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가 에너지 및 화학산업을 좌우할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은 탄소중립을 달성할 방안으로 수소를 주목하고 수전해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에너지․화학기업들은 2-3년 전 경쟁적으로 수소 투자를 선언했으나 언제 그랬냐는 분위기이다. 수소를 개발해 에너지, 화학제품의 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나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일본이 수전해 프로세스를 개발해 상업화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감감무소식이다. 선진국들이 수전해 프로세스를 개발하면 거액을 들여 사 오겠다는 것인지, 훔쳐 오겠다는 것인지 속내를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돈을 주고 사든, 훔치든 유럽, 일본에 크게 뒤질 수밖에 없어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OECD 회원국이고 글로벌 10위권 경제대국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러울 따름이다. K-팝이 세계를 흔들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한국을 돈 버는 기계라고 비하하는 이유일 것이다.
미국이 정부효율부를 만들어 수장으로 혁신의 대명사 일론 머스크를 지명한 것처럼 한국도 정부개혁부라도 만들어 중앙부처를 혁신하고 산업계가 뒤따라오도록 할 필요성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일본은 2023년 수소 기본전략을 개정하고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저코스트의 안정적인 수소 공급 ▲저탄소 수소사회 이행 ▲수소 생산기반 및 공급망 확립 ▲국제 수소 공급망 구축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수소 산업전략에서는 탈탄소, 에너지 안정 공급, 경제성장을 목표로 기술적 강점 분야에서 일본의 세계 진출을 도모하는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제조 및 국제 공급망 구축은 물론 탈탄소 발전, 모빌리티, 연료전지 등에 수소를 접목시킬 방침이다.
수소 보안전략은 수소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전략으로, 대규모 수소 이용 측면에서 공급망 전체의 보안을 확보할 수 있는 보안규제 체계를 구축한다.
무엇보다도 저코스트 수소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적으로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공급을 2030년 300만톤, 2040년 1200만톤, 2050년 2000만톤으로 확대하고, 수소 공급 코스트를 2030년 N입방미터당 30엔, 2050년 20엔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코스트 달성을 위해서는 공급망 구축, 수요 창출을 지원하고 민간투자 확대를 유도한다.
아울러 청정수소의 글로벌 기준을 선도하고, LCA 배출량을 최대한 감축함으로써 글로벌 환경과제 해결에 공헌하며, 국제 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해 수소·암모니아 자원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오스트레일리아·중동·북미·아시아를 연계하는 국제 공급망 구축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특히, 2030년까지 글로벌 수전해 장치 도입량의 10%에 해당하는 15GW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수전해는 수소사회 전환의 핵심이며, 수전해 프로세스를 개발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일본만이 아니라 유럽 국가들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에너지․화학기업들은 수전해 프로세스 개발에 한참 뒤처져 있거나 손을 놓고 있는 상태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마당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모양이나 곧 후회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