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솔루션, 폴리실리콘 자급 본격화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 자급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과거 OCI와 함께 국내 폴리실리콘 시장을 양분했으나 중국기업들이 저가공세에 나서며 폴리실리콘 가격이 2014년 kg당 20달러대에서 2019년 10달러 이하로 폭락함에 따라 2020년 초 큐셀부문을 통해 영위해온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한화큐셀은 태양광 셀, 모듈을 공급하고 있으며 자체 웨이퍼 생산설비가 없어 중국 중환(Zhonghuan)으로부터 웨이퍼를 공급받고 있으나 최근 미국이 글로벌 최대 웨이퍼 생산국 중국을 태양광 밸류체인에서 배제함에 따라 자체 공급망 확보가 시급해지고 있다.폴리
한화솔루션은 2024년부터 OCI로부터 폴리실리콘을 공급받고, 2024년까지 조지아 달튼(Dalton)과 바토우 카운티(Bartow County)에 25억달러(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건설하고 폴리실리콘부터 완제품 모듈까지 5단계 밸류체인 생산라인을 모두 갖추어 중국산 의존에서 탈피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2021년 11월 폴리실리콘 공장 2곳을 가동하고 있는 노르웨이 상장기업 REC실리콘(REC Silicon ASA) 지분 16.67%를 총 1억6047만달러(약 1900억원)에 인수했고 2022년 공동 대주주 아커 호라이즌(Aker Horizons)으로부터 지분 4.67%를 4400만달러(약 550억원)에 추가로 매입함으로써 총 21.34%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됐으며 미국 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는 한화큐셀 조지아 법인이 2023년 9월 REC실리콘으로부터 10년 동안 미국산 저탄소 폴리실리콘을 공급받는 총 30억달러(약 4조원) 계약을 체결했다.
노르웨이 오슬로(Oslo) 거래소에 상장한 REC실리콘은 몬태나 뷰트(Butte)에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2000톤, 워싱턴 모지스레이크(Moses Lake)에서 수력발전 에너지로 탄소배출을 줄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1만6000톤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REC실리콘 투자로 태양광 셀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의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미국 태양광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폴리실리콘 철수로 오히려 적자 행진…
한화솔루션은 자체 폴리실리콘 사업을 유지했다면 현재 캐시카우로 활용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자본 여력이 충분하다는 안팎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1조원 가까이 투자한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3000억원 가량 손해를 감수하고 철수했다.
폴리실리콘 사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케미칼 시절인 2011년부터 태양광 수직계열화의 일환으로 추진했으나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인 김동관 사장이 전략부문장을 맡았던 2020년 시장 침체와 중국과의 가격경쟁 등을 이유로 전격 철수했다.
그러나 한화큐셀은 2020년 4분기부터 2021년 3분기까지 태양광 모듈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폭등한 영향으로 4분기 연속 적자(1776억원)를 기록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20년 6월 6.85달러에서 10월 12달러로 올랐고 12월 36-37달러로 폭등했다.
즉,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 철수 직후 가격이 폭등하며 사업 투입자금 회수에 실패했으며 상승 수혜도 놓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케미칼 시절 폴리실리콘 공장(1만톤) 건설에 2011년 8300억원을 투입했고 2015년 공정 개선을 통해 생산능력을 1만5000톤으로 확대하는데 1300억원을 추가했으며 사업 철수와 함께 3000억원 상당의 설비 손상차손을 모두 손실로 반영했으나 폴리실리콘 폭등이 이어지며 자금 회수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1분기 말 부채비율이 185.9%로 역대 최고였으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019년 말 1조845억원에서 2020년 1분기 2조475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해 차입금 부담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폴리실리콘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도 수익 유지가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되며, 특히 REC실리콘보다 저가에 폴리실리콘을 자체 조달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태양광 패널 호조로 수익성 유지…
다만,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 폭등 속에서도 태양광 패널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을 유지했다.
한화솔루션은 2022년 매출이 13조6539억원으로 27.3%, 영업이익이 9662억원으로 30.9% 급증했으며 상반기에는 석유화학, 하반기는 신재생에너지(태양광) 사업이 수익 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 한화큐셀은 2022년 매출이 5조5685억원으로 56.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501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각각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2011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과 탄소중립 가속화에 따라 미국 태양광 모듈 판매가 늘었고 태양광, 풍력 등 해외 발전용 자산 매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국 IRA는 태양광 사업 호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3년 1분기에는 전체 연결 기준 매출이 3조1002억원으로 8.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714억원으로 85.1% 급증한 가운데 한화큐셀은 글로벌 태양광 수요를 타고 매출이 1조3661억원으로 48.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450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태양광 사업 진출 이후 최대이자 3분기 연속 기록을 갱신했다.
