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사우디 등 4개국이 산유량 동결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까지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 러시아, 카타르, 베네주엘라 등 4개국은 2월16일 석유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데 합의했으며 3-4개월 동안 산유량 동결을 지속한 후 다음 조치를 결정하기로 했다.
압둘라 알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2월22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연례 콘퍼런스에서 “산유량 동결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첫 걸음”이라면서 “OPEC은 국제유가를 끌어올릴 해법을 찾고자 비회원국과도 협력할 용의가 있으며 현재 브라질, 중국, 오만, 멕시코 등 주요 산유국과도 석유 생산량 동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OPEC은 미국의 셰일오일(Shale Oil)과의 공존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라 알바드리 사무총장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에서 60달러 안팎으로 올라가면 미국 셰일오일 생산기업들이 재빨리 생산을 재개하고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2016년 셰일오일 생산량이 일일 60만배럴 줄어들고 2017년에는 20만배럴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월22일 발표한 중기 전망보고서에서 35달러 수준의 저유가가 201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IEA는 국제유가가 2016년 35달러대를 유지하고 2017년 소폭 오르는데 그치지만 2020년에는 글로벌 석유 수요가 회복되며 8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수요·공급이 균형 잡혀 재고가 줄어들기 시작해도 축적된 재고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회복속도는 더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닐 앳킨슨 IEA 국제석유시장 부문장은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 세자릿수까지 상승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IEA는 2015-2021년까지 세계 일일 석유 생산량이 410만배럴 늘어나는데 그치며 2009-2015년 1100만배럴 늘어났던 것에 비해 증가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최근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의 석유생산량이 OPEC 회원국 중에서 가장 많이 늘어나 2020년에는 현재 생산량보다 100만배럴 많은 394만배럴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과잉 상황은 원유 부문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이후에야 비로소 해소되기 시작할 것으로 파악된다.
IEA 보고서에 따르면, 유전 탐사와 관련 장비에 대한 투자는 2015년 전년대비 25% 감소한데 이어 2016년에도 17% 줄어들며 1986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유전 탐사·채굴 등 업스트림에 대한 투자가 위축됐다.
IEA는 2021년까지 석유 수요가 120만배럴 늘어 2021년에는 1억160만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유가는 IEA 보고서 발표의 영향으로 2월2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WTI(서부텍사스 경질유) 선물유가는 31.48달러로 1.84달러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