(Lotte Sanjiang Chemical), 롯데케미칼자싱(Lotte Chemical Engineering Plastics Jiaxing)을 중국 파트너에게 매각하며 중국 범용 석유화학제품 생산설비를 모두 정리했고 파키스탄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자회사 LC Pakistan을 매각해 PTA 사업에서 철수했다.
SKC는 PU(Polyurethane) 원료 폴리올(Polyol) 자회사 SK피유코어 매각을 결정했고 SK엔펄스의 파인세라믹스 부문 역시 국내 사모펀드 운용기업에게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파인세라믹스 매각 후에도 SK엔펄스를 통해 반도체 소재 사업은 계속 강화하나 후공정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넥실리스를 통해 국내와 폴란드 공장 신증설 투자를 계속하고 있으며 생분해 소재 사업화 등 사업 모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윤우성 기자)
배터리, LFP에 밀려 3원계 공급과잉 심화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시장은 중국이 LFP(인산철리튬) 공세를 강화하며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최근 수년 연속으로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던 배터리 시장은 글로벌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전기자동차 시장은 2017-2019년 연평균 40% 성장했으나 2022년에는 15%에 그쳤고 미국에서는 포드(Ford)가 120억달러(약 16조원)의 전기자동차 투자를 연기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미래 전기자동차 핵심 시장인 북미지역 증설이 충분히 이루어졌다는 판단 아래 그동안 라인업에서 취약점이었던 LFP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리튬 이온 베이스에 인산염과 철이 주원료인 전구체를 더한 양극재를 채용한 2차전지로 주행거리가 가장 약점이나 기존 3원계 대비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LFP는 글로벌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2020년 11%에서 2021년 25%, 2022년 31%로 상승했고 2024년 3원계 배터리를 넘어 6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산 전기자동차 탑재 비중은 2023년 3월에 이미 70%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CATL과 비야디(BYD) 등을 통해 글로벌 LFP 배터리 생산량 중 95.0%를 장악하고 있으며 최근 중국 내수 공급과잉이 심화됨에 따라 해외 진출을 가속화해 유럽에서도 LFP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CATL을 추격하며 글로벌 1위 지위를 노렸으나 최근 비야디에게도 밀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2018년 7.5%(4위), 2019년 10.5%(3위), 2020년 23.5%(2위)로 늘렸고 2017년부터 꾸준히 1위를 유지해온 CATL의 점유율이 2020년 24.0%로 전년동월대비 3.9%포인트 하락함에 따라 1위 역전이 기대됐다.
하지만, 2021년 점유율 20.3%로 CATL(33.0%)과의 격차가 벌어졌고 2022년에도 점유율이 13.6%로 급락하며 37.0%를 기록한 CATL과의 차이가 크게 확대됐을 뿐만 아니라 동일하게 13.6%의 점유율을 달성한 비야디에게 추격당하고 있다.
중국 외 시장에서는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2023년 1-9월 CATL과 동일하게 28.1%의 점유율을 기록함에 따라 역전이 확실시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는 1-10월 글로벌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합계 점유율이 23.5%로 1.0%포인트 하락했고, 중국 이외 점유율 역시 48.4%로 5.4%포인트 하락하는 등 중국에 계속 밀리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화평법‧화관법, 킬러규제 혁신 가속화
정부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2023년 7월 킬러규제 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환경 분야 개선 필요 과제로 화평법·화관법 등 화학물질 규제를 언급하고 해소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화평법·화관법상 신규 화학물질 등록 기준은 현행 100kg에서 1000kg(1톤)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화학물질 규제를 위험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해 취급량이 적은 중소기업은 정기검사 등 규제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개정할 계획이다.
