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주요 70사 영업이익 14.4% 증가 … 2024년 설비투자 확대
일본 화학산업이 회복하고 있다.
일본 화학산업은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순이익이 총 2조5441억엔으로 전년대비 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침체와 반도체 재고 조정 등 악재 속에서도 자동차용 소재 수요 회복 및 판매가격 조정, 엔화 약세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 1000억엔 이상 화학·소재 상장기업 70곳의 합계 매출은 48조7147억엔으로 3.5% 증가했다. 절반 이상인 38곳에서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특히 페인트 메이저 2곳은 10% 이상 증가했다.
일본페인트(Nippon Paint)는 주력시장인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성공했으며, 간사이페인트(Kansai Paint)는 일본‧유럽‧미국에서 자동차용 페인트가 호조를 누렸다.
화학산업 영업이익은 3조6227억엔으로 14.4% 증가했고 32곳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반도체산업 부진으로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 섬코(Sumco), TOK(Tokyo Ohka Kogyo), JSR은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으며 레조낙(Resonac)은 적자를 기록했다.
제약과 석유화학 사업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순이익이 마이너스 3118억엔으로 적자를 기록했고, 유럽 안료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한 DIC 역시 순이익이 마이너스 398억엔으로 집계됐다.
부직포 사업에서 적자를 낸 유니티카(Unitika), SAP(Super Absorbent Polymer) 사업에서 철수하는 산요케미칼(Sanyo Chemical)도 최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다수의 일본 화학기업이 영업이익을 회복한 것은 판매가격 인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이 약 45% 급증한 일본산소(Nippon Sanso)는 출하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차익과 코스트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다이셀(Daicel)은 담배 필터용 아세테이트 토우(Acetate Tow) 판매가 증가한 가운데 판매가격 인상을 통해 영업이익을 약 37% 늘렸으며, 도쿠야마(Tokuyama)는 시멘트 내수가격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약 90%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자동차(EV)를 비롯한 자동차 호황 역시 화학·소재 회복에 기여했다.
세키스이케미칼(Sekisui Chemical)은 자동차용 유리 중간막 판매 증가 덕분에 영업이익이 약 12% 증가했으며, 다이니치세이카(Dainichiseika)는 북미에서 자동차 시트용 우레탄수지(Urethane Resin) 호조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82% 폭증했다.
화학기업들은 2024년에도 66곳 중 70%에 해당하는 55곳이 영업이익 증가를 전망하고 있으며 44곳은 순이익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닛산케미칼(Nissan Chemical), TOK는 반도체산업 회복을 타고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고 있으며, 아데카(ADEKA)와 스미토모베이클라이트(Sumitomo Bakelite) 역시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호조를 누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화장품·생활용품 분야 역시 긍정적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시세이도(Shiseido), 라이온(Lion)은 순이익 흑자전환을, 가오(Kao)는 6년만에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농약 분야는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제네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누적된 재고가 적정수준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이시하라산업(Ishihara Sangyo), 일본소다(Nippon Soda) 등은 영업이익 감소를 예상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2024년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비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4곳이 설비투자액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35곳은 10% 이상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액이 가장 큰 후지필름(Fujifilm)은 총 5100억엔(전년대비 20% 확대)을 투입해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반도체 관련 생산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에츠케미칼은 Mimasu Semiconductor의 완전 자회사화를 위한 680억엔을 포함해 약 4400억엔을 투자하고,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캐나다 배터리 분리막 공장 신규 건설을 포함해 투자액을 3050억엔으로 55% 확대할 예정이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