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DM 증설로 수직계열화 강화 … 이스트만케미칼과 세계시장 양분
SK케미칼이 코폴리에스터 PETG(Polyethylene Terephthalate Glycol) 사업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코폴리에스터는 내화학성이 우수하고 두께가 두꺼운 용기를 만들어도 높은 투명성을 보유해 용도 전반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의 코폴리에스터 브랜드 SKYGREEN은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MEG(Monoethylene Glycol), CHDM(1,4-Cyclohexane Dimethanol)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BPA(Bisphenol-A) 검출 우려가 없어 친환경 플래스틱으로 주목받고 있다. 
SKYGREEN은 기존 석유화학 베이스로 생산하는 코폴리에스터이나 투명성, 내화학성, 가공성, 성형성이 우수해 화장품 용기, 전자부품, 건축자재 등 생활용품부터 산업재까지 다양한 용도에 투입되고 있다.
SK케미칼은 559억원을 투입해 CHDM을 증설함으로써 코폴리에스터의 수직계열화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생산능력을 25% 확대한다.
최근 CHDM 함량이 높은 코폴리에스터 수요가 급증하고 코팅, 접착제용 안정 공급체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CHDM은 플래스틱의 유연성·내후성·투명성을 높이는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으로 2001년 세계 2번째로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CHDM은 SK케미칼 등 원천기술을 보유한 소수가 장악하고 있어 신규진입 장벽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SK케미칼은 2022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418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87억원으로 40.5% 급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부진했기 때문으로, 그린케미칼 사업은 코폴리에스터 신규 라인 100% 가동과 수요 증가에 따라 매출액이 2110억원으로 52.0%, 영업이익은 267억원으로 41.0% 급증했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5분기 연속 증가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고유가, 원료가격 상승, 운송비 부담 확대 등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신규설비 가동으로 코폴리에스터 판매량이 증가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료가격이 급등했으나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영향이 작용했으며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에스티로더(Estee Lauder), 로레알(LoReal) 등 화장품 메이저를 포함한 수요기업들이 소비자 의식 개선에 맞춰 친환경 소재 적용을 확대함으로써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코폴리에스터 시장은 미국 이스트만케미칼(Eastman Chemical)과 SK케미칼이 양분하고 있으며 SK케미칼은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2019년 46%에서 2021년 51%로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시장점유율을 50% 이상 확보하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2022년 1월 말 이스트만케미칼 미국공장의 고압 스팀 라인에서 사고가 발생해 코폴리에스터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3월부터 4주에 걸쳐 정기보수를 진행해 4월1일부터 정상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은 북미, 유럽에 마케팅법인을 설립하는 형태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및 중남미 시장도 개발하고 있다.
SK케미칼은 합성 코폴리에스터 SKYGREEN 뿐만 아니라 바이오매스 유래 성분을 도입한 ECOZEN, 재활용 원료를 혼합한 ECOTRIA 등 탄소 감축에 유리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해 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COZEN은 옥수수 베이스 이소솔바이(Isosorbide)를 투입한 코폴리에스터로 탄소 배출량을 줄임은 물론 SKYGREEN보다 내열성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탈레이트(Phthalate)계 가소제 성분을 함유하지 않아 미국, 유럽 등 식품접촉물질 규제가 강한 지역의 요구사항을 충족함으로써 식품용기, 유아용품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ECOTRIA는 재활용 소재를 30-50% 투입했으나 SKYGREEN과 투명성, 성형성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은 4월 말 울산지역 카페에 ECOZEN이 투입된 다회용 테이크아웃 컵 5000개를 공급하는 도돌이컵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보증금 3000원을 내고 컵에 음료를 받아 테이크아웃 형태로 이용한 후 프로젝트 참여 카페에 컵을 반납하고 보증금을 환불받는 시스템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컵 재사용 시 세척과정에서 플래스틱이 손상되거나 투명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