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매각하고 폴리실리콘·카본블랙 투자 … 원가절감 주력
OCI(대표 이우현)가 자회사 매각을 통해 주력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OCI는 주력 사업과 연계성이 낮거나 영업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들을 지속적으로 매각·청산하는 가운데 폴리실리콘(Polysilicon), 카본블랙(Carbon Black) 투자는 확대하고 있다.
신규분야에 진출하기보다 기존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했으며 2017년까지 회사채 200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돼 자금조달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OCI는 2015년 OCI Chemical, OCI머티리얼즈 등 자회사 2곳을 매각한데 이어 2016년 미국 태양광 발전소 알라모7(OCI Solar San Antonio 7)을 처분했고 열병합발전 계열사 OCI SE(새만금에너지) 매각도 준비하고 있다.
북미 지주기업 OCI엔터프라이즈의 산하기업인 OCI Chemical은 터키 에너지기업 Park Holding에게 4억2900만달러에 매각했다. OCI Chemical 매각을 통해 OCI Wyoming의 지분 51%를 보유한 OCI Resources도 매각하면서 소다회 사업에서 철수했다.
2015년 말에는 NF3(삼불화질소) 등 산업용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의 지분 49.1%를 SK그룹에게 4816억원에 매각했다.
일부에서는 SK머티리얼즈가 2016년 상반기 영업실적 호조를 나타냄에 따라 OCI가 OCI머티리얼즈를 헐값에 매각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캡티브(Captive) 보유 여부에 따른 차이로 판단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SK그룹은 캡티브 역할을 하는 SK하이닉스가 있기 때문에 OCI보다 높은 영업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며 “OCI는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OCI머티리얼즈 매각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1월에는 미국 에너지기업인 ConEdison Development에게 OCI솔라파워가 보유한 알라모7을 2억2690만달러에 매각했다.
현지에서 코스트 경쟁이 심해짐에 따라 수익성에 메리트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OCI는 자회사 매각액을 폴리실리콘 및 카본블랙 투자 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에도 활용함에 따라 연결 부채비율이 2015년 말 125%에서 2016년 6월 말까지 91%로 줄었다.
또 2016년 하반기 OCI SE 지분 100%를 매각할 계획으로 국내 인수 후보자들에게 투자안내서(IM)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OCI SE는 2016년 4월 300MW급 석탄 열병합발전소를 가동해 새만금 산업단지 관련기업에게 전기, 스팀을 공급하고 있으나 유동자금 확보를 위해 6개월 만에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예상액은 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며 OCI는 매각액을 폴리실리콘 및 카본블랙에 투자할 계획이다.
OCI는 새만금 폴리실리콘 투자가 좌절된 가운데 2016년 9월 말레이지아 폴리실리콘 공장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외형 확장을 통한 코스트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인 Wacker가 폴리실리콘 2만톤을 증설해 2016년 말 가동할 예정으로 OCI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OCI는 일본 Tokuyama의 말레이지아 폴리실리콘 공장 지분 16.5%를 265억원에 인수했으며 2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투입하면 지분 100%를 확보할 수 있는 옵션도 보유하고 있어 2017년 3월 말까지 총 2207억원을 투입해 100%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1kg당 약 10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계산돼 저렴하게 인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OCI는 Tokuyama의 말레이지아법인을 100% 인수하면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이 7만2000톤으로 2만톤 확대돼 글로벌 생산능력 3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폴리실리콘 시장은 중국 GCL이 생산능력이 7만7000톤을 보유한 가운데 2만5000톤을 증설했고, 독일 Wacker도 7만2000톤에서 9만2000톤으로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과점 체제가 강화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폴리실리콘은 글로벌 메이저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치킨게임이 지속되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플랜트는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OCI는 폴리실리콘 투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카본블랙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2016년 9월 중국에 카본블랙 8만톤플랜트를 증설한데 이어 현대오일뱅크와 50대50 합작으로 2018년까지 대산에 15만톤을 건설함으로써 중국 및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카본블랙도 공급과잉으로 전환됨에 따라 수요 증가가 둔화되고 있으나 국내시장은 고부가제품 비중을 늘리고 중국은 타이어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어 매각·파산이 불가피한 한계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며 “카본블랙은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섭 기자>
<화학저널 2016년 1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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