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쟁 격화에 실기 우려 … TSMC·레조낙은 미국과 협력 강화
반도체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국내 반도체산업의 약점으로 평가되는 첨단 패키징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7년간 2744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 9월 초 반도체 첨단 패키징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발표했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하나마이크론, 한미반도체, 세미파이브 등 종합반도체·팹리스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기업, 협회·기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공정(OSAT), 즉 반도체 패키징은 웨이퍼·칩을 외부 충격이나 과도한 온도·습도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에 그쳤으나 최근 미세공정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첨단 기술로 재평가되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산업부는 첨단 패키징 초격차 선도 기술 개발, 소부장 및 OSAT의 핵심 기술 확보,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한 해외 반도체 전문 연구기관과의 협력체계 등이 포함된 반도체 첨단 패키징 선도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부터 2031년까지 총 274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2024년 6월 예비 타당성 검토를 통과했다. 다만, 갑작스런 비상 계엄 사태의 영향으로 진행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산업과 경쟁하는 타이완과 일본은 미국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레조낙(Resonac)은 미국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에서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소재 및 장비 생산기업 10곳이 참여하는 US-JOINT 컨소시엄을 준비하고 있다.
레조낙은 새로운 패키징 구조를 요구하는 수요기업이 실리콘밸리에 집중 분포하고 있으며 신기술과 트렌드가 미국에서 시작된다고 판단하고 후공정 중심지로 평가되는 아시아 대신 미국에서 차세대 패키징 기술 트렌드를 모색하고 있다.
실례로 InFO(Integrated Fan-Out)는 애플(Apple)이 처음으로 채용했으며 실리콘 인터포저 패키지 구조 역시 Xilinx가 최초로 사용한 바 있다.
레조낙은 미국 후공정 분야에 선행투자해 니즈를 흡수할 방침이다. 특히, 미세범프와 재배선층(RDL), 칩 매립 등 3개 영역의 연구개발(R&D) 라인을 완비해 모든 차세대 패키징에 대응할 계획이다.
RDL 소재와 봉지재, 마이크로 범프용 언더필, 평탄화용 CMP(화학적 기계연마) 슬러리, 구리 필러용 후막 드라이필름 등 다양한 후공정 소재 공급능력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레조낙은 2025년 US-JOINT를 발족시키고 마이크로 범프, 유리기판, 웨이퍼벨패키징(WLP) 관련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완전히 새로운 패키징 구조에 대한 개념증명(PoC)을 추진한다.
새로운 WLP 기술이 매출에 기여하는 시기는 2030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최첨단 영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접합 기술이 아닌 마이크로 범프가 채용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5년 후에 요구되는 마이크로 범프와 RDL은 현행 기술과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기술 변화점을 포착함으로써 차세대 기술 등이 요구하는 신규 소재를 개발해 사실상 표준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레조낙은 US-JOINT와 미국 패키징솔루션센터(PSC)에서 GAFAM(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마이크로소프트), 팹리스 등과 개념검증을 통해 니즈를 확인하고 정보를 확보해 R&D 강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강점인 계산화학과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최첨단 시뮬레이션 기술을 구사해 조기에 후공정 신소재를 개발함으로써 사실상 표준 지위를 획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는 최근 미국 앰코테크놀로지(Amkor Technology)와 첨단 패키징 및 테스트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공장에 앰코테크놀로지가 피오리아(Peoria)에 건설하고 있는 첨단 패키징 및 테스트 서비스를 적용해 후공정 기술을 강화할 계획이다.
양사는 미국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 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이며, 특히 TSMC의 InFO와 CoWoS(Chip on Wafer on Subtrate) 등 첨단 패키징 기술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