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중국 주요기업들이 잇따라 파산함에 따라 반사이익을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전기자동차(EV) 배터리 3위 Optimum Nano Energy가 8월 회전자금 부족을 이유로 6개월 동안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Nanjing Yinlong New Energy 역시 8월 경영난으로 생산설비가 압류됐으며, 비슷한 시기 루그로우도 파산을 선언했다.
최근 파나소닉(Panasonic)을 따라잡을 정도로 급성장한 CATL 역시 중국 증시 상장 이후 몇개월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으며, 2위 BYD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72.2%나 급감했다.
중국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EV 보조금 폐지 시한이 임박함에 따라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는 2012년부터 에너지 절약형 및 신에너지 자동차 발전계획을 추진하면서 EV 생산기업에게 자동차 가격의 절반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 지급 시한인 2020년이 다가오면서 금액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으며 액수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신청자격 역시 강화되면서 대다수 EV 생산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EV 부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한 반면 완제품 생산기업들이 경영난으로 대금 지급 등을 미루면서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중국 LiB(리튬이온배터리) 상장기업 100여곳 가운데 52곳이 2017년 순손실을 냈으며 2018년에도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어 사업 철수에 나서는 곳이 더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중국 정부의 보조금 혜택에서 소외돼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던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국내기업은 기술 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에 보조금이 사라지면 승산이 충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보조금 폐지 방침을 번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외국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규제를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는 신중론도 대두되고 있다.
CATL 등이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있는 것도 변수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생산기업들의 경영난으로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도 최근 급락하고 있다”면서 “국내기업들이 현재 상황을 기회로 삼아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입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