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생체 촉매인 효소 구조를 본뜬 새로운 물 분해 광촉매를 개발했다.
물 분해 광촉매는 기존 촉매와 다르게 재활용이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도 높아 친환경 수소에너지 생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팀을 중심으로 한 공동연구단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우리 몸의 효소를 닮은 촉매를 구현했다고 4월23일 밝혔다.
연구단은 촉매를 물에 넣고 빛만 쫴주면 약 40% 수준의 높은 효율로 수소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효소는 생명체가 식량에서 풍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동력으로, 효소들은 인류와 함께 수 천만년에 걸쳐 효율적인 에너지 전환을 모색해 왔다. 현재 효소를 최고의 효율 촉매로 꼽고 있는 이유이다.
연구팀은 효소의 작동원리를 이용해 친환경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효소가 특정 활성점을 중심으로 특정물질과만 선택적으로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광촉매 이산화티타늄(TiO2: Titanium Dioxide)의 원자구조에 적용한 것이다.
이산화티타늄 위에 구리 단원자를 곳곳에 얹은 형태로 효소와 같은 활성점을 구현한 결과 구리-이산화티타늄 촉매에 빛을 가하면 이산화티타늄과 구리가 전자를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일으켰다. 특히, 원자구조를 바꾸자 기존 구리-이산화티타늄 촉매가 덩어리 형태로 촉매 반응을 하는 것에 비해 효율이 최대 50%까지 향상됐다. 또 수소 생산효율은 기존에 물 분해 수소 생산에서 가장 높은 효율을 기록한 백금-이산화티타늄 촉매와 동일한 33% 수준에 달했다.
백금이 구리보다 비싸 산업적인 활용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리로 동일한 에너지 효율을 달성했다는 의미이고, 더군다나 폐기되는 촉매 물질이 나오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또 백금-이산화티타늄 촉매 변환과정이 고온·고압을 필요로 한다는 점과 달리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빛에만 노출시키면 되기 때문에 산업계에서 더욱 활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현택환 단장은 “개발한 촉매를 광촉매 반응에 적용하면 안정적이고 높은 효율로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값싸게 제조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높은 효율, 낮은 가격, 친환경이라는 3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많은 화학공정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성과는 재료분야 학술지 Nature Materials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