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대표 강달호)가 현대케미칼을 통해 석유화학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 설립한 자회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2조7000억원을 투입함으로써 대산공장 20만평 부지에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건설하고 있으며 당초 2021년 말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완공시점을 2021년 상반기로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초부터 기본설계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EPC(설계·조달·시공) 관계자 뿐만 아니라 EPC가 고용한 협력기업 인원, 본사 태스크포스(TF) 인원이 모두 모여 빠른 의사결정을 이끌어낸 덕분에 설계속도를 높이게 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공사에 발주처, EPC 담당기업, 설계 협력 인원이 함께 모여 업무를 수행하는 시도는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김재열 현대오일뱅크 신사업건설본부장(전무)은 “동일규모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특허 설계부터 기계적 준공까지 40개월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현대오일뱅크 HPC 프로젝트는 설계 소통상 오류 개선 및 의사결정 신속화로 소요기간을 36개월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품질 향상을 통해 공사기간을 2개월 이상 추가 단축해 가동시점을 2021년 상반기로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엿다.
현대오일뱅크는 HPC 완공으로 매출 3조8000억원대, 영업이익 6000억원대 창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비정유부문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33%에서 2022년에는 45%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석유제품과 아로마틱(Aromatics)에 이어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제품까지 상업화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종합 정유·석유화학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HPC는 나프타(Naphtha)를 원료로 취하는 NCC(Naphtha Cracking Center)보다 저렴한 중질유, LPG(액화석유가스) 등 정유공장의 부산물인 잔사유를 투입해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파악된다.
특히, 2018년 8월 완공된 아스팔트 분해 공정(SDA)을 통해 생산되는 잔사유 DAO(De-Asphalted Oil)를 원료로 투입함으로써 효율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AO는 휘발유 등을 생산하고 남은 잔사유에서 아스팔텐 성분을 분리해 만들며 현재는 고도화 공정을 거쳐 휘발유·항공유 등 경질유를 생산하는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HPC는 장기적으로 DAO 등 정유공장 부산물 투입비중을 최대 80%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비슷한 생산능력을 가진 NCC와 비교해 수익성 개선 효과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