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대표 최치훈)이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과 관련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12월8일 공시함으로써 앞선 11월8일의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을 때보다 한층 더 진전된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은 2014년 11월 총 1조9000억원에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4사를 거래하는 빅딜을 단행해 현재 각각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으로 회사명을 변경한 상태이다.
다만, 당시 삼성그룹이 한화그룹의 자금 사정을 고려해 한화종합화학의 일부 지분을 2022년 이후 매각하기로 결정해 삼성물산이 20.05%, 삼성SDI는 4.05%의 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한화그룹과의 빅딜을 시작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본격화했으며 화학 계열사를 롯데그룹에게 매각하면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소그룹 체제를 구축했고 순환출자구조도 단순화시켰다.
현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추가적인 사업구조 재편, 지배구조 개선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삼성물산이 당초 2022년 매각하기로 했던 계획을 변경하고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을 서두른다면 사업구조 재편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의 지분가치는 최대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며 현재 남은 지분을 매각하는 것만으로 빅딜 당시에 받았던 금액 수준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다양하게 활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그룹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해 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추진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 추진 계획을 밝혔지만 흥행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서둘러 매각하는 것과 관련해 한화그룹에 양해를 구했으며 한화그룹도 한화종합화학 지분율이 75.2%에 달하고 있어 경영권을 우려할 입장이 아닌 만큼 삼성그룹의 지분매각을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