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산업은 혁신적인 운영전략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차세대 경영혁신 방안으로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렸던 제46차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처음으로 언급했다.
국내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확실히 정립하지 않고 있어 적극적인 도입이 어려운 상태이지만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 공장은 제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생명·의료 분야, 자율주행 자동차, IoT, 인공지능, 로봇, 3D프린팅, 나노기술, 신소재 사업 등에 접목돼 고부가가치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학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부가화 사업을 추진함과 동시에 스마트 공장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오롱플라스틱이 김천 소재 EP(Engineering Plastic) 컴파운드 공장에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적용했으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해 총괄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R&D(연구개발) 투자가 시급해지고 있다.
정부는 2014년 말부터 스마트 공장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나 일부 자동화 공정 시스템에 그치는 등 보완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 LG전자,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효성, SK텔레콤, 포스코, LS산전, 코오롱 등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지원팀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 단일공정 중심으로 스마트화 추진
제조업은 생산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단축되고 있고 맞춤형 대량생산으로 변화하면서 유연한 생산체계가 요구됨에 따라 스마트 공장이 부상하고 있다.
기존 제조업의 생산설비는 단위공정별로만 자동화 및 최적화됨에 따라 공정과 공정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 공장은 전후 공정간 데이터를 자유롭게 연계할 수 있어 총체적인 관점에서 최적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숙련공들이 경험으로 얻은 노하우를 데이터화함으로써 비숙련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2015년 6월 스마트 공장 추진단을 설립하고 「제조업 3.0 전략」을 통해 보급 및 확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2015년까지 1240개 스마트 공장을 구축했으며 2020년까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1만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생산기술연구원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한국형 스마트 공장 모델과 시범적용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원은 제조업의 센서, MES(현장운전정보), IoT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기 위해 독일의 브라운호퍼연구소나 DFKI(독일 인공지능 연구기관)를 모델로 한국형 스마트 공장 구축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형 스마트 공장 버전 1.0 모델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협력해 2014년 개발했으며 2015년에는 모터 라인을 중심으로 R&D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부품연구원은 2015년 7월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미국 SMLC(스마트제조 리더십 연합) 등 스마트 공장 공동연구 사업을 수행하고 있고 독일 DFKI 중심으로 지멘스 등 30여개 관련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NIST를 중심으로 구성된 스마트 제조 솔루션 리더십 연합, 국내 통신기업 위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대기업 「중간」 단계 이상의 스마트화 수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중소기업이 「기초」 단계 이하 수준에 불과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공장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 공장은 기계부품 조립, 전자부품 조립, PCB(Printer Circuit Board) 생산, 주조, 금형, 도금, 프레스, 정밀가공, 사출성형, 제약, 화학·섬유 등 11개 분야로 구분해 공정 스마트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화학·섬유기업들은 매출 편차가 매우 커 공정구조가 다양하지만 중소기업들은 단일공정을 운영하는 생산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해 표준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계획기능, 원료 할당 및 현황 모니터링, 작업 지시, 레시피, 표준작업절차, 배치 기록, 변경점을 관리하고 생산제품 추적, 성과분석, 노무관리, 공정관리, 품질관리 등의 모니터링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스마트 공장, 핵심기술은 수입에 의존
스마트 공장에 투입되는 생산설비, IoT, 센서, PLC(Progrm Logical Controller), 제어 등의 부품 및 소재기술은 모두 일본, 독일, 미국산 등 수입제품이 대부분이어서 국산화 R&D가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제조기업들은 MES를 함께 개발해 스마트 공장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미국 SAP는 ERP(전사적 자원관리)를 베이스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MES는 산업별로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다쏘시스템(Dassault Systems)은 CAD(컴퓨터 이용설계), CAE(컴퓨터 이용 엔지니어링), PDM(제품 데이터 관리), PLM(제품 수명주기 관리) 솔루션을 포함해 MES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Apriso를 인수했다.
국내 엔지니어링기업들이 채용하고 있는 MES 시스템은 대부분 아스펜테크놀로지(Aspen Technology)의 표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SAP, 지멘스, ABB 등 많은 글로벌기업들이 MES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LG CNS, 삼성SDS, 에이시에스 3사가 전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 CNS와 삼성SDS의 MES는 반도체 라인에 특화돼 다양한 제조업을 위한 솔루션 기술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화학, 제조공정 소프트웨어 신기술 도입
정유·석유화학기업들도 투자 방향성을 설비투자에서 운영비용 효율화로 전환이 요구됨에 따라 생산공정 소프트웨어 신기술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ExxonMobil, Shell Chemicals, Reliance 등은 공정 최적화 솔루션, 설비 유지보수 효율화 솔루션 등을 채용해 플랜트 총 가치의 1-3% 수준을 절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정에서 사용되는 증기, 원료의 종류, 보일러 및 터빈 등 전력 분배시스템 등 유틸리티 모든 구성요소의 실시간 데이터도 반영해 공장이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법을 최적화하고 있다.
