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가격 1700달러대 붕괴 … 우베케미칼 생산능력 40% 감축
카프로락탐(Caprolactam)은 수익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다.
카프로락탐은 2월 초 중국 춘절 연휴 직전까지 아시아 가격이 톤당 1750달러 수준, 중국가격은 1만3700위안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원료 벤젠(Benzene)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산 카프로락탐 수입을 재개했으나 도입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늦게 도착하고 타이완 메이저 CPDC(China Petrochemical Development)가 수차례 연기 끝에 정기보수에 돌입해 수급이 타이트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가격이 수요기업 입장에서 채산성을 확보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준이어서 구매가 위축됐고 결국 하락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춘절 연휴 직후부터 하락세가 계속돼 3월 초 아시아 가격 1730달러, 중국가격 1만3900위안을 기록했고 3월 중순부터 하락 속도가 빨라지며 3월 말에는 아시아 가격이 1700달러 이하, 중국가격은 1만2780위안 이하로 급락했다.
주로 다운스트림 나일론(Nylon) 칩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수요기업들이 수용 가능한 수준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한 카프로락탐 구매를 줄인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4월 들어서는 생산설비 점검 등으로 공급은 줄어든 반면, 주요 메이저들이 채산성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섰고 수요기업들은 일정수준 구매여력이 있어 중국가격은 4월 중순 1만3000위안 중반 수준을 회복했으며 4월20일 전후로 1만3500-1만3600위안으로 급등했다.
생산기업 및 그레이드에 따라 1만3000위안에 거래하는 곳도 있었으나 일부는 1만3700위안에 거래가 성사되는 등 전반적으로 3월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최근 중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지에서 생산설비 점검이 이어지며 가동률이 4월 중순 80%대 초중반으로 급락해 공급이 급감했고 재고 소진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상승세가 본격화됐으며 중국 메이저들이 판매가격 인상에 적극적인 것 역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카프로락탐 생산기업들은 원료 벤젠 가격이 강세를 계속하며 수익이 악화된 상황이며 카프로락탐-벤젠 스프레드가 톤당 5000위안은 돼야 채산성이 있기 때문에 판매가격 인상을 적극화하고 있다.
벤젠은 현재 중국 내수가격이 8800위안까지 오른 상태여서 카프로락탐 가격을 1만3000위안대 후반까지는 올려야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일부에서 중국 내수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내며 아시아 시황도 함께 오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시아 시황은 4월 중순 기준 1690달러 수준으로 크게 상승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카프로락탐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다시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모두 등장하고 있다.
우선, 가격 상승세 유지를 기대하는 관계자들은 최근 카프로락탐 공급 감소를 주목하고 있다.
CPDC 뿐만 아니라 일본 우베(UBE)도 정기보수를 준비하고 있으며 중국기업들도 가동률을 올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베는 5월부터 1개월 이상 우베케미칼(Ube Chemical)의 카프로락탐 플랜트를 정기보수하며 카프로락탐 생산능력을 9만톤에서 5만4000톤으로 약 40% 감축할 계획이다.
반면,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관계자들은 나일론칩 수요가 침체됐을 뿐만 아니라 수요기업들이 이미 카프로락탐 재고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일정기간 동안 거래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시아 카프로락탐 시장은 중국 중심으로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중국이 신증설 투자를 적극화하며 공급과잉이 심화된 영향으로 국내 유일의 생산기업 카프로는 2023년부터 울산 27만1000톤을 가동중단했으며, 일본은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이 2022년 10월 에히메(Ehime) 8만5000톤의 가동을 중단하며 카프로락탐 사업에서 철수했다.
중국은 카프로락탐 생산 및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수출물량 대부분은 중국이 러시아산을 수입한 다음 보세창고를 경유해 수출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우베는 타이완에 주로 수출하고 있으며 일본 및 타이에도 공급하고 있으나 생산능력을 줄인 만큼 채산성이 낮은 거래는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