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강세가 일단 꺾였으나 장기적으로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9월14일(현지시간) 사우디에서 일어난 아람코(Saudi Aramco) 석유 생산설비 및 유전에 대한 드론 피격 사건을 계기로 중동지역의 정세가 긴박해지고 있으며 해당 사태에 따른 영향이 장기화된다면 원유는 물론 나프타(Naphtha)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낮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료가격 급등세를 공급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워 석유화학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촉진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우디에서는 9월14일 원유 처리능력이 700만배럴로 세계 최대시설로 알려진 아브카이크(Abqaiq) 소재 설비와 Arab Light 생산능력이 150만배럴에 달해 사우디에서 2번째로 큰 쿠라이스(Khurais)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아 일부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생산차질 물량은 글로벌 석유 생산량의 5%에 해당하는 하루 570만배럴이며 피격에 따른 화재는 이미 진화됐으나 9월17일까지도 아람코가 전체 설비의 복구시점을 정확히 발표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확산됐다.
이에 따라 드론 피격 사건이 공개된 직후 아시아에서는 나프타 가격이 톤당 550달러 전후로 70-80달러 폭등했고 메탄올(Methanol)도 240달러 전후로 5-10달러 상승했다.
브렌트유(Brent) 선물가격은 9월16일 종가가 배럴당 69.02달러로 무려 14% 폭등했다.
이후 아람코의 복구가 진행되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57-59달러, 나프타는 톤당 480-500달러로 하락했으나, 메탄올은 240-250달러로 상승했다.
나프타는 이란 유조선 폭발사고가 발생하면서 다시 550달러 수준으로 폭등했다.
석유화학 시장은 최근 장기간 이어진 호황이 종료되고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미국-중국 무역마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원료가격이 급등 또는 폭등함으로써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에틸렌(Ethylene)은 아시아 현물가격이 9월 중순 FOB Korea 톤당 850달러로 50달러 폭등했으나 곧바로 800달러로 폭락했고 10월 초에는 760달러, 중순 690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부진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증설이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원료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석유화학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우디에는 아시아 석유화학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으며 아직까지는 드론 공격 사태에 따른 타격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공표되지 않은 상태이나 아람코가 9월 말부터 에탄(Ethane) 공급을 정상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석유화학 수급타이트는 일시적 현상에 그쳤다.
아람코는 원유 뿐만 아니라 다른 석유화학 원료도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어 전면복구까지 시간이 걸리면 에탄이나 LPG(액화석유가스) 등을 원료로 사용하는 석유화학 플랜트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됐으나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공급을 정상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람코는 드론 피격 직후 페트로라비(PetroRabigh)에 대한 원료 공급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감소폭이 에탄 8%, 원유 12.5%에 그쳤고 2-3주 후 정상화돼 시험가동하고 있는 No.2 컴플렉스의 상업가동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람코가 석유제품 공급을 정상화하기 위해 나프타 생산을 줄인 것으로 알려져 나프타는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시아는 중동산 원유 및 나프타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최근 이란에 대한 제재 등이 강화되면서 원료 다양화 등을 추진해왔으나 여전히 카타르산이나 사우디산을 주로 도입해 중동산에 대한 의존도 자체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일본에서는 마루젠(Maruzen Petrochemical)이 2019년부터 미국산 나프타 현물거래를 시작해 수입시장에서 미국산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사우디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미국산이 아시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