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자동차‧주택경기 둔화로 우레탄 폼도 침체
주요 이소시아네이트(Isocyanate) 생산국인 일본은 수년간 구조재편을 진행해 생산기업 수가 줄어들었음에도 장기간 수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자동차와 주택 용도 모두 우레탄(Urethane) 폼(Foam) 수요가 크게 회복되지 못하며 우레탄 원료 시장 침체를 유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우레탄 폼 생산량은 2024년 연질 폼이 10만5789톤으로 전년대비 3.9%, 경질 폼은 6만753톤으로 3.5% 감소해 총 16만6542톤으로 3.7% 줄었다. 자동차, 주택용 수요가 모두 침체됐기 때문으로, 특히 자동차는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의 품질 인증 부정 문제로 승용차 8사의 생산대수가 783만365대로 8.7%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다만, 2025년 1-5월에는 연질 폼이 전년동기대비 1.9%, 경질 폼은 3.1% 증가해 전체적으로 2.3% 늘어나는 등 반짝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 생산대수가 회복 추세를 나타내면서 연질 폼 생산량이 함께 증가했고 주택 분야 역시 2024년 신규 주택 착공이 79만2098건으로 3.4% 감소하며 15년만에 80만건을 하회함에 따라 2025년 초 우레탄 폼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자가, 임대, 분양주택 가리지 않고 모두 침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4월 건축기준법과 건축물에너지절감법이 개정된 영향으로 3월 이전까지 반짝 수요가 살아나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기준으로는 81만6018건으로 2.0% 늘어나 3년만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3월 가수요 영향이 작용한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정 법률에 따라 신규 주택은 에너지 절감 기준 충족이 의무화돼 경질 폼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인공지능) 이용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용 특수 단열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우레탄 폼 호조 요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MDI 수출 호조에 TDI는 위축
일본은 한때 MDI(Methylene di-para-Phenylene Isocyanate) 생산능력이 57만톤, TDI(Toluene Diisocyanate)는 27만톤에 달했으나 현재는 MDI가 도소(Tosoh) 40만톤, 스미카코베스트로우레탄(Sumika Covestro Urethane) 7만톤으로 47만톤까지 줄었고, TDI는 미쓰이케미칼(MCI: Mitsui Chemicals) 12만톤으로 대폭 감축됐다.
아울러 TDI는 2023년 4월 도소가 2만5000톤을 가동중단한데 이어 미쓰이케미칼이 2025년 7월까지 생산능력을 5만톤으로 줄일 예정이어서 앞으로도 감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MDI는 냉장고와 단열재 등 일반적인 경질 폼에 사용되는 폴리메릭(Polymeric) MDI와 신발 밑창이나 스판덱스, 합성피혁, 엘라스토머, 페인트, 접착제용으로 사용되는 모노메릭(Monomeric) MDI로 구분되며 일본은 2024년 폴리메릭 MDI 수출량이 21만9988톤으로 11.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수출이 10만396톤으로 0.6% 늘어 최대를 기록했고 말레이지아는 10.4%, 인디아는 79.9%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1-5월에는 인디아와 베트남 수출이 꾸준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전체 수출량은 14.1% 감소했다.
TDI 수출은 2024년 6만5202톤으로 5.2% 증가했으나 80개 국가에 약 17만톤을 수출하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수출국이 아시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30여개국으로 급감했다. 2025년 1-5월 수출량은 8.4% 감소했으며 연말까지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MCI, 금호미쓰이화학 활용해 해외사업 확대
미쓰이케미칼은 MDI, TDI, PPG(Polypropylene Glycol) 등 주요 PU(Polyurethane) 원료를 모두 생산 가능하며 최근 특수제품 및 고기능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금호석유화학과 합작 설립한 금호미쓰이화학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2024년 9월 여수 MDI 20만톤 증설 플랜트를 완공하고 2025년 4월 상업가동을 시작함으로써 MDI 61만톤 체제를 확립했다.
