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조낙, 대구경 비중 확대 … 전기로, CO2 배출량 고로의 25%
레조낙(Resonac)이 전기로 효율화를 위해 대구경 흑연전극 생산을 확대한다.
흑연전극은 전기강의 주원료인 철 스크랩을 녹일 때 사용하는 UHP(Ultra High Power)와 전기로‧고로에서 녹인 철의 용융 상태를 유지하는 SHP(Super High Power) 용도로 구분되며 UHP는 직경 28인치 이상을 대구경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구경은 직경이 최대 32인치, 길이는 3미터이며 대전류를 걸며 단시간에 스크랩을 녹일 뿐만 아니라 흑연전극 교환빈도가 줄어 전기로 효율화에 유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직경 24인치 전후 UHP 수요가 가장 많고 중국, 인디아가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나 고도의 가공기술이 요구되는 대구경은 레조낙 등 일본기업과 미국 GTI(GrafTech International)만이 생산하고 있다.
쇼와덴코(Showa Denko)는 히타치케미칼(Hitachi Chemical)을 인수해 SDM(Showa Denko Materials)을 설립한 후 2023년 1월 경영통합을 마치고 레조낙으로 출범했으며, 흑연전극 사업은 자회사로 이전하고 자회사 회사명을 Resonac Graphite Japan으로 변경했다.
레조낙은 세계 6곳에서 흑연전극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미국, 스페인, 말레이지아, 일본공장은 대구경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앞으로 미국, 스페인 공장의 생산여력을 활용하고 말레이지아 공장에서 생산했던 소구경은 소구경 전용인 오스트리아로 이관하며 전극끼리 연결하는 핀 생산에 주력했던 일본공장은 대구경 생산을 강화함으로써 대구경 생산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구경 생산능력은 현재 21만톤으로 파악된다.
전기로는 철강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가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의 25% 수준이어서 탈탄소화 트렌드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철강 생산설비 중 전기로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미국과 환경규제 수준이 낮은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철강제품에 사실상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국경탄소세)를 도입한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로 설비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최신 전기로는 생산효율이 높은 대구경을 우선적으로 채용해 2028년 신규 건설될 전기로를 기준으로 5만-7만톤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레조낙은 글로벌 흑연전극 시장점유율이 20%로 GTI와 경쟁하고 있으며 대구경 점유율은 25%로 1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전기로 투자 확대를 활용해 대구경 중심으로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판매가격을 원료가격 지표와 연동시키는 포뮬러 방식으로 설정하고 공급 보증을 중심으로 한 SSP(전략적 공급계약)를 체결하거나 3년 이상 장기계약을 도입하는 등 변동률 낮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SSP는 2022년부터 해외기업들과 체결하고 있으며 장기계약 비중을 2023년 30%로 높이기 위해 현재까지 10-15%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로 생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형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레조낙이 50%를 출자하고 전기로 가동 최적화 등 제어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는 멕시코 AMI Automation과 공동으로 자사 흑연전극 노하우를 도입한 특별 사양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수요기업으로부터 흑연전극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최적화된 사용방법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흑연전극은 미국과 유럽‧아시아에서 거래가격 이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철강용 전기로는 철 스크랩을 용해한 다음 정련‧압연을 거쳐 제조하기 때문에 기존 고로 방식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점에서 최근 탄소중립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철강대국 중국이 전기로 공정 확대에 주력하며 흑연전극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흑연전극 거래가격은 미국, 유럽, 아시아 모두 상승하고 있으나 격차가 크게는 톤당 2000-3000달러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2022년 최고치에 비해 하락했으나 6000달러로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고, 특히 대구경이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저가 인디아산이 일부 유입됐으나 반덤핑관세로 중국산 유입을 막는 등 수입제품 영향력을 억제하고 있는 점이 고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유럽은 1분기 6000달러대 초반에서 2분기 4000달러 수준으로 2000달러 가까이 급락했다. 아시아 역시 중국산이 대거 유입되면서 수급이 완화돼 3000달러 수준을 형성하는 등 저가를 형성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