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을 비롯한 장치산업은 디지털기술을 활용하면서 제조현장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 전기기계 등에서는 디지털화가 생산 효율화 및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며, 석유정제·석유화학 플랜트에서는 안전·안정가동 및 보안·안전 확보가 선결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디지털기술을 이용한 대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석유정제·석유화학산업은 자연재해, 플랜트 노후화, 고도의 지식을 보유한 숙련기술자 감소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IoT(사물인터넷) 및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도의 리스크 평가를 실시함으로써 사업자의 자율적인 보안을 촉진할 목적으로 2017년 4월 「슈퍼인증사업소」 제도 적용을 시작했으며 JXTG Nippon Oil & Energy(JXTG에너지)의 Kawasaki 정유공장이 제1호로 지정됐다.
해당공장은 가솔린(Gasoline), 나프타(Naphtha), 액화석유가스(LPG), 에틸렌(Ethylene) 등 석유·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슈퍼인증사업소로 지정됨에 따라 연속가동기간, 검사방법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더욱 유연하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인증사업소 제도는 사업자의 능력에 맞추어 규제를 합리화함으로써 검사 등에 대한 자유도가 향상돼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인증사업소 제도로 자율보안 촉진
일본 경제산업성은 1986년부터 고압가스에 대한 인증사업소 제도를 시작했다.
인증사업소는 공장 내부의 보안관리에 대해 PDCA(Plan-Do-Check-Act)를 실행하는 시스템 구축, 공장 및 검사 관리에 대한 본사의 감사가 의무화되고 있으며 일반사업소에 비해 규제가 합리화되고 연속가동기간인 4년 동안 자율검사가 가능하게 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부여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고압가스 보안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고도의 자율보안을 촉진하는 제도로 신규 인증사업소 제도인 슈퍼인증사업소를 2017년 4월1일부터 운용하기 시작했다.
슈퍼인증사업소는 고도의 리스크 평가, IoT 및 빅데이터 활용 등을 통해 높은 수준의 자율보안을 실현하고 있는 공장으로 ①리스크 평가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방식 RBA(Risk Best Approach)를 이용한 고도의 리스크 평가, ②IoT, 빅데이터를 포함한 신기술 도입, ③고도의 교육, ④연속가동기간 및 검사방법에 대한 적절한 평가체제 정비, ⑤제3기관의 PDCA 효과 평가 등 다양한 보안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JXTG, 디지털기술로 리스크 평가 고도화
슈퍼인증사업소로 지정된 JXTG에너지의 Kawasaki 정유공장은 구 Tonen General Oil 설비로 인증 갱신시점에 슈퍼인증을 신청해 통과했다.
Kawasaki 정유공장은 1960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LPG, 나프타, 가솔린, 제트연료, 등·경유, 중유를 시작으로 에틸렌, 프로필렌(Propylene), 부타디엔(Butadiene), 이소부틸렌(Iso-Butylene), MEK(Methyl Ethyl Ketone), 벤젠(Benzene), 석유수지(Petroleum Resin) 등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원유 처리능력은 일일 23만5000배럴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Kawasaki 정유공장이 위험 발생원 특정에 관한 자격제도를 구축하고 있고 실제 기계를 이용한 고도의 엔지니어 교육 및 기술 전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상감지 및 알람관리 등에 선진적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Kawasaki 정유공장은 Tonen General Oil의 모회사였던 ExxonMobil의 리스크 평가방법을 활용하면서 제한된 인재 및 자금을 투입하기 위한 리스크 매트릭스를 만드는 등 포괄적인 리스크 평가를 실시함과 동시에 일상업무에도 항상 리스크 평가를 포함하고 있다.
RBA는 부식에 따른 열화 및 손상에 대해 부식 확률과 피해 정도, 피해 허용범위에 따라 리스크를 제거하는데 적용하고 있다.
