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따른 합작파트너 이탈로 좌초 위기 … 정부가 경영 효율화 도모
인도네시아 국영 페르타미나(Pertamina)가 정유‧석유화학 프로젝트 파트너 물색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5년 동안 합작과 관련해 협상을 진행해온 아람코(Saudi Aramco)가 2020년 4월 프로젝트 철수를 선언했기 때문으로, 아람코 철수 직후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투자가 실현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페르타미나가 단독으로 정유공장 증설, 바이오연료 생산설비 건설에 착수했으나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외자 도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수 있도록 페르타미나를 지주회사로 전환해 경영을 효율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페르타미나는 기존 정유공장 5개를 증설하는 정유공장 고도화 기본계획(RDMP)과 2곳에 정유‧석유화학 컴플렉스를 새로 건설하는 신규 정유공장 투자계획(NGRR)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파트너 물색을 시작했다.
2개 프로젝트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며 정유공장의 원유 처리능력을 약 2배 확대하고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이 100만톤에 달하는 컴플렉스를 여러 개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나 페르타미나가 국영기업이기 때문에 경영이나 사장 인사 등이 정권에 좌우되고 있어 투자 판단에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페르타미나는 동남아 국영기업 가운데 정부의 영향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RDMP, NGRR 프로젝트 역시 고용 등 눈에 보이는 성과를 조기에 올리고자 하는 정부의 의사와 스케줄을 중시하는 해외기업의 의사를 조율하기 어려워 진척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사가 넘는 해외기업들이 페르타미나와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후 철수했으며, 아람코마저 칠라차프(Cilacap) 증설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본탕(Bontang)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 역시 오만기업과 MOU를 체결했으나 철수를 선언함으로써 좌초 위기에 몰리고 있다.
하지만, 페르타미나는 이후 바론간(Balongan) 정유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2020년 1월 UAE‧아부다비 국영 석유기업인 ADNOC와 MOU를 체결했고, 6월에는 타이완 CPC와도 기본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히는 등 파트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PC는 2026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석유화학 분야에 총 80억달러(약 8조6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계자들은 다른 파트너들과 마찬가지로 CPC도 이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자 유치는 투자자금, 생산기술을 확보할 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원유 조달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정유공장 증설은 원유 수요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외자 유치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 원유 생산량이 약 75만배럴로 최대를 기록했던 2006년에 비해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 고갈에 투자 부족이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페르타미나가 합작파트너로 중동기업에 관심을 나타내는 이유 역시 안정적인 원유 확보를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페르타미나는 최근 파트너 물색에 고전하며 일부 프로젝트는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로(EURO)2 수준의 연료를 생산해온 바릭파판(Balikpapan) 정유공장에서도 유로5 대응이 가능하도록 개조하기 위해 설계 및 조달 작업에 착수했고, 칠라차프 정유공장에서는 디젤 수소화 탈황장치 건설과 유로5 연료 생산을 위해 건설부지 수용을 추진하고 있다.
팜유 베이스 바이오디젤 생산에도 나서 2021년까지 플라주(Plaju) 정유공장에서 일일 2만배럴을 상업화할 계획이며 칠라차프에서도 2020년 말까지 100% 바이오디젤 6000배럴을 상업화하기로 결정했다. 두마이(Dumai) 정유공장에서도 바이오디젤 투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플라주 프로젝트는 이태리 ENI와의 협상이 결렬돼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페르타미나의 경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임원 수를 줄이고 지분회사 제도를 도입해 산하기업을 상장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합리적이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2024년까지가 임기이기 때문에 재임 기간에 정유공장 고도화 작업에 어떠한 형식으로든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