환경영향평가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규모에 따라 다른 평가 절차를 적용하고 긴급한 재난대응 사업에서 환경영향평가를 면제할 방침이며 탄소배출권 이월 제한 규정을 완화해 탄소배출권 시장 참여 범위를 넓히고 온실가스 감축 설비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
산업단체들은 개정안 내용을 환영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10월 공동 성명을 통해 국회에 계류 중인 화평법·화관법 개정안의 신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정부는 개정을 통해 2030년까지 총 3000억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 수준보다 엄격했던 신규화학물질 등록 기준을 유럽연합(EU) 등 화학물질 관리 선진국 수준으로 조정함으로써 반도체·전자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700여개 관련기업이 등록비용 절감과 신제품 조기 출시 성과를 거두고 총 2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기존 화학물질 등록에 필요한 시험자료를 해외 공개자료 출처 명시로 대체한다면 약 1만6000개의 관련기업에서 100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폐플래스틱 리사이클, 열분해유 중심으로 확장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은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래스틱 리사이클(재활용) 기술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사업화하고 있으며 국내기업들은 석유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화학 사업을 친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해 해중합, 열분해 등 CR(화학적 재활용: Chemical Recycle)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열분해 기술은 해중합 기술과 달리 혼합 플래스틱을 대상으로 적용이 가능하고 폐플래스틱 1톤을 열분해유로 재활용하면 소각할 때보다 탄소 배출량을 최대 2.7톤 가량 줄일 수 있어 글로벌 탄소감축 트렌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GS칼텍스는 열분해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21년부터 최신 열분해 기술이 적용된 폐플래스틱 열분해유를 여수공장 석유정제공정의 원료로 투입해 자원 순환형 석유제품 및 프로필렌(Propylene), PP 등을 생산하는 실증사업을 시작했고 폐플래스틱 열분해유 5만톤 공장을 2024년 완공한 후 생산능력을 100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LG화학은 고온 수증기로 폐플래스틱을 분해하는 초임계 열분해유 2만톤 공장을 당진에 2024년까지 건설해 상업생산에 나설 예정이며, 한화솔루션은 2024년까지 폐플래스틱 열분해 및 후처리로 나프타를 생산하는 기술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3대 CR 기술인 열분해 및 후처리 기술, 고순도 PP 추출, 해중합 기술을 모두 적용한 세계 최초의 플래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ARC(Advanced Recycling Cluster)에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해 2025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에코크리에이션이 5월 플래스틱 열분해를 통해 나온 기름으로 디젤(Diesel) 발전기를 돌리는 데 성공하는 등 중소기업들도 폐플래스틱 재활용 사업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는 재활용 플래스틱 시장이 2023년 60조원에서 2027년 85조원으로 확대된 후 2050년에는 무려 600조원에 달해 글로벌 플래스틱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진희 기자)
글로벌 원자재 보호무역주의 확산 “위기”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를 둘러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 등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의 제3국 의존도를 낮추는 핵심원자재법(CRMA) 통과를 앞두고 있다.
핵심원자재법은 유럽연합의 제조역량 강화, 공급선 다변화 뿐만 아니라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미국은 IRA를 통해 최종적으로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자동차에 대해서만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말레이지아도 희토류 수출 제한을 검토하는 등 자원 보호무역주의는 전세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8월부터 반도체 LED(Light Emitting Diode), 전자소자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는 갈륨·게르마늄 화합물 수출을 규제해 서방 견제에 나섰다.
국내 산업계가 받을 영향은 한동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이 리튬 등 다른 품목으로 수출 통제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12월부터 인조흑연 소재 및 최종제품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국은 2022년 2차전지 음극재용 인조흑연‧천연흑연 2억4100만달러 상당을 수입했고 중국산 비율이 93.7%에 달했으나 민관 공동으로 적극 대응에 나서 당장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마다가스카르, 탄자니아 등에서 천연흑연 9만톤을 조달하는 등 배터리 음극재용 천연흑연을 아프리카산으로 대체하고, 포스코퓨처엠은 2024년 하반기까지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능력을 1만8000톤으로 확대하고 원재료도 100% 국내 조달할 예정이다.
정부 역시 이미 포스코퓨처엠의 인조흑연 개발에 97억원을 지원하고 실리콘(Silicone) 음극재 기술 개발에도 2027년까지 300억원 이상을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미국 투자를 늘려 현지 완성차기업과의 합작투자를 통한 보조금 수혜 및 시장 선점, 배터리 광물 내재화, 조달처 다양화 등 중국 의존도 경감 및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지역에만 총 8개 공장을 가동 건설하며, 삼성SDI는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2025년 가동 목표로 인디애나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GM(제너럴모터스)과도 합작해 2026년 양산을 목표로 30GWh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SK온은 2025년 가동 예정인 블루오벌SK 공장을 포함해 북미에서 총 185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며, 바스프(BASF)와 양극재 생산을 비롯한 배터리 사업 전반에 대해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시장 중심으로 양극재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IRA는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양극재 수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결과적으로 국내 배터리 산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아직 북미지역에 가동 공장이 없는 삼성SDI를 제외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상반기에 IRA 세액공제 예상 금액 2112억원을 영업실적에 반영했으며, SK온 역시 AMPC 수혜액 1670억원을 2분기 영업실적에 처음으로 반영했다.
