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공화국 인재공화국 망각공화국
|
2014년 4월 28일
나라 전체를 비탄에 잠기게 한 세월호 참사는 원인에서 수습까지 모든 것이 인재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18년이 지난 여객선의 무리한 증축, 수용한계를 뛰어넘는 화물 적재 및 적재수칙 미적용, 미천한 경력을 가진 항해사의 운항 미숙, 배가 기울어져 침몰 직전인데도 인명구조를 내팽개치고 제일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 침몰 직전 상황에서도 누구 하나 뛰어들어 인명구조에 나서지 않은 해양경찰, 탑승객 집계에서 구조준비·구조계획까지 무대책으로 일관한 것도 모자라 카메라 셔터를 바라본 안전행정부 고위관료 등등 모두가 인재라는 표현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해 최선을 다해 구조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한 후에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간 것이 없고 국무총리에서 장관들까지 수시로 현장을 방문했지만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구경꾼으로 전락한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이다. 정부의 재난대응 체계가 무용지물이고 탁상행정의 결정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면 대참사가 다반사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TV는 24시간 내내 전파를 날렸지만 뚜렷한 사고원인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종일 슬픔과 눈물을 유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하니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사기꾼들이 들끓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하나라도 바로 잡고 싶다면 공무원 사회를 뿌리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모든 대형 사고가 그러하듯이 공무원 집단이 근간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공무원 조직을 개혁하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후화된 대형 여객선을 마구잡이로 증축하고, 구조장비에 선박용 페인트를 칠해 무용지물로 만들며, 화물 적재수칙이 아무 필요가 없고, 승선인원도 파악하지 못하며, 무책임한 선장이 아무렇게나 항로를 변경하고 위험구간에 들어섰는데도 자리를 비우는 사태가 왜 일어났겠는가 하는 점이다. 틀림없이 뇌물이 오갔을 것이고, 해양수산부나 해경, 안전행정부의 퇴직 공무원들이 조합이나 선사의 임원으로 미끄럼한 대가로 대충대충 처리하고 눈감고 아웅했을 것이다. 안전은 뒷전이고 품위를 지키고 서비스를 잘했다고 표창한 것이 잘 증명해주고 있지 않은가? 고위 공직자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의 기강해이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나라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렇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들은 300명이 넘는 아까운 인명이 하늘로 날아갔지만 아마도 2-3개월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평온을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3-4개월 후 또는 2-3년 후 다시 비슷한 대형 참사에 눈물을 흘리면서 세상을 원망할 것이다. 화평법이나 화관법을 제정하고 개정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사태를 예견할 수 있었지만 규제완화라는 명제 앞에 누더기로 전락하는 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대형 폭발 및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연쇄적으로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장치를 무력화시켰고 앞으로 세월호와 비슷한 대형 인재를 또다시 겪을 것이 분명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