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산에 최대 35% 관세 검토 … 영업 악화 불가피
화학저널 2017.03.13
국내 멕시코 진출 화학기업들은 미국이 NAFTA(북미 자유무역협정) 탈퇴를 불사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AFTA 폐기 및 국경장벽 설치를 추진함은 물론 멕시코산 수입제품에 최대 35%의 국경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멕시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등 양국간 무역관계 악화가 정치적 갈등으로까지 심화되고 있다.
포드(Ford),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 크라이슬러(Fiat Chrysler) 등 글로벌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미국의 NAFTA 탈퇴가 예상됨에 따라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포드는 16억달러를 투입하는 멕시코 자동차 공장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미시건 소재 기존 공장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GM은 미국 신규공장 건설을 위해 10억달러 투자를 단행하며, 크라이슬러 역시 2020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기아자동차, GM, 포드, 도요타(Toyota Motor), BMW 등은 미국과 멕시코의 NAFTA 재협상에 따라 멕시코 현지 가동률이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화학기업들도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GS칼텍스, SKC, 한화첨단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 효성 등은 멕시코에서 자동차부품을 생산해 현지 자동차기업들에게 공급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미국의 무관세 혜택을 누리고 있다.
멕시코는 생산 자동차의 대부분을 수출하며 NAFTA에 따른 미국, 캐나다 무관세 수출물량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멕시코는 자동차 미국수출 비중이 미국 경기회복으로 2015년 72.2%에서 2016년 77.1%로 확대되는 등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멕시코는 캐나다, 미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인건비가 저렴해 코스트 절감에 유리하기 때문에 국내 화학기업들도 다양한 자동차 부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화학기업들은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재협상 내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별다른 대안책이 없어 관세 부과가 결정되면 영업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GS칼텍스는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Monterrey에 PP(Polypropylene) 컴파운드 3만톤을 2017년 1/4분기에 완공하고 기아자동차 현지공장에 공급할 예정이어서 타격이 예상된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아직 미국이 멕시코에 관세를 매긴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관세가 높아지면 대책이 없다”며 “멕시코 내수용으로 판로를 넓히거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C는 MCNS(Mitsui Chemicals & SKC Polyurethanes)를 통해 폴리우레탄(Polyurethane) 2만톤을 가동해 자동차용 내장재 등을 공급하고 있어 타격이 예상된다.
MCNS는 글로벌 자동차 생산기업들이 미국으로 투자를 선회하면서 미국법인을 통해 현지공급을 강화하고 멕시코공장에는 가전제품용에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에어백쿠션을 생산해 현지 자동차기업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며, 효성은 에어백쿠션, 타이어코드 공장을 가동하고 있어 멕시코 무역 동향을 주시하며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자동차 가동률이 떨어지면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아직 대응전략이 구체화되지 않았으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첨단소재는 범퍼빔, 언더커버, 헤드라이너 등을 생산해 기아자동차에게 공급하고 있어 미국수출 감소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자동차 소재기업이 당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멕시코 기아자동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 생산기업들에게 판로를 개척한다는 중장기계획이 틀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미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국가 중심으로 판로 개척을 모색하고 있으나 관세, 물류비 등으로 당분간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현섭 기자>
표, 그래프 : <국내 화학기업들의 멕시코 사업 현황>
<화학저널 2017년 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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