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VC(Polyvinyl Chloride)는 8월 초 폭등 이후 다시 잠잠해지고 있다.
글로벌 PVC 가격은 2022년 12월 사상 최저점을 기록한 후 상승 전환했다.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종료하며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인디아가 재고 축적에 나섰고 크리스마스 한파 영향으로 미국산 공급이 감소하며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2023년 4월부터 중국 내수가격 약세를 타고 하락으로 전환했고 타이완 메이저가 7월 수출가격을 전월대비 30달러 인하하는 등 한동안 침체를 계속했다.
8월에는 아시아 가격이 톤당 800달러대 후반을 형성하며 900달러 돌파를 넘볼 만큼 큰 폭으로 반등했으나 글로벌 수요 부진이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익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본 메이저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은 미국 자회사를 통해 PVC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수익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아시아, 8월 들어 고공행진 “본격화”
아시아 PVC 가격은 8월 초부터 고공행진하고 있다.
PVC 시세는 8월9일 CFR China 톤당 890달러, CFR SE Asia 895달러로 각각 80달러 폭등했고 CFR India도 905달러로 30달러 급등했다. 다만, 유럽은 8월11일 FD NWE 톤당 880유로로 10유로 하락했다.
이후에도 800달러대 후반 강세가 이어지며 8월23일에는 CFR China 890달러, CFR SE Asia 895달러, CFR India 905달러를 유지했고 유럽은 8월25일 FD NWE 880유로를 형성했다.
국제유가 폭등으로 원료가격이 급등하고 한국, 타이완이 잇달아 정기보수에 나서며 폭등한 것이며 8월 말의 보합세는 8월23일 브렌트유(Brent)가 배럴당 83.21달러로 하락한 가운데 9월 재고 보충이 마무리되면서 수요가 둔화되고 바이어들이 관망세를 나타낸 영향으로 파악된다.
에틸렌(Ethylene)은 8월4일 CFR NE Asia 톤당 810달러, CFR SE Asia 810달러, FOB Korea 790달러로 각각 40달러 오르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8월22일에도 CFR NE Asia는 830달러로 변동이 없었으나 CFR SE Asia는 860달러로 50달러 급등했다.
EDC(Ethylene Dichloride)는 8월22일 CFR China 260달러, CFR SE Asia 260달러를 형성했고, VCM(Vinyl Chloride Monomer)은 CFR China 705달러, CFR SE Asia 715달러로 각각 25달러 상승하며 PVC 폭등에 영향을 미쳤다.
한화솔루션은 서스펜션(Suspension) 그레이드 PVC 27만톤 플랜트를 8월26일-9월4일 정기보수했으며, 중국 Gansu Jinchuan New Material은 카바이드(Carbide) 베이스 30만톤 플랜트를 9월10일에서 7-10일 동안 정기보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가격, 중국·인디아 수요 따라 등락
글로벌 PVC 가격은 주요 소비국인 중국‧인디아 수요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PVC 수출가격은 중국이 2022년 말 제로코로나 정책을 종료하며 내수 회복 기대가 확산되고 인디아가 몬순 시즌을 앞두고 재고 비축에 나섰을 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 한파로 미국산 유입이 감소한 영향으로 2023년 1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타이완 메이저는 3월 수출가격을 인디아 970달러, 중국 925달러로 각각 전월대비 40달러 올렸고, 일본 메이저는 인디아 수출가격을 1000달러대 초반으로 인상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중국 수요가 춘절 이후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았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내수 회복이 요원해진 가운데 인디아가 비수기인 몬순에 돌입하면서 타이완 메이저는 7월 수출가격을 인디아 760달러로 20달러, 중국 755달러로 30달러 인하했다.
다만, 중국 내수가격이 6월 말 5000위안대 후반을 끝으로 반등했고 아시아 가격이 800달러대 후반으로 강세를 나타냄에 따라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PVC 내수가격은 에틸렌 베이스가 6월 말 5700위안(약 100만원)에서 8월 말 6475위안으로, 카바이드 베이스는 5500-5600위안(약 97만-99만원)에서 6150위안으로 급등했다.
인디아는 세계 최대 PVC 수입국으로 2022년 수입량이 188만8400톤으로 전년대비 9.0% 증가했고 2023년 1-5월 155만27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84.2% 폭증했을 뿐만 아니라 6월 약 21만톤을 수입하며 PVC 수출가격 인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산 수입량은 1-6월 16만9523톤으로 71.1% 폭증했고 7월에도 2만9870톤을 수출함에 따라 연말까지 30만톤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인디아 정부는 플래스틱산업 성장에 대비해 PVC를 BIS(Bureau of Indian Standards) 대상에 포함함으로써 수입제품에 대한 규제에 들어갔으며 그린필드(Greenfield) 프로젝트 지원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에츠케미칼, 영업이익 호조 장기화
글로벌 PVC 메이저 신에츠케미칼은 미국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신에츠케미칼은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매출액이 2조3000억엔으로 전년대비 18.1%, 영업이익은 7000억엔으로 29.9%, 순이익은 5200억엔으로 26.6%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2년 역대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했으나 최근 경기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에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웨이퍼 사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용 실리콘(Silicone) 웨이퍼는 2023년 7-9월 300밀리미터 웨이퍼를 중심으로 주요 수요기업들의 재고 조정이 진행되며 수익성 개선이 어려지고 있다.
다만, 큰 폭의 수익 악화를 막기 위해 주요 성장동력인 PVC 사업을 활용하기로 결정해 주목된다.
PVC는 최근 2년 동안 신에츠케미칼의 영업실적 호조를 견인했으며 2023년 들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미국 자회사 신텍(Shintech)을 통해 공급하는 미국 내수용 PVC 가격을 8월과 9월 각각 파운드당 2센트 인상함으로써 수익성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신에츠케미칼은 연초에도 미국 PVC 판매가격 인상을 추진했으나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긴축정책 시행과 겹쳐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5-6월 주택 착공건수가 140만-150만건으로 회복됐고 건설용 수요도 되살아나고 있어 하반기 인상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인디아 수요가 증가하며 아시아 PVC 수출가격이 8월물 기준으로 반등한 만큼 북미 수요기업들도 인상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영업이익 예상액 7000억엔은 역대 2번째로 큰 금액이며 4000억엔 수준이었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과 비교하면 중장기적으로는 수익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에츠케미칼은 중장기 수익 개선에 기대를 걸고 전자소재 사업에서 단기적 조정 영향과 전반적인 수요 증가세를 구분해 적절한 시기에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는 재고 조정이 완료되는 하반기 이후 경제 흐름에 맞추어 신증설을 추진하며 AI(인공지능) 서버용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V(극자외선) 마스크블랭크 역시 수요 증가세가 꾸준하기 때문에 첨단기기 생산기업들의 개발에 맞추어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채용실적도 점차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능성 소재도 중장기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실리콘은 고기능제품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022년 800억엔을 투입한데 이어 2023년에는 1000억엔을 투자하며 전체제품 중 고기능 그레이드가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일본 뿐만 아니라 유럽‧미국의 기존 공장에서도 신증설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