다만, 당장은 IRA를 위시한 보호무역주의가 국내 배터리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으나 중국기업들이 최근 IRA를 우회하기 위해 국내 투자를 늘리면서 한국-중국 합작기업에 대한 규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최근 전기자동차 배터리 수요 둔화로 3사가 일부 투자계획을 철회하는 등 예단이 어려운 상황이다. (윤우성 기자)
전고체전지, 황화물계 중심으로 상용화 가속
전고체전지는 황화물계를 중심으로 글로벌 상용화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액체 전해질을 화재나 폭발 위험이 낮은 고체로 대체해 안전성이 우수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로 열, 압력 등 극한의 외부 조건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 배터리 모듈이나 팩 등에서 별도의 냉각장치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능 등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전기자동차 경량화 대응에도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체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황화물계, 산화물계, 고분자계로 구분하며 황화물계 전해질이 가장 높은 이온 전도도를 보유하고 900Wh이상의 높은 에너지 밀도 구현이 가능해 일본 도요타(Toyota) 중국 CATL, 국내 삼성SDI 등이 황화물계 연구개발에 앞선 상태이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 중 처음으로 파일럿 라인을 완공한 데 이어 2025년 대형 셀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2027년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독자 조성의 고체 전해질 소재와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Anode-less)이 특징인 황화물계 전고체전지를 개발해 전기자동차에 적용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전기자동차 배터리 비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이며 2026년 고분자계, 2030년 황화물계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2종류의 전고체전지를 동시에 연구하고 있다.
2022년 미국 샌디에이고대학(UCSD)과 섭씨 60도 이상에서만 충전 가능했던 기술적 한계를 넘어 상온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장수명 전고체전지 기술을 개발했으며 2023년 1월 서울대학교와 산학 공동 협력체계를 마련하고 황화물계 전고체전지 개발 등 9개의 산학협력과제를 선정했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등 2종류의 전고체전지를 개발해 2024년 하반기에 시제품을 개발하고 2026년에 초기 단계의 시제품을 생산한 후 2028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2021년 10월 미국 솔리드파워에 3000만달러(약 350억원)를 투자했으며 연구개발 인프라 강화를 위해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4700억원을 투자해 총 7만3400평방미터를 신‧증축하고 있다.
정부도 초격차 기술 확보를 통한 전고체전지 상용화를 위해 2030년까지 2차전지산업에 민관합동으로 2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김진희 기자)
CCS, 국가간 허브 프로젝트까지 확장
국내기업들은 이산화탄소(CO2) 포집·저장(CCS) 상업화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7월12일 한국석유공사와 동해가스전 활용 CCS 실증사업 사전 기본설계(Pre-FEED) 수행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5년부터 2030년까지 고갈된 동해가스전에 연간 12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수송·저장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해가스전은 울산에서 남동쪽으로 58km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2004년 개시해 2021년 12월31일 생산을 최종 종료한 국내 유일의 석유자원 생산설비이다.
권이균 공주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가스전 해양 플랜트를 철거하지 않고 재활용하며 탐사와 시추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저장 사업을 할 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CCS 실증사업으로 안전하고 경제적인 CCS 실현을 통한 기술 상용화 및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을 달성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내기업 최초로 저장소 개발에 나서 미국 텍사스 토지관리국이 주관하는 CCS 사업 국제 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코퍼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 인근 해상 CCS 플랜트를 확보했고, 국내 연간 탄소 배출량인 6억톤 이상을 저장할 예정이다.
SK E&S는 오스트레일리아 에너지기업 산토스(Santos)와 함께 국내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모아 오스트레일리아 저장소로 운송·저장하는 국경 통과 CCS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국경 통과 CCS 사업을 본격화했다.
