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산 의약품은 개발이 고도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핵산 의약품 승인 사례는 22종으로 증가했고 개발 단계인 파이프라인은 200건을 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역시 2030년 15조-1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용화된 핵산 의약품은 80% 이상이 희귀질환용인 반면, 임상단계에 있는 프로젝트는 60%가 중등도·중증 질환용이어서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다.
 
글로벌 시장 2030년 최대 18조원대로 성장
핵산 의약품은 1998년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 환자용 CMV(Cytomegalovirus)성 망막염 치료제 비트라빈(Vitravene)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첫 승인을 받은 이후 승인건수가 2025년 22개로 늘어났다. 가이드 리보핵산(gRNA), 보조제(Adjuvant), 메신저 리보핵선(mRNA) 의약품 등을 포함하면 약 30개에 달하고 있다.
특히, 2004년 마큐젠(Macugen), 2013년 키나미로카이나므로(Kynamro), 2016년 엑손디스(Exondys) 51, 스핀라자(Spinraza) 승인 이후 개발 속도가 빨라져 최근 해마다 신약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임상개발 중인 핵산 의약품 프로그램은 200건에 육박하며 대상 질환도 희소질환 중심에서 대규모·중규모 질환이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체내 효소 영향으로 분해되기 쉬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전달 시스템(DDS) 기술과 핵심 구조를 안정화하는 기술도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핵산 의약품은 화학적으로 합성한 DNA나 RNA를 사용해 질환 원인 유전자에 직접 작용함으로써 높은 효과가 기대되며, 특히 암이나 중추신경계 질환과 같이 유효한 치료법이 없는 분야에서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
또 염기서열에 맞추어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원인 유전자가 규명되면 개발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며, 실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용 유전자 서열에 맞추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설계와 임상이 신속하게 이루어진 바 있다.
 
CDMO, 글로벌 점유율 경쟁 심화
핵산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핵산 의약품 시장이 연평균 6% 이상 성장하면서 2030년 14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핵산 의약품 CDMO 시장 역시 연평균 15-20%대의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고 있다.
TPC 마케팅리서치에 따르면, 핵산 의약품 CDMO 시장은 2021-2030년 연평균 14% 성장해 2030년 1조9000억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핵산 CDMO 메이저로는 에스티팜을 비롯해 미국 애질런트(Agilent), 독일 바이오스프링(BioSpring), 일본 닛토(Nitto), 아지노모토(Ajinomoto)가 거론되며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핵산 의약품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2020년 일본신약(Nippon Shinyaku)이 핵산 의약품을 개발‧출시했으며, 일본촉매(Nippon Shokubai)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준수 핵산 의약품 원료(API) 생산능력을 10배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촉매는 2024년 수주건수가 1000건을 돌파함에 따라 2025년 말까지 1마이크로그램에서 0.1밀리그램 단위의 소량 샘플 합성설비를 증설해 3라인을 확보함으로써 2026년부터 2000건 수주가 가능한 생산체제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상용 의약품 CDMO 메이저 닛토는 미국 신시내티(Cincinnati), 밀포드(Milford) 공장의 원료 위탁생산능력 뿐만 아니라 공정 소재 분야에서도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닛토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등 환경 대응에도 주력해 2030년대에도 상용 의약품 수요를 흡수해 1위 지위를 유지할 방침이다.
닛토는 제약기업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7월 일본 도호쿠(Tohoku) 전공정 사업장에서 8공장을 가동했다. 상용라인과 파일럿 라인을 각각 도입해 2030년까지 폴리머비즈 등 원료 생산능력을 400% 이상 확대할 예정이며,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San Diego) 공장의 후공정 능력도 2030년까지 600% 확대할 계획이다. 
 
화학기업도 소재 개발 가속화
화학기업들도 관련 소재 개발 및 사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2025년 봄 미국 매사추세츠에 올리고 핵산 의약품 위탁개발(CRO) 사업장을 건설했다. 웨트랩을 설치해 스타트업 등을 대상으로 긴 사슬 가이드 리보핵산(gRNA) 샘플을 공급하며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현지 생태계에 침투해 CDMO 사업으로 연계하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TCI(Tokyo Chemical Industry)도 도쿄(Tokyo)대학과 공동으로 촉매를 이용한 액상 인산에스테르(Phosphate Ester) 합성법을 개발해 핵산 의약품 CDMO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폐기량을 대폭 줄여 코스트를 10% 이하로 낮추고 2027년 짧은 사슬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 유닛을 제조해 제약기업, 경쟁 CDMO 등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닛산케미칼(Nissan Chemical)은 산와(Sanwa) 화학연구소와 척수소뇌변성증(DRPLA) 치료 후보 화합물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닛산케미칼이 핵산 원료를 공급하고 산와화학연구소가 비임상·임상 시험을 진행하며 글로벌 사업을 위한 개발 파트너도 함께 탐색할 예정이다.

Yamasa는 원제 CDMO와 mRNA 합성용 소재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핵산 기술 역량을 살려 벤처와 기초연구 단계부터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설비를 도쿄에 개설했다.
MGC(Mitsubishi Gas Chemical)는 핵산 합성을 수행하는 HSS(Hokkaido System Science)와 협력해 2025년 핵산 의약품 원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mRNA 의약품은 암 백신, 유전성 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되고 있으나 대부분 전임상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따라 Fujifilm Toyama Chemical은 초기 개발용 임상시험 의약품을 제조하는 지질나노입자(LNP) 설비를 도입해 2026년 2월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기존 중규모 설비에 추가해 연구소에 빠르게 임상시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확충해 수요기업이 임상 단계로 원활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우베(UBE)는 신규 진출을 목표로 2025년 가을 그램급 합성 파일럿 설비를 가동한다. 신약 사업도 병행하는 강점을 살려 초기단계부터 화학·제조·품질관리(CMC)를 무기로 신약 개발 수요를 흡수할 방침이다.
MGC와 연계하는 HSS(Hokkaido System Science)도 인공핵산, 수식핵산 등 니치영역을 조준하고 2026년 초 시장 진출을 위해 공장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스미토모케미칼 역시 2025년 8월 미국 메사추세츠에서 CRO(의약품 임상시험 수탁기관) 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윤우성 선임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