우선 배관 속 물질 특정, 물자의 부식성 여부를 포함한 위험성 파악이 중요하기 때문에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 비파괴검사 등으로 정밀도를 향상시킴으로써 배관 보수시기 또는 연속사용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또 보안관리 시스템을 정비·망라하면서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장치의 가동 변경 시 관리인 MOC(Management Of Change)를 리스크에 따라 운전자가 아닌 기술자가 수행하는 등 일상적으로 리스크 평가를 철저히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Kawasaki 정유공장은 오래전부터 장치 및 기기 정보를 전자화하고 태블릿PC 등 디지털단말기를 활용해 현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해석하는 등 IT(정보기술)를 비롯한 디지털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배관 속에는 센서를 탑재한 검사장비를 주행시켜 데이터를 수집하는 스마트 장비를 투입하고 있다.
앞으로는 장기간 축적한 데이터 분석을 더욱 심화시킴으로써 자율적인 보안능력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고도의 교육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리스크 평가에 초점을 맞춘 기능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컴퓨터를 사용한 시뮬레이션 교육 뿐만 아니라 OJT(On-The-Job Training)를 추진하고 있으며 실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제장치 및 체감교육시설을 활용해 위험성을 체감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사고 방지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
슈퍼인증사업소는 6개 규제가 합리화된다.
기존 인증사업소도 자율적인 책임 아래 리스크를 관리하는 자율보안체제였으나 슈퍼인증사업소는 사업자의 자유도가 더욱 향상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최대 8년으로 연장된 연속가동기간은 공장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인증사업소는 연속가동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기존 연속가동기간이 종료되더라도 촉매 등을 변경하지 않고 끝까지 사용할 수 있어 코스트 경쟁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정기보수 시 노동력 확보도 용이해질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사고발생률 저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고는 장치 가동을 멈추거나 시작할 때 가장 많이 발생하며 계획성이 없는 돌발적인 셧다운(Shut Down) 및 스타트업(Start Up)은 사고 발생률이 특히 높기 때문에 연속가동기간이 연장됨으로써 사고 발생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검사방법에 대해서는 사업자의 재량이 확대됨에 따라 리스크가 높은 부분에 자금 및 인재를 집중 투입하는 등 플랜트에 적합한 검사방법을 사업자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플랜트에 따라 가동기간이 다르면 정기보수비용이 분산돼 코스트 부담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으나 슈퍼인증사업소는 사업자가 가동기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비용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가동기간 제한이 없는 해외공장과 동일한 경쟁상황에 놓임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가동하고 있는 장치·설비는 기존 인증사업소에 부여되는 4년 연속가동을 전제로 설계됐기 때문에 8년 연속가동을 위해서는 유틸리티 관련투자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인근 화학공장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된 컴플렉스도 전체적으로 연속가동기간 연장에 대응한 신규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Chiyoda, 모든 가동현황을 한눈에…
한편, Chiyoda는 IoT 기술을 통해 화학 플랜트의 스마트 보안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Chiyoda는 각종 플랜트 건설 수주실적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석유정제, 석유화학, 전력산업의 가동상황 진단, 고장원인 특정, 생산설비 수명 예측 등 플랜트 해석 서비스도 10년 이상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랜트 진단, AI(인공지능) 솔루션에 특화된 전문부서를 설치해 관련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 보안의 핵심은 데이터 수집으로, 예전에는 유선 경유 시스템을 활용했으나 현장 작업자가 휴대단말기기에 직접 입력해야 해 프로세스 기기 등 중요기기에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센서 네트워크 기술을 보유한 Murata와 업무제휴를 통해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술과 융합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스마트 IoT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Murata와 함께 구축한 시스템은 소비전력이 적어 하루에도 몇 번씩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는 30초마다 1번씩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데이터 수집이 자동으로 이루어져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기기, 배관 등도 모니터링 대상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플랜트 전체의 가동상황을 가시화할 수 있다.
일본은 40년 이상 가동하고 있는 정유공장, 석유화학 플랜트가 많아 중요도가 낮은 기기라도 설비 트러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2017년부터 새로운 인증사업제도를 시작함으로써 정기보수기간 연장을 인센티브로 보안의 스마트화를 촉구하고 있어 Chiyoda의 신규 시스템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Chiyoda는 기존에 가동·보수(O&M) 서비스를 이용한 수요처를 중심으로 신규 시스템 도입을 제안하는 동시에 제약, 식품 산업군의 수요처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일부 수요처는 시험적용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Chiyoda는 앞으로도 IoT, AI 등 첨단기술에 특화된 관련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사업영역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정세진·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