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석유화학산업은 에틸렌(Ethylene) 크래커를 중심으로 구조재편이 일단락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 아시아 경제 성장 등의 영향으로 시장 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2017년 하반기부터 미국이 셰일(Shale) 베이스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국 및 동남아시아의 안정적인 수요 신장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은 호황에 안주하지 않고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생존하기 위해 생산설비 강화, 사물인터넷(IoT) 활용, 기술 전승, 컴플렉스 제휴 등 다방면으로 차기 성장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산 저가유입 확대 우려되지만…
일본은 에틸렌 크래커를 가동하고 있는 화학기업 10사의 경상이익이 2016년 2302억엔으로 전년대비 23.2% 급증해 사상 2번째로 높은 기록을 달성했다.
에틸렌 크래커 가동률은 2016년 12월까지 14개월 동안 95%를 상회했으며 2017년에도 1-9월 내내 95% 이상 풀가동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에틸렌 가격은 2017년 봄 약세를 나타냈으나 최근 톤당 1200-13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해 나프타(Naphtha)와의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졌다.
여기에 해외 설비 트러블도 영향을 미쳐 MMA(Methyl Methacrylate), AN(Acrylonitrile), 우레탄(Urethane) 원료 등도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은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2017년 하반기부터 Dow Chemical, ExxonMobil 등이 에탄(Ethane) 크래커를 잇달아 신규가동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약 600만톤 확대하고 PE(Polyethylene)를 중심으로 유도제품 생산을 대폭 늘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을 적극화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폴리올레핀(Polyolefin) 시장은 이미 공급과잉 상태여서 미국산이 유입되면 과잉국면이 확대되고 시황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2018년 문제」라고 지칭하며 경계심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우려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플래스틱 사용량이 적어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며 아시아는 중국, 인디아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도 경제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어 수요 신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ExxonMobil은 글로벌 화학제품 수요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약 4% 증가하는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증가량의 3분의 2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석유화학제품 공급이 늘어나도 수요신장 영향으로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에틸렌 크래커 중심으로 생산 효율화
일본 석유화학기업들은 2014-2016년 에틸렌 크래커 3기의 가동을 중단하고 유도제품 생산도 축소하는 등 생산체제를 내수 수준으로 맞추는 구조재편을 추진했다.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 엔저, 아시아 경제 성장이 영향을 미쳐 수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내수는 끊임없이 감소하고 있으며 코스트 경쟁력이 뛰어난 아시아 신흥 화학기업이 대두됨에 따라 새로운 성장전략, 차기 구조재편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에틸렌 크래커의 생산효율화 대책을 표면화하기 시작했다.
Idemitsu Kosan이 Chiba 소재 에틸렌 크래커의 프로판(Propane) 처리능력을 확대해 원료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Mitsubishi Chemical, Mitsui Chemicals, Showa Denko도 프로판을 통한 원료 다양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시황 변동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Tosoh, Idemitsu Kosan은 분해로를 교체함으로써 통한 에너지효율을 향상시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정기보수에 맞추어 생산수율을 향상시키는 개선대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의 계열사인 Japan Polypropylene(JPP)은 Chiba에 최첨단 PP(Polypropylene) 15만톤 플랜트를 2019년까지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JPP는 채산성이 낮은 생산설비를 최적화하는 S&B(Scrap & Build)를 실시해 전체 생산능력을 변화시키지 않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다.
Mitsui Chemicals의 계열사인 Prime Polymer도 PP 20만톤 플랜트를 신규건설해 2021년 이후 가동할 계획이다.
IoT·AR 도입으로 4차 산업혁명 대응
일본기업들은 생산설비 강화대책과 함께 IoT 기술 도입도 적극화하고 있다.
Sumitomo Chemical은 Chiba 컴플렉스에서 태블릿PC를 이용해 플랜트 가동을 효율화하고 있으며, 싱가폴에서는 2017년 봄부터 아크릴수지(Acrylic Resin) 생산설비에 부착된 센서가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부품 교환시기를 판단하는 시험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기존에는 숙련 기술자가 경험을 토대로 직접 관찰해 판별하는 방식이었다.
일본 석유화학공업협회, 석유연맹, 고압가스보안협회는 빅데이터 해석, 최신 기술적 지식을 바탕으로 부식을 비롯한 열화 상태를 평가해 생산설비의 잔여수명을 예측하는 민간규격을 작성하고 있다.
Mitsui Chemicals은 증강현실(AR) 기능을 탑재한 태블릿PC를 활용해 기술을 전승하고 있다.
현장 작업자가 작업장소를 촬영해 보내면 숙련공이 작업순서를 작성해 다시 현장으로 보내고 작업자는 해당 사진을 확인하면서 작업하는 방식으로 기존 무선통신에 비해 안전하고 정확한 작업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howa Denko는 기술 전승을 위한 교대근무 체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Kawasaki 소재 일부 플랜트를 대상으로 주간 시간대를 2개조 체제로 설정하는 5조 2교대를 시험 도입했다. 기본적으로는 4조 3교대를 실시하고 있으나 5조 2교대는 주간 근로자를 늘림으로써 작업을 계속하면서 유지보수 관련 훈련(OJT) 등에 시간을 충분히 할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차기 구조재편 수단으로 컴플렉스를 지역별로 묶어 협력하는 광역 제휴도 구상하고 있다.
일본에는 Ibaraki, Kashima, Chiba, Kanagawa, Sakai, Mizushima, Shunan, Oita에 정유공장과 나프타 크래커가 공존하는 컴플렉스가 있어 도쿄지역과 Kashima, Ise만, Setouchi로 나누어 광역 제휴하는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단일기업 단위에 머무르던 개선 작업을 산업 및 자본의 벽을 뛰어넘어 진행함으로써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