필요한 원료의 유량, 온도, 압력 등을 제어해 생산과정에서 손실 없이 안정적으로 최적화하도록 구동하며 신기술 소프트웨어 도입으로 운영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아스펜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정유·석유화학 공정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아스펜플러스(Aspen Plus)를 채용해 공정 자동화를 구축하고 있다.
LG화학은 아스펜테크놀로지의 아스펜플러스, 아스펜 에너지 애널라이저(Aspen Energy Analyzer), 아스펜 익스체인저 디자인 및 레이팅(Aspen Exchanger Design and Rating)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으며 열회수 효율을 향상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여 부타디엔(Butadiene) 플랜트 효율성을 15% 수준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펜테크놀로지 관계자는 “LG화학 여수 플랜트는 공정 소프트웨어를 구축해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성공적으로 입증한 사례”라며 “LG화학은 지속적으로 시뮬레이션 및 모니터링하고 플랜트 성능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토탈도 Aspen Plus를 비롯해 E-TAP, Tu-Model 등 다양한 석유화학 공정 설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새로운 공정 모델을 개발하거나 기존 공정을 개선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IT기반 공정 자동화 시스템 구축
석유화학기업들은 대부분 공정 자동화와 효율화를 극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석유화학기업들은 일부 울산에 노후화된 공장을 제외하고 공정 자동화로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기에는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대산단지의 공정을 자동화하고 효율화함으로써 NCC (Naphtha Cracking Center) 통제실에 9명의 직원만 근무하는 수준이며 1000평당 2.55명만이 근무해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공정 효율화를 꾸준히 수행해 공정 자동화를 수행했고 PVC(Polyvinyl Chloride) 플랜트도 1개조를 5명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적자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LG Tianjin PVC 공장은 1개조에 16명에 투입돼 효율성 개선이 요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도 2013년부터 IT기반 ESCO(Energy Service Company, 에너지서비스기업) 시범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한화S&C, 아텍에너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너지 이용 효율성 향상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적용되는 IT 기술은 「스팀관리정보 시스템」으로 공정에 투입되는 스팀 사용현황을 초단위로 파악해 공급량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한화케미칼은 여수단지에 우선 적용해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15%에 달하는 스팀에너지에 IT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스팀에너지 사용량의 5.3%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연간 1800TOE(Ton of Oil Equivalent)의 에너지 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효과까지 예상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팀 사용량을 예측할 수 있는 다양한 분석과 통계 자료를 다양한 생산공정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한화S&C 관계자는 “한화케미칼의 에너지 절감 기술과 플랜트 운영 노하우, 한화S&C가 보유하고 있는 IT기술, 에너지 효율화 컨설팅 노하우를 접목해 석유화학 맞춤형 에너지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코오롱플라스틱, 스마트 공장 접목했으나…
코오롱플라스틱은 김천 2공장에 스마트 공장을 접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플라스틱은 김천 2공장의 컴파운드 생산능력을 5만톤으로 1만5000톤 확대했으며 첨단설비를 신규도입해 초내열, 초강성, 고내충격성이 강화된 컴파운드제품을 생산한다.
코오롱플라스틱 관계자는 “김천 2공장은 기존의 1공장과 상주공장을 통합함으로써 일원화를 실현했으며 스마트 공장을 통해 생산능력을 40% 가량 확대했다”며 “코오롱 그룹 차원에서 스마트 공장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 설계, 제조, 공정, 유통판매에 ICT를 접목해 공정 운영 및 제어 장비를 스마트화함으로써 생산 경쟁력을 높였고, 특히 공정제어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인 공정개선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동이송 혼합장치를 이용해 원료 및 첨가제를 자동으로 계량·혼합·투입하는 「원료자동공장치」를 도입했으며 건조 공정은 생산제품별로 최적의 온도·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만, 코오롱플라스틱과 BASF가 50대50으로 설립한 코오롱바스프이노폼(KolonBASFinnoPOM)의 POM(Polyacetal) 7만톤 공장에는 스마트공정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기초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정보다 플래스틱, 합성섬유, 필름 등 다운스트림일수록 스마트 공장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기초 석유화학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있어 스마트 공장을 접목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명·의료 분야, 자율주행 자동차, IoT, 인공지능, 로봇, 3D 프린팅, 나노기술, 신소재 사업 등 고부가화 사업에 주력해 스마트 공장을 접목할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으나 여전히 기초 석유화학에 의존하고 있어 접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
표, 그래프 : <국내기업의 스마트 공장 추진현황><정부의 제조업 혁신 3.0 전략><국내 중소기업 솔루션 보급현황>
<화학저널 2017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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