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P(Super-Absorbent Polymer)는 종이기저귀 흡수소재로 사용되며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글로벌 SAP 시장은 일본 3사, 독일 2사, 한국 1사가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2019년 5월 말 최대 메이저인 일본 Nippon Shokubai(NSC)가 1978년 SAP를 상업화한 산요케미칼(Sanyo Chemical)과 경영통합을 추진하기로 결정해 주목되고 있다.
합병작업은 2020년 10월 마무리할 예정이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영향을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SAP 시장은 친환경 종이기저귀에 대한 대응이 요구됨에 따라 비화석 원료를 활용하는 등 연구개발(R&D)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NSC와 산요케미칼의 경영통합, 중국기업의 기술력 향상으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되고 있다.
종이기저귀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 200만톤
SAP는 아크릴산(Acrylic Acid)을 주원료로 사용하며 중합개시제, 가교제, 가성소다(Caustic Soda) 등을 추가해 가교‧중합하는 폴리아크릴산나트륨(Sodium Polyacrylate)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제조공법은 용액중합과 현탁중합으로 분류되며 SAP 생산기업들은 대부분 생산성이 뛰어난 용액중합 프로세스를 채용하고 있다.
역상현탁중합 프로세스는 완전한 구 형태의 SAP를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미토모세이카(SSP: Sumitomo Seika Polymers)가 채용하고 있다.
SAP는 무게의 100-1000배에 달하는 강한 흡수력과 다소의 압력에도 흡수한 수분을 방출하지 않는 보수성이 최대 특징이며 종이기저귀, 생리대 등 위생용품용 흡수소재를 비롯해 보냉소재, 핫팩, 신선도 유지제, 토양 보수제, 육묘시트, 의료자재, 전력 및 통신케이블용 지수제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종이기저귀가 전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종이기저귀는 면상펄프, SAP 등으로 이루어진 흡수소재가 필수적이며 면상펄프는 소변을 확산하는 기능, SAP는 흡수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종이기저귀 생산기업들은 소비자 니즈에 따라 흡수속도, 흡수량, 감촉 등을 다양하게 설계해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SAP 수요는 2019년 약 200만톤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중기적으로 연평균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SAP시트 종이기저귀 생산 급증
종이기저귀는 중국 등 경제성장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Beijing), 상하이(Shanghai), 톈진(Tianjin) 등 연안지역에 위치한 대도시에서 종이기저귀 사용량이 증가한 이후 부유층을 중심으로 부드럽고 답답하지 않으며 소변이 역류하지 않는 등 고품질·고성능제품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고품질제품을 공급하는 미국 및 일본기업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했으나 최근에는 중국기업이 부상하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종이기저귀는 면상펄프와 SAP를 조합하는 등 흡수소재 생산에 노하우가 필요해 신규 진입이 쉽지 않으나 SAP 시트가 대두되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SAP 시트는 부직포 사이에 SAP를 삽입한 얇은 소재로 일반적으로 2층 구조로 이루어져 위층에서 소변을 확산시키고 아래층에서 흡수, 보수기능을 담당한다.
이전부터 시트 기술을 사용해 왔으나 펄프 사용량을 줄여 박형화할 수 있는 반면 소변이 새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SAP 시트에 적합한 SAP가 개발되고 부직포를 개량하는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SAP 시트의 품질이 향상됐고 SAP 시트 타입 종이기저귀 관련 제조설비 성능도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패키지 소형화의 영향으로 매장에서 많은 상품을 진열하는 등 유통 니즈에도 대응할 수 있어 중국에서는 2016년 무렵부터 SAP 시트를 채용한 종이기저귀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글로벌 메이저들도 SAP 시트 타입을 중국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SAP 사용량이 증가하는 등 런닝코스트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초기투자를 억제할 수 있고 고도의 제조기술이 불필요하며 일정수준의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SAP 시트 타입 종이기저귀 관련 설비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중국은 위탁생산을 포함해 종이기저귀 생산기업이 1000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공급과잉에 인디아 시장 주목
중국 종이기저귀 시장은 신흥기업의 잇따른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공급과잉으로 유통재고가 축적돼 수급 밸런스가 붕괴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8년 가을 이후 종이기저귀 생산이 감소하면서 SAP에 악영향을 미쳤으며 2019년에 비슷한 상황이 계속돼 기존 타입 종이기저귀를 동남아시아에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용은 앞으로 안정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활이 더욱 풍족해져 일일 사용량이 증가할 가능성은 있으나 출생자 수가 감소하고 있고 내륙지역에서도 일정수준 보급이 이루어져 이전과 같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고령화 사회에 돌입하면서 성인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종이기저귀 생산기업들은 성인용 시장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성인용은 소취 등 유아용과 다른 기능이 요구됨에 따라 특성을 부가한 소재 R&D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유아용은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인디아가 두드러지고 있다.