2분기에도 전체 매출이 3조3930억원으로 4.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석유화학 시황 침체 영향으로 1941억원으로 28.7% 감소했으나 한화큐셀은 매출이 1조6290억원으로 32.0%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1380억원으로 292.0% 폭증했다.
IRA 시행에 따른 세액공제 예상 금액 279억원을 영업이익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모듈 판매가격 하락이 영업실적에 빠르게 반영됐으나 웨이퍼 구매가격 인하는 상대적으로 늦게 반영됐으며 하반기 웨이퍼 가격 인하 효과가 단계적으로 나타나 모듈 판매 수익성이 개선되고 발전자산 매각에 따른 순이익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은 폴리실리콘 폭등으로 2021년 유럽에서만 30.0%, 세계 전체적으로는 평균 20.0% 이상 급등했으며 유리, 백시트, 알루미늄 프레임 등 다른 소재 가격도 일제히 올라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폴리실리콘이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 한화큐셀 수익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급과잉 해결 시급하다!
중국은 실리콘 소재 공급과잉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태양광발전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폴리실리콘, 실리콘 웨이퍼, 전지판, 모듈 등 태양광발전 4대 품목 생산량이 모두 전년대비 55.0% 이상 급증했다.
폴리실리콘 생산량은 82만7000톤으로 63.4%, 전지판은 318GW로 60.7%, 모듈은 288.7GW로 58.8%, 실리콘 웨이퍼는 357GW로 57.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2년 말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으로 태양광발전 사업이 가속화되며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중국산 태양광발전 관련 품목 수출이 개선돼 유럽 수출이 114.9% 폭증했다.
2023년 상반기 폴리실리콘 공급량(생산량과 수입량 합계)은 68만4700톤으로 수요 55만톤에 비해 공급과잉 상태였으며, 특히 생산량이 65만1700톤으로 99.3%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태양광 관련기업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품질 향상 및 차별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일부는 경쟁 과열로 생산을 중단했다.
반면, 실리콘 소재 가격이 생산원가에 근접하고 다운스트림 수요가 개선되며 재고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등장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22년 말부터 급락했으나 2023년 중국 춘절 연휴 이후 생산기업들이 추가 하락 방어를 위해 공급을 줄이며 단기적 반등세를 나타냈다.
이후 태양광 성수기 진입으로 중국 웨이퍼 생산기업들이 구매를 확대하며 재고가 감소해 6월에는 2020년 7월 이후 3년만에 8달러대에 진입했으며 7-8월에도 소폭 상승했다.
4분기까지 신규 공급 확대가 예정돼 있어 일시적 반등으로 판단되나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이 일부 생산기업 생산원가보다 낮아짐에 따라 추가 급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실리콘 가격 하락을 통해 2023년 태양광 설치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중국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124만톤으로 모듈 환산 372GW에 달해 글로벌 태양광 모듈 수요 320-350GW를 처음으로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패널은 서플라이체인 최적화…
중국 태양광 메이저들은 고출력 패널에서 발전량을 최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수송 코스트를 재검토하는 등 서플라이체인 전체에서 최적화를 도모하고 있다.
트리나솔라(Trina Solar)는 원료 및 소재 가격 급등분을 패널 판매가격에 반영해 인상하는 동시에 발전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고출력제품을 중심으로 균등화 발전원가(LCOE) 저감 효과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LCOE는 설계‧조달부터 건설‧운용‧보수‧폐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코스트를 생애 발전량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작을수록 사업성이 우수한 발전소로 평가된다.
트리나솔라는 제조코스트부터 억제하면 발전량이 많은 패널을 사용하는 편이 LCOE 저감에 유효할 것으로 판단하고 210mm각 대형 셀을 탑재한 모델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진코솔라(Jinko Solar)는 이니셜 코스트 감축과 함께 최대한 많은 전기를 발전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유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2022년 봄부터 620W 고출력 및 30년 장기출력을 모두 보장하는 차세대제품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태양광 메이저들은 수송 코스트 절감을 위해서도 주력하고 있다.
트리나솔라는 토탈코스트 감축을 위해 컨테이너를 사용하는 해외수송 분야에서 세로로 포장하는 방법을 확립함으로써 기존의 가로형 포장보다 적재량을 10% 늘리는데 성공했다.
부재 코스트 상승 등은 개별기업의 대응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수송방법이나 도입 코스트를 줄이는 방식으로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김진희 기자: k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