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기업들이 한국공장을 잇따라 폐쇄하고 있다.
얀센(Janssen)은 1983년부터 운영하던 화성공장을 2021년 말 폐쇄하고 의약품은 국내 제약기업에게 위탁하거나 다른 국가에서 만들어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얀센 관계자는 “미국 본사가 한국 화학의약품 공장을 과잉설비 상태로 진단했다”며 “항암제와 면역주사제 등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중심이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성공장은 얀센이 2008년 아시아 생산거점으로 지정해 타이완, 홍콩, 베트남, 타이, 말레이지아 등 아시아 8개국에 수출해왔다.
바이엘(Bayer)도 안성시 조영제 공장을 2018년까지만 가동한다.
바이엘 관계자는 “글로벌 차원에서 제조와 물류를 통합하고 있다”며 “독일 본사에서 만든 의약품을 한국에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얀센, 바이엘의 공장 폐쇄 결정으로 국내에서 약을 만드는 글로벌 제약기업은 1990년 중반 18곳에서 2022년이면 얀센백신, 오츠카제약(Otsuka Pharmaceutical) 등 2곳으로 줄어든다.
해외 제약기업의 국내공장 폐쇄는 2002년 노바티스(Novartis), 2005년 GSK, 2006년 화이자(Pfizer), 2008년 로슈(Roche), 2009년 MSD,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 등 줄을 잇고 있다.
해외 제약기업들은 항암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기존 화학의약품은 특정 지역에서 생산해 세계 각지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어 한국을 생산거점이 아닌 단순한 시장으로만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화학의약품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바이오의약품이 급부상하면서 기존 화학의약품 생산 위주였던 한국 제약시장의 매력이 반감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제약기업 중에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2/4분기 매출이 12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8% 급증하고 영업이익은 23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반면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는 매출액이 1509억원으로 11.6%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158억원으로 16.4% 감소하는 등 희비가 교차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성공률이 낮은 신약 연구개발(R&D) 대신 장점인 제조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외 제약기업들이 원하는 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게 위탁생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