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산업은 중국발 공급과잉 위기가 심각한 가운데 탄소중립 투자를 멈출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5월30-31일 서울에서 개최된 APIC(아시아 석유화학산업 회의) 2024는 지속가능 시대의 경로 개척 주제 아래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환경부하를 저감할 수 있는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최근 많은 석유화학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고 있는 중국발 공급과잉 위기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전환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APIC는 아시아 최대 석유화학 국제회의로, 전신인 EAPIC(동아시아 석유화학산업회의) 시절부터 개최 42년을 맞았으며 한국, 일본, 타이완, 말레이지아, 타이, 싱가폴, 인디아 7개국에서 돌아가며 개최돼 국내에서는 2015년 이후 9년만에 개최됐다.



중국, 2024년에만 에틸렌 500만톤 증설
석유화학 시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종료로 경제가 회복되면서 일부 시황이 상승했으나 2022년 일대시장인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돼 수요 정체기를 맞았고 동시에 중국이 대규모 신증설 투자를 이어가며 공급과잉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이 100만톤을 초과하는 대규모 스팀 크래커를 다수 완공했고 앞으로도 계속 건설할 예정이다.
2024년에만 500만톤 이상의 신증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글로벌 석유화학 수급밸런스가 붕괴되고 있음에도 투자를 멈출 기색이 없기 때문에 적어도 2028년까지는 공급과잉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디아 화학‧석유화학제품 제조업협회의 카말 나나바디 회장은 “석유화학산업의 성장은 자동차, 인프라, 건설과 다양한 최종 용도의 성장에 영향을 받는다”라며 인디아 내수 성장에 따른 석유화학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다만, 인디아를 제외한 다른 국가는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신학철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LG화학 부회장)은 “공급과잉 등 아시아 석유화학산업은 매우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한 기존 사업으로는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 다국간 연계로 대응 필요
석유화학기업들은 기존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디아 델리(Delhi)에서 열린 이전 APIC에서도 지속가능한 미래 개막이라는 테마 아래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논의가 진행된 바 있으며 서울 APIC 2024에서는 델리 회의 때보다 중요성이 부각됐다.
일본 석유화학공업협회의 이와타니 게이치 회장(스미토모케미칼 사장)은 “새로운 지속가능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1단계로 2030년까지 배출량 감축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2단계로는 신기술을 체계적으로 실용화하고 최종적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석유화학공업협회 회원기업 대부분이 CR(Chemical Recycle)과 같은 새로운 솔루션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APIC의 다국간 연계를 신기술 실용화를 위해 도약할 계기로 삼고 싶다”고 언급하며 국가 간 연계를 강조했다.
반면, 싱가폴 화학공업평의회의 헨리 네자드 회장은 에너지 리뉴어블 자원으로 이행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화학산업에 시장 불균형과 공급망 혼란이 수반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해 새로운 석유화학 사업으로 구조전환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