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 민간기업 최초 잘피 서식지 복원 … GS·효성·현대, 바다숲 조성
국내 화학기업들이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해 블루카본(Blue Carbon) 사업에 나서고 있다.
블루카본은 잘피, 맹그로브, 칠면초 등 바닷가에 서식하는 식물과 갯벌 등 퇴적물을 포함한 해양 탄소 흡수원을 뜻하며 육상 산림이 흡수하는 탄소는 그린카본(Green Carbon)이라고 한다.
최근 삼면이 바다인 한국의 지형적 특성상 잘피 복원 사업이 주목받고 있으며 해양수산부는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및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효율적인 달성을 위해 2023년 5월 블루카본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잘피는 해수에 완전히 잠겨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해초류로 바다에서 넓은 초지 형태의 생육지를 형성해 바다의 숲이라고 불리며 그린카본인 산림에 비해 탄소를 50배 더 빠르게 빨아들이고 저장능력도 5배 이상 높아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 대응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평방킬로미터당 8만3000톤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어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맹그로브, 염습지와 함께 3대 블루카본으로 공식 인증한 바 있다.
정부는 해양 탄소 흡수량을 2030년 106만6000톤, 2050년 136만2000톤으로 늘리기 위해 민간·지역·국제협력 등으로 블루카본 조성 참여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바다숲을 조성해 해초·해조류를 2030년 540평방킬로미터로 현재 면적보다 85% 확대하고 칠면초 등 염생식물은 식재를 통해 2050년 660평방킬로미터까지 늘릴 방침이다.
LG화학은 2024년 4월18일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 1차년도 보고서를 통해 생태계 복원 1년 만에 잘피에 의한 탄소 고정량이 5.9톤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탄소 고정량은 수목이 산소를 배출하고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해 수목 내에 유기물로 고정시켜 놓은 양을 뜻한다.
LG화학은 2023년 10월 민간기업 최초로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에 나섰으며 사업장이 있는 여수 앞바다 대경도 인근에 잘피 5만주를 이식했고 잘피 서식지 면적은 기존 42만7100평방미터에서 44만7180평방미터로 약 2만평방미터 늘어났다.
LG화학은 2024년 잘피 2만주를 추가 이식하고 잘피 서식지 면적을 2026년까지 10만평방미터(10헥타르)로 확대할 계획이다.
잘피 서식지와 바닥 퇴적층은 10헥타르당 자동차 2800대의 연간 탄소 배출량 수준인 5000톤의 탄소 흡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LG화학 CSR팀 책임은 “2023년도는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 첫 해임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며 “최첨단 과학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링 및 관리로 잘피 서식지 복원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는 2024년 1월31일 울산시, 한국수산자원공단 동해본부와 바다숲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는 2023년 5월 해양수산부, 한국수산자원공단과 해조류 블루카본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민간기업 최초로 바다숲 복원에 나섰으며 해조류가 공식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탄소저감 효과 연구 및 관련 방법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5월10일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계열사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완도군 앞바다에 잘피 2000주를 이식했다.
GS칼텍스는 4월1일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에서 갯벌 생태계 보존, 갯벌의 탄소 저장능력을 높이기 위한 사회공헌활동 추진 관련 협약을 체결했으며 임직원 및 가족 345명이 각자 갯벌 1평을 매입했다.
GS칼텍스는 갯벌을 지분 등기하고 평생 소유함으로써 갯벌의 난개발을 막을 계획이며, 5월12일에는 전라북도 부안군 람사르 습지 일대에 염생식물인 칠면초 1만주를 심는 블루카본 조성 봉사활동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는 5월10일 포항시청에서 제12회 바다식목일 기념 바다숲 블루카본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바다숲이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민간, 국제사회와 공동 협력 사업을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