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관세 통해 글로벌 불확실성 강화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고율 관세 정책을 펼치면서 글로벌 경제가 심각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특징은 통상 문제 뿐만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관세를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률적인 상호관세 10%에 추가해 무역적자를 명분으로 약 86개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부품 등 품목별 관세는 동맹, 우방, 우려국을 가리지 않았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7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대표되는 기존 에너지・환경 정책을 전면 수정하는 정책을 포함하는 대규모 감세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발표했다.
OBBBA가 시행됨에 따라 전기자동차(EV) 구매 세액공제가 종료되고 재생에너지 베이스 청정수소 관련 보조금이 축소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는 화학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법)을 비롯한 반도체산업 부흥 정책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부진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인텔(Intel)에 약 89억달러(약 13조500억원)를 투자해 지분 9.9%를 취득하면서 사실상 인텔을 준국유화했다.
뿐만 아니라 AI(인공지능) 붐을 타고 글로벌기업들이 잇따라 미국 투자를 확대하면서 미국 반도체산업을 자극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및 AI 인프라 투자는 소재, 설비, 물류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화학기업들에게 있어 또 다른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움직임은 2026년에도 계속되고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더라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고율 관세이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OBBBA, 미국의 에너지정책 변화
화석연료 확대를 공언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OBBBA를 통해 환경・탈탄소 관련 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2020년대 말까지로 예정된 순수 전기자동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 연료전지자동차(FCV) 등 이른바 친환경 자동차(Clean Vehicle)를 대상으로 하는 세액공제를 2025년 9월 말까지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전력・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에 대한 세액공제 대상 기간을 단축시켰다.
반면, 일부 수소, 이산화탄소(CO2) 포집·저장(CCS), ESS(에너지저장장치), 고급 원자력 분야는 세액공제를 확대했다.
수소연료는 그린수소와 블루수소를 포함 청정수소에 대한 세액공제를 축소했으나 바이오연료 및 재생가능한 디젤 등 청정연료에 대한 세액공제는 2029년 말까지로 연장했고, CCS는 세액공제 적용 대상을 기존의 지하 저장 뿐만 아니라 석유회수증진(EOR: Enhanced Oil Recovery)을 비롯한 상업 이용으로 확대했다.
반도체, AI 붐 타고 투자 확대
미국 반도체산업은 AI 보급 확대를 계기로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투자는 점차 반도체 소재, 제조장비, 관련설비, 물류, 수처리 등으로 수요가 확산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기업들은 주로 AI용 첨단 반도체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는 애리조나에서 진행하고 있는 2나노미터 및 차세대 A16 공정을 포함 3개 공장 건설 계획에 이어 2025년 3월 1000억달러에 달하는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마이크론(Micron Technology)도 약 1500억달러를 들여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정비할 예정이며, TI(Texas Instruments)도 AI와 관련해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텍사스와 유타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인텔 역시 애리조나 공장을 2025년 10월 가동했다.
AI가 수요를 견인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몇 년 안에 1조달러로 성장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미국 화학기업들은 관련 수요를 사업 확대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듀폰은 전자소재 사업을 큐니티(Qnitiy Electronics)로 독립시켜 2025년 11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큐니티는 반도체, 전기・전자 시장에서 가장 크고 광범위한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테그리스(Entegris)는 2025년 8월 미국 반도체 소재 연구개발(R&D)에 중・단기적으로 7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 소재 생산기업들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타고 있다.
일본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텍사스에 건설한 IPA(Isopropyl Alcohol) 신규 공장에 이어 추가 설비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IPA 생산능력 확대 및 고순도 화학약품 라인업 확충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GC(Mitsubishi Gas Chemical)는 애리조나에서 초순도 과산화수소와 초순도 암모니아수를 증설할 계획이다.
AI 붐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 물류, 수처리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관련 전극, 광섬유, 귀금속 수요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며 파급 효과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2026년에도 생산대수 회복 난항
반면, 미국 자동차 시장은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자동차기업들은 2025년 초부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발동에 대비하기 위해 생산을 앞당긴 결과 4월 이후에는 과잉재고의 영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이후에도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수출을 규제하면서 중국에서 반도체 공급부족이 발생했고, 또 알루미늄 공급부족 등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신규 자동차 생산이 감소하고 있다.
2025년 북미의 신규 자동차 생산대수 역시 당초에는 15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1500만대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 영향은 물론 관세 회피를 위해서도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결론은 2026년 또는 2027년 이후에 나올 예정이어서 2026년에는 신규 자동차 생산대수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동차 역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기자동차 세액공제를 2025년 9월 종료했으나 충전소 정비, 충전 시간, 혹한 지역에서의 배터리 성능 저하 문제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반면, 하이브리드자동차(HV)는 시장 환경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우수한 연비가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자동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엔진 주변 부품, 소재 기반 산업은 얼마간 유예 기간을 얻었으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상황이다.
결국 다수의 미국기업 및 미국 진출기업에게 신규 사업 창출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자동차 수요 증가가 배터리 관련 소재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면서 PCR(Post Consumer Recycle) 플래스틱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대체에 시간이 필요하나 안전성에 대한 우선도가 낮은 부품부터 서서히 침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노동자 확보 문제가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을 위협하고 있다. 자동차기업 뿐만 아니라 다수가 인재 확보를 위해 신입사원의 연봉 인상을 요구받고 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민에 대한 강경한 태도와 인력 부족 문제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회복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우성 선임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