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가며 수소 투자에 나서고 있다.
수소가 청정에너지로 부상하고 있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마당이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수소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홍시도 아닌데 누워서 공짜로 먹을 꿈에 부풀어 오른 것처럼 허황하기 그지없다.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GS 등 국내 15개 대기업은 수소협의체를 결성하고 액화수소의 생산·저장·유통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2020년 30개 국내기업·기관과 해외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청정수소 해외사업단을 구성했으며 참여기업‧기관이 42개로 불어났다.
그러나 액화수소 생산‧저장‧유통은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경쟁력을 좌우하는 생산은 코스트 경쟁력 때문에 국내 생산이 거의 불가능해 국내기업들은 수소 저장 및 유통에 주력하고 있다. 액화수소 충전 인프라 건설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이유일 것이다.
액화수소 충전 인프라는 부지 면적이 기체 수소의 30% 수준이고 도심지역에도 설치할 수 있음은 물론 수송 가능한 양도 기체 수소의 10배를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유소나 가스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정유‧가스 관련기업들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정작 수소를 생산할 재간이 없는 상태에서 저장‧유통에 치중하다 보니 수소경제의 경쟁력은 논할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수소경제로 전환한답시고 야단법석을 떨고 있는 마당에 정작 중요한 수소 생산은 논외로 치부되고 있다.
문제는 공업용 수소를 제외하고는 청정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취약해 탄소중립에 필요한 수소를 대부분 수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탄소중립위원회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제시할 때도 3개 시나리오 모두 수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수소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에너지 전환, 철강·정유‧석유화학·시멘트 등 산업, 수소자동차 등 수송 분야에 수소 2800만톤 정도가 필요하지만 81% 정도를 수입하고 19%는 수전해 방식을 고려하고 있을 뿐이다.
수소 수입 대상국으로 오스트레일리아,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쉽지 않다. 오스트레일리아, 중동, 북아프리카는 태양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기반이 양호하고 러시아는 전력이 남아돌아 코스트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이미 선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은 청정수소 확보를 서둘러 오스트레일리아, 중동과 실증사업에 들어간 단계이다.
그렇다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164만톤을 활용할 수도 없다. 화석연료 베이스 부생수소로 탈탄소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전해도 기술 개발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해외 기술선을 확보해야 하나 백지상태여서 코스트 경쟁력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고, 재생에너지 베이스 청정수소는 생산단가가 kg당 1만원 수준으로 오스트레일리아, 사우디의 2000원 수준과 비교가 되지 않고 있다.
전기자동차, 수소충전소, 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 분야는 앞서 있으나 수소경제의 기초인 청정수소 생산은 백지상태라고 평가하는 이유이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에 활용할 그린 암모니아를 2026-2027년 수입한 후 2030년쯤에는 액화수소 수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기업들이 수소 사업을 본격화한답시고 야단법석을 떨 이유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