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학산업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었다.
신흥국 경제가 급성장하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중국, 인디아 등에서 수십억톤의 건축용 접착제, 수백만톤의 폴리머, 수억톤의 농업용 비료가 필요했고 신흥국에 본사를 둔 화학기업들은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하지만, 옛날 얘기가 되고 있다.
BCG가 분석한 2015 화학산업 가치창출 보고서(Value Creators in Chemical 2015)에 따르면, 전체 산업군에서 화학산업의 수익률이 하위권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기업이든 다국적기업이든 신흥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화학기업의 성과가 저조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흥국을 피해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신흥국 없이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신흥국은 화학기업들이 풀어야 할 방정식이 되고 있다. <편집자주>
화학기업 수익성 갈수록 하락
화학산업은 점점 투자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탄탄한 수익률을 유지하는 화학기업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산업과 비교해보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BCG가 최근 5년간 화학산업의 총주주수익률(TSR)을 분석한 결과,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TSR이 7계단을 내려왔고 조사대상 27개 산업 중 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는 화학산업의 TSR이 4위로 상위권이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근본원인은 신흥국 기반의 화학기업 때문으로, 신흥국 화학기업들 때문에 가격경쟁이 심해졌고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 셰일가스(Shale Gas)로 이익을 본 북미기업, 높은 생산성의 유럽기업은 신흥기업보다 훨씬 많은 성과를 올렸지만 신흥기업들이 끌어내린 산업의 TSR 순위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5년간 전체 화학기업의 TSR 중간값은 13%로 2009년부터 2013년 기록한 TSR보다 8%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성과 기준으로 상위 10대 메이저의 TSR 중간값은 41%로 화학기업마다 편차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탄탄한 시장 입지와 실행력을 갖춘 개별기업들에게는 아직도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2015년에는 145개 화학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했고 다수가 신흥국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모두가 화학사업만 영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 사업에서 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컸다.
분석대상 화학기업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지분이 전체의 25% 이상으로 2014년 12월31일 기준 시장가치 평가(Market Valuation)가 최소 15억달러를 넘었다. 10년 및 20년 분석에는 조사기간 동안 포트폴리오가 달라지거나 해체되는 등 조사대상이 적어졌다.
가치창출 평가방법 TSR은?
일정기간 동안 주가 변동 및 주주의 순자산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가 반영된 TSR은 여러 요소들이 결합돼 나타난 결과물로, TSR 평가모델에서는 해당기업의 근원적 가치 개선을 파악하기 위해 매출 증가율과 마진 변동률을 함께 반영했고, 다음에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TSR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기업가치 평가승수 증감을 평가했다. 2가지 요인을 통해 해당기업의 시가총액 증감과 투자자들의 자본이익 또는 손실을 평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잉여현금흐름 지급이 TSR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배당금, 자사주 매입, 부채 상환의 형태로 투자자들과 채권자들에게 돌아가는 잉여현금 흐름을 분석했다.
모든 요소는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기도 한다. 인수를 통해 주당순이익을 올릴 수 있지만 총마진이 잠식되면 TSR을 창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특정 유형의 현금기여(배당금)가 다른 유형(자사주 매입)보다 가치 평가승수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TSR은 가치창출을 평가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지만 후향적 평가일 수 밖에 없어 미래 수익률을 전망하는 수단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화학산업 하위부문은 복잡다단
글로벌 화학산업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BCG가 150개 세그먼트로 구성된 화학산업을 5개 하위부문으로 분류한 결과, 대부분은 복수 세그먼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화학 및 기초 플래스틱: 37개 화학기업이 속해 있고 매출의 대부분을 폴리올레핀, 용제, 계면활성제 등 유도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을 통해 창출하고 있다. 비닐 체인에 투자하는 곳도 있고 다른 화학제품(폴리머 등)에 집중하는 곳도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은 석유화학기업과 비슷했다. 스페셜티 화학 사업을 대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곳도 소수 존재하고 있다.
•복합 스페셜티: 복합 스페셜티 부문의 39개 화학기업은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스페셜티 화학제품을 통해 매출의 상당부분을 창출하고 있다. 단일 스페셜티기업과 비교해 복합 스페셜티기업은 수요처가 다양한 산업에 분포하고 있고 기능적으로 응용되는 사례도 더 많았다. 거의 모두가 사업의 상당부분을 소위 세미 스페셜티(Narrow Commodity) 부문에 집중하고 있지만 일부는 석유화학, 농화학, 제약 부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단일 스페셜티: 40개가 포함돼 있고 코팅, 접착제, 향료, 건축화학, 화학물류(Chemical Distribution), 전자재료 부문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 모두가 고도로 정제된 화학제품에 집중하고 있고 수요처와 기능적 응용도 좁게 정의돼 있다.
•산업용 가스: 불과 7개 화학기업만이 존재할 정도로 통폐합이 많이 일어난 부문으로 다른 부문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스페셜티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Air Products & Chemicals 등)도 매출의 상당부분을 산업용 가스에서 창출하고 있다.
