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소재 생산기업들이 AI(인공지능),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MI(Global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은 2025-2034년 연평균 26.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사용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소재 생산기업들은 글로벌 반도체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과 타이완을 중심으로 차세대 소재 생산능력 확대를 적극화하고 있으며 신제품 개발과 더불어 기술개발 고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LG화학, PID로 AI 반도체 공략
LG화학(대표 신학철)은 패키징용 핵심 소재로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화학은 첨단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 소재인 액상 PID(Photo Imageable Dielectric) 개발을 완료했다. PID는 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미세회로를 형성하는 감광성 절연재로 전기신호가 흐르는 통로를 만들고 회로의 정밀도를 높여 반도체의 성능과 신뢰성을 강화하는 첨단 패키징 공정의 핵심 소재이며, 고성능 반도체일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LG화학이 개발한 액상 PID는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며 저온에서도 안정적으로 경화되고 수축·흡수율이 낮아 공정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FAS(Polyfluoroalkyl Substance)를 비롯해 NMP(N-Methyl Pyrrolidone), 톨루엔(Toluene)과 같은 유기용매를 첨가하지 않아 환경규제 대응도 용이한 편이다.
LG화학은 필름 PID 개발에도 속도를 내기 위해 글로벌 톱 반도체 생산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고성능화가 가속되면서 칩 뿐만 아니라 기판에서도 대형화와 미세회로 구현이 요구되고 있으나 기판은 커질수록 온도 변화에 따른 팽창·수축 차이로 균열이 발생하기 쉽고 칩에 사용하는 액상 PID로는 양면 적용과 균일한 도포에 한계가 있다.
반면, 필름 PID는 부착 형태로 대형 기판에서도 두께와 패턴의 균일성을 유지할 수 있고 높은 강도와 탄성, 낮은 수분 흡수율로 반복적인 온도 변화에도 균열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기판 생산기업이 이미 보유한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공정을 변경하지 않고 적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LG화학은 첨단 패키징 혁신을 위한 다양한 소재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단순한 소재 공급을 넘어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열어가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JSR마이크로, MOR 생산체제 강화
일본 JSR은 첨단 반도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한국법인의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포토레지스트는 웨이퍼에 회로를 형성하는 리소그래피 공정의 핵심 소재로 JSR은 글로벌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2021년 미국 인프리아(Inpria)를 인수해 금속산화물 레지스트(MOR)을 라인업에 추가했으며, 최근에는 생성형 AI 보급으로 수요가 늘어난 EUV(극자외선) 노광용 첨단 레지스트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JSR은 AI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확대되는 한국을 첨단 반도체 소재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생산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정밀 증착 소재를 후보로 검토하고 있으며 MOR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JSR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MOR이 채용된 점을 고려해 한국을 미국을 잇는 제2의 생산기지로 선정했다. 생성형 AI용 HBM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공략하기 위해 현지 생산제품에 대한 논의를 지속한 결과 MOR 양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를 공급하는 JSR마이크로코리아에 MOR 생산설비를 도입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요기업의 인증을 거쳐 2026년 말부터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공장은 최종 완성 공정을 맡아 수요기업의 라인에 맞춘 양산기술 확립과 품질 보증을 담당한다.
MOR 기초 연구는 인프리아가, 신제품 개발은 일본 연구개발(R&D) 센터가 담당하고 있으며, MOR에 이어 원자층 증착(ALD)용 성막 소재를 한국 생산품목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
2024년 인수한 Yamanaka Hutech이 보유한 실리콘(Si)계 소재는 조기 채용 확보를 추진한다. 이미 아시아 시장에서 채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착 소재는 최첨단 고기능 메모리 소자 위에 복잡한 배선을 적층하는 공정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소자 제조 단계에서 사용하는 MOR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JSR은 후공정 분야에서도 AI 수요 확대로 사업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칩 위에 기판과 연결되는 미세한 금속 돌기(범프)를 형성하는 후막 레지스트는 매출이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전년대비 200-300% 폭증했다. JSR은 후막 레지스트를 20년 전부터 공급하고 있으며 통신량 증가와 전극 고밀도화가 진행되면서 해상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 타이완 생산체제 최적화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타이완 생산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은 타이완 사업의 구조개혁을 통해 고부가가치 반도체 소재 전환을 가속화한다.
전자산업용 고순도 약품(EL약품) 부문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순도 과산화수소 현지생산을 중단하고 주력인 고순도 황산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미츠비시케미칼은 일본과 타이완에서 EL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순도 염산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2025년 초 오나하마(Ohanama) 공장의 고순도 염산, 혼산, 암모니아수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타이완에서는 Mitsubishi Chemical Taiwan을 통해 EL약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2024년 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을 중단했다.

고순도 과산화수소는 창춘(Chang Chun) 그룹을 비롯한 경쟁기업과 MGC(Mitsubishi Gas Chemical)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고순도 황산과 암모니아수 생산에 집중해 첨단 니즈에 대응할 계획이다.
고순도 황산은 풀가동을 계속하고 수요에 대응해 디보틀네킹을 진행하고 있으며 신규 라인 건설을 비롯한 대형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첨단 팹 건설이 잇따르는 타이완 반도체 시장의 움직임을 고려해 생산능력 확대 폭을 비롯한 세부사항을 정하고 빠르게 결단할 예정이다.
가오슝(Kaohsiung) 공장에서도 구조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기저귀용 투습 시트는 범용화, 저출산 영향을 받아 생산을 중단했으며 투습 시트 설비 부지에는 이온교환수지 라인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은 이온교환수지는 주로 촉매와 일반 수처리 용도로 공급하고 있으며 반도체용으로도 공급한 경험이 있다.
이온교환수지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초순수 제조를 비롯한 반도체 용도로 공급하는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미츠비시케미칼은 2022년 신주(Xinzhu) 공장 인근에 반도체 R&D센터를 설치해 수요기업과 함께 신규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경쟁력 있는 소재를 개선하는 동시에 새로운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확충해 타이완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윤우성 선임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