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포장 및 포장폐기물을 규제하는 PPWR을 본격 시행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세부 내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PPWR은 EU 지역에서 판매되는 완제품의 포장재가 환경 기준에 맞는지를 생산·수출기업이 스스로 입증하도록 하는 제도로 18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8월12일부터 EU 27개 회원국에 적용되고 있다. EU에 수출하는 완제품 포장재의 사용 재질과 유해물질 기준 충족 여부 등 적합성을 스스로 작성해야 하며 식품, 화장품은 물론 전자·자동차·의류도 포함된다.
하지만, EU에 수출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 상당수가 PPWR의 세부 규정을 파악하지 못해 당황해하고 있으며, 대응방법도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한다. 규제 대상이 어디까지이고 무엇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화장품은 용기·캡·펌프·라벨은 물론 포장상자 등이 대상이나 공급하는 중소기업이 많아 포장재의 재질이나 시험정보 등도 확보하기 어렵고, 식품은 외포장·내포장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하나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EU가 요구하는 수준을 맞추지도 못하고 있다.
2025년 EU 수출액이 700억달러를 넘고 수출기업도 10만곳 이상이라고 하니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PPWR 규정에 맞춰 포장재의 재질 정보, 시험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면 수출이 거부될 수도 있어 시급한 대응이 요구된다.
특히, 2028년부터는 EU 공통 라벨 등으로 표시 기준이 확대되고, 2030년부터는 재활용성 등급과 플래스틱 재생 원료 사용 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등 규제를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포장재 전반의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재활용성이나 재생원료 사용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포장재의 재질이나 유해물질 함유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완제품을 수출하는 대기업들도 납품기업과의 협력이 어려워 고전하고 있을 정도라고 하니 중소·중견기업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석유화학 불황 이후 플래스틱 재활용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이다.
석유화학 호황기에는 영세기업의 폐플래스틱 수거권까지 빼앗아 자체적으로 체계화하겠다고 큰소리쳤던 석유화학기업들이 언제부터인지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시멘트 생산기업들이 연료화하던 폐비닐까지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아달라고 야단이더니 최근에는 아무런 말이 없다.
폐플래스틱과 분리하던 폐PET병 수거 제도도 슬그머니 사라졌다. PET병 재활용을 의무화하면서 재활용량이 부족하자 일본산 수입으로 충당하면서 폐PET병 분리수거 및 재활용이 본격화됐으나 아무런 예고도 없이 슬쩍 사라졌다. 최근 아파트 단지에서는 폐PET병을 분리수거허지 않고 일반 폐플래스틱으로 분류해 수거하고 있다.
폐플래스틱을 재질별로 분류해 수거함으로써 재활용의 효율성을 끌어올려도 시원찮은 판에 폐PET병 분리수거까지 없앤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만약, 환경부가 에너지 정책까지 관장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에너지를 관장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최근 낮은 가격으로 사용량이 급증했던 스티로폼을 재활용 폐지가 대체하듯이 플래스틱 포장재와 완충재가 사라질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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