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국내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동해 가스전 첫 탐사시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다만, 비상계엄 사태로 정국이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정부의 산업 분야 핵심 국정 과제인 대왕고래 가스전 개발 사업은 시작 단계부터 추진 동력 상실이 우려되고 있다.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의 석유·가스 매장 여부를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가 12월9일 오전 6시 부산외항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느닷없는 계엄령 선포와 이어지는 탄핵정국 속에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웨스트카펠라호는 부산 영도 앞바다 인근 부산외항에 정박한 다음 보급기지인 부산신항으로부터 7-8일간 시추에 필요한 자재들을 선적하고 보급 작업을 마치면 12월17일경 시추 해역으로 출발해 본격적인 시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암석층 확보에 2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시료의 암석과 가스 등의 성분을 기록·분석하는 이수검층(Mud Logging) 작업은 세계 1위 시추기업 슐럼버거(SLB)가 맡는다. 유증 존재 여부는 2025년 상반기에 확인 가능하다.
해양 시추기업 시드릴(Seadrill) 소속 드릴십 웨스트카펠라호는 길이 228미터, 너비 42미터, 높이 19미터로 최대 시추 깊이는 1만1430미터에 달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현 정부의 상징적인 정책 과제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사업의 타당성 관련 논란에 유망성 평가를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 소속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를 한국으로 긴급히 불러 기자회견을 진행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다만,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국회의 해제 및 탄핵정국 아래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웨스트카펠라호의 입항 사실을 알리는 공식 보도자료도 내지 않고 조용히 시추 작업을 준비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예산결산특별위에서 단독 처리한 2025년도 예산 감액안에서 첫 시추 사업 예산 497억원이 전액 삭감되면서 양사는 시추 비용 조달 방안을 찾기에도 난감한 상황이다.
정부는 혼란스러운 정국에도 2025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르기 전까지 국회를 대상으로 첫 시추 예산 필요성을 설득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11월27일 정부가 승인한 시추 계획에 따라 사업은 진행될 것”이라며 “그대로 안 하면 계약 위반으로 영해에서의 탐사시추에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는 게 합리적인 만큼 국회를 계속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