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생산기업 3사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CATL이 호조를 누리고 있다.
CATL은 최근 잠정 영업실적 발표를 통해 2019년 순이익이 40억6000만-49억1000만위안(6864억-8294억원)으로 전년대비 20-4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전기자동차(EV) 시장 확대를 타고 배터리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생산능력을 확대했고 생산비용 축소 등에 나섬으로써 순이익을 확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국내 배터리3사는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에서 영업적자 4543억원을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은 수익성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3091억원으로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SDI도 중대형 전지 사업에서 최대 5000억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상위권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법정 다툼에 휘말린 사이 CATL은 중국 정부의 배터리 사업 집중 육성을 발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통해 자국 배터리가 탑재된 EV 위주로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배터리 생산기업 수가 2년만에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CATL 등 상위기업에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
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이 이어지면서 CATL이 이득을 얻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하며, CATL도 동일한 형태의 배터리를 주력 생산해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
LG화학은 2019년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 유출 소송을 제기했고, 양사 모두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이밖에도 LG화학과 삼성SDI는 ESS(Energy Storage System) 화재 대응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4분기에 각각 3000억원, 2000억원으로 반영해 적자가 확대됐다.
다만, CATL은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CATL은 푸젠성(Fujian), 칭하이성(Qinghai), 장쑤성(Jiangsu) 공장을 모두 가동 중단한 상태이고 2월10일 재개할 예정이다.
생산량 가운데 60% 정도를 내수시장에 납품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중국 배터리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삼성SDI는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
당장은 피해가 중국공장 가동중단에 그쳤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중국 소재 수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