SK에너지, SK어스온,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롯데케미칼, 말레이지아 페트로나스(Petronas)가 추진하는 셰퍼드(Shepherd) 프로젝트에는 한국석유공사, 한화, 에어리퀴드(Air Liquide)코리아, 쉘(Shell)도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셰퍼트 프로젝트는 국내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국내 허브에 집결시킨 후 말레이지아로 이송·저장하는 아시아 국가간 CCS 허브 프로젝트로 밸류체인 전주기 개발이 동시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진희 기자)
페인트, 자동차‧선박용이 건축‧건설용 부진 덮는다!
국내 페인트 시장은 건축 및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축용 수요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박용, 자동차용 수요가 양호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국내 페인트 시장점유율 1위인 KCC는 실리콘 시장 침체에 따라 2023년 2분기 매출이 1조58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5%, 영업이익은 904억원으로 45.0%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63.0% 급감했다.
반면, 상반기 페인트 매출은 7987억원으로 7.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92억원으로 156.0% 폭증했다.
KCC 관계자는 “완성차 생산과 선박 건조량 증가로 자동차용과 선박용 페인트 매출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용 페인트는 반도체 공급부족 영향으로 오랫동안 조정을 계속해온 자동차 생산량이 회복세를 나타내며 수요가 증가했고, 선박 페인트는 일부 선박 건조기업이 강재 급등으로 선박 수주를 재검토하는 일이 발생했으나 재도장 수요가 견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KCC는 자동차용, 선박용 페인트를 주로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등에게 공급하고 있다.
페인트 원료가격 하락 역시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용제 가격은 kg당 1235원으로 9.5%, 자일렌(Xylene)은 1293원으로 5.0%, 톨루엔(Toluene)은 1196원으로 5.5%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페인트 2위인 노루페인트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239억원으로 34.0% 증가해 주요 페인트 생산기업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크게 개선됐고 3, 4위권인 삼화페인트와 강남제비스코도 매출에 비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인트 관계자는 “페인트산업은 건축과 공업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신기술과 신제품 개발 뿐만 아니라 사업 다각화를 통해 꾸준히 수요를 모색해야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인트 산업은 매출 대부분이 건축·공업용 페인트에서 발생해 건설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으며 상반기 국내 건축 시장은 착공면적이 38.5%, 인허가면적이 22.6% 줄며 크게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진희 기자)
국제유가, 사우디‧러시아 감산 타고 반등
국제유가는 2023년 중국 경기침체,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큰 폭으로 오르지 못한 채 배럴당 75-8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계속했으나 사우디와 러시아 감산을 타고 하반기 들어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중동지역의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영향은 미미했으며 4분기 들어서는 85-90달러 사이에서 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1월 브렌트유(Brent)가 배럴당 83.91달러로 전년동월대비 약 6달러, WTI(서부텍사스 경질유)는 78.16달러로 약 9달러, 두바이유(Dubai)는 80.42달러로 약 7달러 낮은 수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제로코로나 정책 해제 및 춘절 연휴 종료를 타고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 경기가 오히려 장기간에 걸쳐 침체 양상을 나타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꾸준히 인상함에 따라 6월에는 브렌트유 74.98달러, WTI 70.27달러, 두바이유 74.99달러로 하락했다.
하지만, 사우디가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일일 100만배럴을 자발적 감산하기로 결정하고 러시아도 9월부터 12월까지 일일 30만배럴을 감산하고 이후로도 감산 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며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전환됐다.
9월 브렌트유 92.59달러, WTI 89.43달러, 두바이유 93.25달러를 형성했으며 미국 원유 재고 감소까지 겹치며 9월27일 브렌트유 96.55달러, WTI 93.68달러, 9월28일 두바이유 96.75달러로 각각 2023년 최고가를 기록했다.
3개 유종 모두 100달러 이상 초강세를 유지했던 2022년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나 정유기업 수익 개선에는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2022년 말부터 급락한 국제유가 영향으로 2023년 상반기 합계 영업이익이 9984억원으로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한 2022년 상반기 12조779억원과 비교해 11조원 이상 급감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싱가폴 정제마진이 2분기 2-5달러에서 3분기 9.5달러로 반등하며 4사 영업이익 역시 2조9969억원으로 2배 이상 폭증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영업이익이 1조56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2.0%, 에쓰오일은 8589억원으로 67.9% 급증했다. GS칼텍스는 영업이익이 1조2053억원으로 47.4% 증가했고, HD현대오일뱅크는 6677억원으로 37.7% 감소했으나 2분기 대비 41.3% 증가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
윤세현
2023-12-20 21: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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