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롯데그룹의 대규모 탈세 및 비자금 조성 혐의를 정면 겨냥하고 나서 주목된다.
검찰은 6월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 계열사 6곳 등 17곳을 전격 압수수색했고 압수수색 이전에 국세청 자료 확보에 적극 나섬으로써 롯데쇼핑의 대규모 탈세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뒤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국민의당을 정조준하고 있으며, 반대파를 길들이기 위해 롯데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조성,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의 정치자금을 수사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실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목적이야 어떠하든 롯데그룹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은 분명하고 석유화학을 비롯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으나 탈세 혐의가 드러나면 구속수사가 불가피하고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등 핵심실세에 대해서는 이미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검찰이 롯데그룹 본사 및 주요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 6월10일 오후 Axiall 인수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매출이 4조원에 이르는 Axiall 인수로 총매출을 21조원 이상으로 키워 글로벌 10위권 종합화학 메이저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지 3일만이다.
화학산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삼성SDI의 화학사업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인수한 후 3조원에 달하는 인수대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주목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현금 보유가 상당하고 전체적으로 자금여력이 있다고 하나 미국의 에탄 크래커 합작투자, 인도네시아 진출 등 벌여 놓은 사업이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검찰수사 과정에서도 투자자금을 차질 없이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검찰수사 과정에서 롯데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조성이 사실로 드러나면 화학사업 투자에 차질이 빚을 것은 분명하고, 롯데케미칼이 개입된 정황까지 포착되면 허수영 사장의 구속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자료를 제보함으로써 수사가 시작됐다고 알려지고 있으나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에서 벗어나 롯데그룹 전반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은 확실시되고 있다. 화학사업도 의문이 증폭되기는 마찬가지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해외사업 인수에 주력해왔고 폴리에스터 체인을 중심으로 막대한 투자손실이 발생한 것을 고려할 때 탈세 및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했을 개연성을 부인할 수 없다.
롯데케미칼 Titan도 최근 흑자를 내고 있지만 그동안 줄곧 적자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미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에탄 크래커 합작투자 역시 합작파트너인 Axiall이 부실기업이어서 정상적으로 에탄 크래커 및 MEG 플랜트를 건설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국내 재벌들은 투자자금을 빼돌려 탈세하거나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롯데그룹도 해당되는지 궁금하다.
검찰은 롯데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수사의 칼을 빼든 만큼 한 치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하며, 위법 사실이 적발되면 단호하게 처벌함으로써 재벌들의 안하무인을 척결할 것을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