•농화학 및 비료: 분석대상 중 농화학, 비료를 통해 매출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창출하고 있는 곳은 22사로 스페셜티 화학 부문을 영위하고 있는 곳도 있다. 광산사업 비중이 높은 곳도 일부 존재하고 있다.

"그래도 중국!"
화학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얘기하려면 중국을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중국사업에는 몇가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우선 동일한 수요처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곳이 너무 많고, 공급과잉은 수요처의 영향력을 키워 가격경쟁을 가중시키고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도 악재로, 선진국 화학기업들은 지적재산권의 위협도 존재하고 있어 규제와 무역 정책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어려움에 직면한 선진국 화학기업들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다른 신흥지역에서 활로를 찾고 있지만, 그렇다고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량 기반 전략을 도입하는 등 다른 시장에서는 적용하지 않았을 접근법을 적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 전문센터(Center of Expertise)를 세우면 다국적기업이 차별화를 모색해야 할 영역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전문센터는 고도로 유연한 조직으로 사업부 담당자들과 함께 성공적인 시장 개발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온라인 판매 확대, 새로운 유통업자 활용, 현지 R&D 클러스터 설립 방법에 대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
여러 어려움이 있더라도 다국적 화학기업이라면 중국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할 필요성이 존재하고 있다. 신흥국은 다국적기업의 미래이고, 여기서 중국만큼 중요한 국가는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 진출하지 않는 화학기업은 규모화를 포기하는 것이고 혁신과도 단절될 수 있어 중국은 모든 다국적 화학기업이 풀어야 할 방정식으로 남아 있다.
성과를 끌어올리는 요소를 주목하라!
몇년 전만해도 주가를 끌어올릴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신흥국이나 농화학, 비료 부문에 진출하는 것이었으나 신흥국에서의 경쟁 심화, 특히 중국의 거시경제 변수 등으로 인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고유제품 영역이 존재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차별화돼 있다면 신흥국에서 높은 TSR을 기대할 수 있지만 단지 신흥국에 진출하는 것만으로 높은 TSR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5년간 TSR 데이터가 잘 증명해주고 있다. 신흥국(아시아·남미 국한) 화학기업의 TSR 중간값은 3%로 전체 지역 중 최저 성적을 기록했다. 북미 화학기업의 TSR 중간값은 21%, 유럽은 14%, 일본은 11%로 분석되고 있다.
단일 스페셜티기업이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곳의 성과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의 크로다(Croda International)는 부가가치가 높은 스페셜티 첨가제에 집중하고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면서 우수한 성과(5년간 TSR 30%)를 기록했다.
미국 플래스틱기업 폴리원(PolyOne: 5년간 TSR 40%)은 개별 수요처의 사양에 맞는 특수제품과 산업용을 생산함으로써 차별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가지 방법을 통해 폴리원은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크로다와 폴리원은 수요처와의 긴밀한 관계의 중요성을 반증하고 있다.
또 다른 요소는 대규모의 전문 영업조직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으로,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중요도가 높은 3번째 성공 요소는 채용을 포함한 인재관리로 나타나고 있다. 수요처 사양에 맞춰 생산하는 화학기업은 수요처가 기밀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신뢰할 수 있는 영업직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발켐(Balchem)은 수요처가 제공한 원료에 대한 발켐 매니저들의 의견을 식품산업의 수요처가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순환근무를 거의 실시하지 않고 있다. 수요처와의 긴밀한 관계 덕분에 발켐은 지난 17년간 평균 EBITDA 22%, 20년간 TSR 25%를 창출할 수 있었고, 관련업계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높은 TSR을 기록했다.
반대로 기초화학 및 기초 플래스틱은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하위를 기록한 농화학 및 비료기업 다음으로 최저 2위의 5년간 TSR 중간값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기초화학 및 기초 플래스틱 부문의 수익률은 신흥국의 과잉투자와 생산과잉, 중국의 경기침체 등으로 타격을 입었다. 반면, 미국의 기초화학 및 기초 플래스틱 부문은 셰일가스 덕분에 좋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셰일가스 이익의 대부분은 통합 석유기업의 석유화학 부문으로 분류돼 BCG 분석에 포함하지 않았다.
분석기간 동안 TSR 성과를 살펴보면, 수년 동안 화학기업이 도입해 왔던 전략, 즉 신흥국 공장과 독점기술에 자본투자를 집중해왔던 전략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순자산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가장 효과가 높은 장기투자는 단일 스페셜티에 대한 투자로 나타났고, 신흥국에서는 특히 그러했다.

표, 그래프: <가치창출 평가방법(TSR 구성요소)><전체 산업 중 하위 30%를 기록한 화학산업의 TSR(2010-2014)><TSR 분석 대상기업><선진국 화학기업의 TSR 분석(2010-2014)><화학산업별 TSR(2010-2014)><10년간 장기 투자 및 수익률><화학기업별 TSR 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