인디아 시장은 글로벌 메이저가 선도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유력한 생산기업이 없으나 중국과 마찬가지로 성장을 지속함에 따라 인디아기업이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망시장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서는 이미 중국기업이 자본을 투입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SC, 코스트 절감 프로젝트 박차
세계 최대의 SAP 메이저 NSC는 일본 히메지(Himeji) 37만톤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9만톤, 중국 3만톤, 미국 6만톤, 벨기에 10만톤을 포함해 총 71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NSC는 SAP 원료인 아크릴산도 생산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아크릴산부터 SAP까지 수직계열화하고 있는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아크릴산은 히메지 54만톤, 인도네시아 14만톤, 싱가폴 4만톤, 미국 6만톤, 벨기에 10만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2021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10만톤 설비를 신규 건설하고 있다.
최근에는 SAP 경쟁력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NSC는 2018년 무렵부터 코스트를 kg당 수십엔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SAP 서바이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밀한 부분을 개량하고 혁신적인 제조공법을 확립하는 등 생산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원료 조달을 비롯해 서플라이 체인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토모, 시트 타입 종이기저귀 집중 공략
스미토모세이카는 히메지 21만톤, 여수 11만8000톤, 싱가폴 7만톤, 프랑스 4만7000톤을 포함해 총 44만5000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모든 공장에서 역상현탁중합 프로세스를 채용하고 있다.
역상현탁중합 SAP는 소변을 빠르게 흡수해야 하는 박형 SAP 시트에 가장 적합한 소재로 SAP 시트 타입 종이기저귀에 활용되고 있다.
스미토모세이카도 코스트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최적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히메지 소재 소규모 노후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여수에 도입한 최신설비의 가동률을 높이는 등 생산능력을 변화시키지 않고 생산효율을 향상시키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18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여수 소재 5만9000톤 증설 플랜트는 최근 거의 풀가동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류와 관련해서는 판매처 수요동향, 관세 등을 미리 조사하고 화물포장, 포장자재를 재검토하고 있다.
SDP글로벌, 제어 래디컬 중합공법 채용
산요케미칼과 도요타통상(Toyota Tsusho)이 공동 투자한 SDP글로벌(SDP Global)은 SAP 생산능력이 총 42만톤으로 나고야(Nagoya) 11만톤, 중국 23만톤, 말레이지아 8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SDP글로벌은 기존제품을 뛰어넘는 흡수성을 발휘하는 SAP를 공급하고 있다.
Godo Shigen과 공동으로 제어 래디컬 중합공법을 채용해 개발했으며, 수분을 흡수·유지하는 그물코 구조를 균일화함으로써 베이스 SAP의 보수량은 기존제품에 비해 약 15%, 베이스 SAP에 표면처리를 실시한 후 흡수성능은 5-10%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크릴산을 중합할 때 Godo Shigen이 개발한 가용성 유기 요오드 화합물을 활용하면 1차 폴리머쇄 분자량이 균일해져 가교기 도입량을 균일화할 수 있어 유기 요오드 화합물이 일정수준으로 커진 1차 폴리머쇄 말단에서 성장을 억제함으로써 다음 래디컬 중합 개시를 촉진하는 방식이다.
수분 흡수량을 유지하면서 소변을 확산하는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어 종이기저귀에 투입하는 자재 감축, 박형화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코스트가 높은 고급 종이기저귀용을 중심으로 채용이 확대됨에 따라 SAP 생산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50만톤 체제로 확장했지만…
LG화학은 SAP 50만톤 체제를 통해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LG화학은 2016년 SAP 생산능력을 기존 28만톤에서 36만톤으로 확대한 후 국내시장을 장악해왔으며 2019년 상반기 50만톤 체제를 완성했다.
SAP 매출은 2020년 2조원 이상으로 2016년에 비해 30% 수준 늘릴 계획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LG화학이 기대하는 만큼 영향력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스미토모세이카가 여수 SAP 생산능력을 5만9000톤에서 11만8000톤으로 확대하고 중국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며 일본기업들도 동남아‧중국을 중심으로 신증설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수요처인 동남아에서는 NSC가 생산능력 확대 및 고부가화 투자를 적극 펼치고 있어 LG화학의 입지가 점차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LG화학은 국가별 기저귀 트렌드에 맞추어 조금씩 다른 SAP를 개발함으로써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고온 다습한 중남미 지역은 습기에 쉽게 굳지 않는 사양을 추구하고 중국은 수분 흡수 속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유럽 등 선진국은 최대한 얇게 만들어 옷맵시가 좋아 보이도록 하는 기저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 곡물 가공기업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Archer Daniels Midland)와 옥수수에서 추출한 포도당을 원료로 활용한 친환경 바이오 아크릴산을 양산하고 원료로 투입해 SAP를 생산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LG화학은 나프타(Naphtha)-프로필렌(Propylene)-아크릴산-SAP 제조과정을 수직계열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ADM과 바이오 아크릴산과 SAP를 양산하기 위해 북미지역에서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