미쓰이케미칼은 금호미쓰이화학 61만톤이 이른 시기부터 풀가동 상태를 나타냄에 따라 조만간 디보틀넥킹을 통해 10만톤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미쓰이케미칼은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최근 경제 성장과 함께 고급 가구 및 침구, 비발포 용도에서 고품질 이소시아네이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 아세안(ASEAN) 등 기존 성장시장과 인디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 고품질 원료를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피부조직 친화성을 활용해 헬스케어 용도를 개척하거나 봉지재, 자동차 배터리 내충격성 강화 소재 등 ICT(정보통신) 용도로도 제안할 방침이다.

인디아에서는 비식용 식물인 피마자를 원료로 바이오 폴리올 Econykol을 생산하고 있다. 5-6년 안에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폴리올을 활용해 유도제품, 배합제품 등 우레탄 체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TDI는 2023년 10월 ISCC 플러스 인증을 취득하고 매스밸런스 방식으로 그린 TDI를 공급하고 있다.
도소, 이산화탄소 포집해 친환경 MDI 생산
도소는 아닐린(Aniline) 등 이소시아네이트 원료부터 이소시아네이트와 유도제품까지 우레탄 사업에서 일관체제를 확립했고 벌크 출하가 가능해 일본 최대 공급기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일본에서는 야마구치현(Yamaguchi) 난요(Nanyo) 공장, 오사카(Osaka), 요코하마(Yokohama) 사업장에 탱크를 두고 있다.
해외 사업장은 중국 저장성(Zhejiang) 뤼안(Ruian)에서 MDI의 중간 원료에 해당하는 조MDI를 모노메릭 MDI와 폴리메릭 MDI로 분리하는 분리능력 8만5000톤의 스플리터(증류분리설비)를 가동하고 있으며 2024년 100% 자회사 도소베트남폴리우레탄(Tosoh Vietnam Polyurethane)을 통해 베트남 바리아붕따우(Ba Ria-Vung Tau)에서도 2027년 가동을 목표로 분리능력 10만톤의 스플리터 건설에 착수했다.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나 베트남, 인디아에서 MDI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친환경 대응으로는 일본 난요 사업장에서 2024년 가을부터 이산화탄소(CO2) 포집 원료화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신규 설비를 활용해 MDI 원료용 일산화탄소(CO)를 나프타(Naphtha) 베이스 방식에서 일산화탄소 제조 프로세스 내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 베이스로 변경함으로써 탄소발자국이 작은 MDI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난요 사업장은 2026년 8월 가동을 목표로 HDI(Hexamethylen Diisocynate) 유도제품 Coronate 생산라인 1기를 증설하고 있다. Coronate는 자동차, 건축 용도에서 하이엔드 페인트용으로 주로 투입되는 내황변성과 내후성이 뛰어난 경화제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서는 고순도 PPG와 조합해 자동차 시트용 소재를 100% MDI로 제조하는 기술을 확립한데 이어 전기자동차(EV)용으로 흡음성이 뛰어난 얇고 가벼운 소재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주택용 단열재도 고기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GC, 고부가가치 PPG 공세 강화
KPX케미칼 등이 호조를 달리고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 PPG 시장은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은 소수 생산기업만 생산하는 이소시아네이트와 달리 폴리올 생산기업은이 미쓰이케미칼, 산요케미칼(Sanyo Chemical), AGC, 아데카(ADEKA), 스미카코베스트로우레탄, 도소, Toho Chemical,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다이이치산쿄(Daiichi-Sankyo), NOF, 카오(Kao) 등으로 많은 편이다.

그러나 2024년 PPG 생산량이 20만7544톤으로 6.5%, 판매량은 177만9236톤으로 4.7% 감소했고 2025년 1-5월에도 생산량이 1.6%, 판매량은 0.7% 줄었다.
다만, 우레탄 원료 뿐만 아니라 계면활성제와 화장품 등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신제품 연구개발은 활발한 편이다.
AGC는 염소에서 출발해 PPG 원료 PO(Propylene Oxide)에서 특수 폴리올과 변성 실리콘(Silicone)까지 일관생산하는 우레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생명과학 분야에서 특수 PPG를 사용한 우레탄 점착시트를 웨어러블(Wearable) 용도로 제안하고 있으며 고분자량 폴리에테르폴리올(Polyether Polyol) 합성기술을 응용한 고분자량 단관능 우레탄 아크릴레이트로 전자소재용 층간접착제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