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의 허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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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 감축하겠다는 MB 정부의 목표가 벌써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정부가 총량제한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대표적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철강, 석유화학, 제지 업종에 대해 온실가스 의무감축 할당을 일정기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 설정에 따른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총량제한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키로 결정하고 사내 배출권거래제, 온실가스 감출실적 인증제(KCER), 목표관리제 등 기존의 온실가스 관련 인센티브 제도를 통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한다. 총량제한 배출권 거래는 사업장별로 온실가스 배출 상한선을 할당하고 초과 배출하면 다른 사업장으로부터 온실가스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는 제도로, 에너지 소비가 많은 산업을 중심으로 반대가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제는 정부가 녹색성장기본법을 통과시킨 이후 별도로 배출권거래제 관련 법률을 제정하면서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추가감축이 어려운 철강,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의무할당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강, 석유화학산업은 의무할당제가 적용되면 중국과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물론, 수출경쟁력 악화는 명분도 약하고 받아들이기도 힘들어 무시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정부는 EU(유럽연합)의 사례와 함께 산업여건을 반영해 초기에는 배출권을 무상할당하고 이후 부분적으로 유상할당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EU는 2013년 이후 배출권을 경매방식으로 할당할 때 일부 수출산업에 무상할당을 인정키로 결정한 바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처음 온실가스 배출감축 대책을 발표할 때에는 배출권을 무상으로 할당하겠다는 방안을 전혀 언급한 적이 없다. 물론, 산업이나 민간·상업, 공공부문에 어떠한 방법으로 배출 감축을 강제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제시한 방안이 전혀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온실가스 감축대책을 수립하면서 처음부터 철강, 석유화학산업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인지, 아니면 배출권 무상할당을 전체로 4% 감축방안을 발표한 것인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렇지 않고서는 2005년 대비 4% 감축방안의 내용이 달라지게 되고, 산업에 따라 또는 민간·상업이나 공공부문에 따라 감축량이나 감축비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이나 석유화학산업은 2005년 대비 4%가 아니라 3%나 2%를 감축할 수도 있고, 철강이나 석유화학이 아닌 다른 특정업종이나 부문은 4%가 아니라 5%나 6%를 감축할 수도 있다는 가설이 성립할 수 있다. 또 UN이 개발도상국에 대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5-30% 감축할 것을 권고한 마당에 굳이 30%를 감축하겠다고 나설 이유도 없어 보인다. 물론, 한국은 2007년 4억887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세계 9위를 차지했고 OECD 국가 중에서도 총 배출량 기준으로 중국, 미국, 러시아, 인디아, 일본에 이어 6위에 오름으로써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책임과 경제적 능력(GDP)을 고려할 때 2020년까지 4%가 아니라 25% 이상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2005년 대비 30%, 미국은 20%, 영국은 22%를 줄이기로 결정했고 EU도 13%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중 최고수준인 30% 감축안을 채택키로 결정했으면 온실가스 배출감축의 고통을 골고루 분산시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고, 30% 감축이 무리라고 생각한다면 감축비율을 낮추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게 되면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실패를 예견하는 사태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온실가스 감축에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 MB가 무서워 잠자코 았을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화학저널 2009/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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