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프, 가동률 감축 추진 … 코베스트로, 사용 감축에 주력
독일 화학기업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천연가스 공급부족이 심화됨에 따라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22년 3월 가스 관련 긴급계획을 통해 레벨 1-3 단계 가운데 레벨1인 조기경계를 발령하고 6월에는 레벨2 경보로 격상했다.
기본적으로는 변한 것이 없으며 부족분은 다른 공급원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나 바스프(BASF), 코베스트로(Covestro)는 추후 최고 레벨인 긴급까지 격상될 것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용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에 수급타이트를 회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화학공장 가동률 감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벨3에서는 천연가스 공급이 독일 연방정부의 할당으로 이루어지고 일반가정, 병원 등 공공시설, 가스화력발전소와 사회적으로 중요한 생산제품을 공급하는 사업장은 우선 할당 대상으로 설정된다.
바스프는 2분기 영업실적 설명회에서 천연가스 공급량이 최대 수요의 50% 이하로 급감하면 루트비히스하펜(Ludwigshafen) 본사 공장의 가동률을 감축해야 하지만 가동을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현재 정부기관, 공급기업, 네트워크 오퍼레이터 등과 긴밀하게 연계하고 있어 정부가 최종단계인 긴급 레벨을 선언해도 루트비히스하펜 공장 가동을 유지할 만큼의 천연가스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독일에서 2번째로 큰 생산기지인 슈바르츠하이데(Schwarzheide) 사업장은 전력, 증기 수요 모두 중유로 충당할 수 있어 가동률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코베스트로는 8월 초 진행된 2분기 영업실적 설명회에서 사업장 입지가 유리한 만큼 천연가스 공급이 할당 방식으로 변경돼도 필요한 인프라 일부를 갖추고 있어 공급 감소 폭이 크지 않을 것이고 직접적인 영향은 피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독일은 러시아산 가스 공급 감소에 따른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노르웨이,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베네룩스 3국으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이 프랑스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프랑스는 독일에게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래 전체 천연가스 수요의 55%를 러시아산으로 충당했던 만큼 가스 파이프라인이 러시아가 위치한 동쪽에서 수요지인 서쪽으로 연결돼 있어 노르웨이, 베네룩스 3국산 가스를 국경 서쪽에서 도입한 다음 동쪽으로 수송해야 하는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코베스트로 사업장 대부분이 노르웨이, 베네룩스 3국산 가스 도입기지와 가까운 곳에 있고 북쪽 브룬스뷰텔(Brunsbuettel) 사업장도 인근에서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초 사이 가동을 목표로 부체식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재생가스화 설비(FSRU) 건설을 진행하고 있어 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코베스트로는 긴급 레벨 격상에 대비해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조달량이 10-40% 정도 줄었을 때에 맞추어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만약, 25% 감소한다면 1개월당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최소 1000만유로에서 최대 수천만유로 격감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천연가스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