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용 화학제품 시장이 AI용 반도체 수요 증가와 맞물려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반도체용 화학제품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 문제가 되고 있다. 반도체 특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용 화학제품은 아직도 일본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반도체 특수도 일본 화학기업들의 몫으로 넘어가고 있다. 일본이 포토레지스트를 비롯해 식각액·세정액, 특수가스 생산을 거의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제품 생산에서 특기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정밀하고 고순도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중국 창신메모리가 반도체 증설 공정을 가동하는 2027-2028년에도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과 한국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고순도 기술을 단번에 따라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 화학기업들은 반도체용 화학제품 투자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
반도체 생산을 확대할수록 화학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 확실하며, 설령 국내 반도체 생산이 부진하더라도 중국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 중국 수요가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진출한 일본 화학기업과 협력하면 고순도화 기술도 빠르게 국산화할 수 있다.
반도체용 화학제품은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형성하고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표면 세정에 사용돼 수요가 상당하며 빛에 반응하는 성질을 이용해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포토레지스트(감광액), 빛에 노출된 포토레지스트를 현상해 미세 패턴을 만드는 TMAH 현상액, 특정물질을 깎아내는데 사용되는 고순도 인산, 웨이퍼 세정공정에 사용되는 고순도 과산화수소, 불순물 이온을 제거해 초순수를 만드는데 활용되는 이온교환수지 등이 유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IPA, 아세톤, EGE, 에폭시수지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IPA는 반도체 세정공정에 널리 사용되나 금속 불순물, 미립자를 제거할 수 있는 특수 그레이드가 요구된다. SK지오센트릭은 일본 도쿠야마와 50대50 합작으로 STAC를 설립해 IPA 상업화에 성공했으며, LG화학도 최근 중국 장화웨이와 반도체용 초고순도 IPA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에폭시수지도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발전하며 칩과 전자부품 보호용으로 특수 그레이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에폭시수지 생산에 투입되는 BPA도 유망시되고 있다. 에폭시수지는 건설, 코팅, 풍력발전용 수요비중이 커 특수 그레이드 생산 기술을 확보하면 상당한 수요를 확보할 수도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원료 코스트의 변동성 확대, 중국의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여파가 여전하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반도체용 화학제품 투자를 통해 고유의 취약성을 커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석유화학기업들의 진출에 유리하고, 고순도화 기술을 확보하고 있거나 개발하고 있는 벤처기업들과 협력하면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누누이 강조하지만 범용 특수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반도체용을 중심으로 특수 그레이드 개발을 적극화해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
ⓒ 화학경제연구원, 무단 전재·재배포 및 AI 학습 목적의 무단 수집·이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