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17분만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초고속 나노 PCR 장비가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은 단장인 천진우 연세대 교수와 이재현 연구위원(연세대 고등과학원 교수)팀이 하버드의대 이학호 교수팀과 함께 나노자성물질을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17분 안에 정확히 검출하는 현장진단(POC)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 검사에 정확도가 높은 실시간 역전사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나 검체 채취에서 바이러
스 검출까지 4시간 이상이 걸려 신속 대응이 어렵고 고가의 대형 장비를 갖춘 병원이나 연구소 등으로 바이러스 검체를 운송해 진단해야 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기존 검사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플라스모닉 금속 물질과 자성을 띠는 물질을 결합해 30-40나노미터 크기의 마그네토 플라스모닉 나노입자(MPN)를 개발했다.
MPN은 빛 에너지를 빠르게 열에너지로 바꿔주는 나노입자로, 나노 PCR 기계에 바이러스 검체 샘플과 MPN 등을 섞은 용액을 넣고 빛을 가하면 가열되면서 유전물질 증폭과정이 시작된다.
처음 6분 정도 샘플에 빛을 가하면 온도는 섭씨 42도까지 올라가고 RNA가 DNA로 변화하는 역전사 반응(RT)이 일어난다.
이후 초고속으로 60-90도 사이 온도를 올렸다 내리는 작업을 진행해 유전자를 증폭시키며 기존 RT-PCR에서는 2시간 이상이 걸렸지만 나노 PCR에서는 5분 이내에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진우 단장은 “MPN 혼합 용액이 녹아있는 튜브가 플라스모닉 효과에 의해 균일하게 데워진다”며 “일반 PCR은 온도가 올라갔다 내려가는 사이클 1회에 2-3분이 걸려 유전자 증폭에 총 2시간 가량 걸리지만 나노 PCR에서는 사이클 40회를 진행하는데 5분 가량 걸린다”고 강조했다.
증폭이 끝나고 기계 내부의 자석을 활용해 샘플에 자기장을 걸면 검은색의 MPN 입자는 자기장에 끌려 아래로 가라앉고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은 초록색을 띠는 형광을 내며 위로 떠올라 형광을 띠면 검체 속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MPN이 자성을 띠고 있어 샘플 내 유전물질과 나노입자를 자동으로 분리해 소량의 DNA로도 정확하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나노 PCR을 이용해 코로나19 확진자 75명과 대조군 75명 검체를 검사한 결과 정확도는 99% 이상, 민감도는 마이크로리터당 3.2copies로 기존 RT-PCR 방식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노 PCR은 장치 크기가 15×15×18.5cm로 작고 무게가 3kg으로 가벼워 휴대가 용이하기 때문에 실험실이나 연구소 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상업화‧상용화를 위한 추가 연구개발(R&D)이 필요해 아직 현장 사용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결과는 12월3일 국제학술지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