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롯데케미칼, 그리고 대한유화가 에틸렌 증설에 나선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다운스트림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초유분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로, 2017-2019년에는 증설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석유화학 3사의 에틸렌 증설이 적정한지 타당성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개별기업의 판단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타당한 결정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되새겨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가 석유화학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에틸렌 신증설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철저한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산업부 고위공무원들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라는 절대 강자의 요구를 따랐는지, 아니면 자체 판단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부적절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첫째, 에틸렌을 증설해 범용 다운스트림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까운 잘못이다.
LG화학이 엘라스토머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대부분이 범용 석유화학제품 생산 확대가 목적으로, 중국은 물론 미국 수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동남아 수출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이 자급률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음은 물론 사드를 둘러싼 무역보복이 갈수록 노골화되는 양상이고, 미국은 셰일가스 베이스 에틸렌 신증설을 통해 아시아에 대한 PE 및 MEG 수출을 확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중동은 기초유분 및 PE, MEG를 넘어 고부가가치 유도제품 생산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동남아 역시 타이에 그치지 않고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메콩유역 3국, 말레이, 필리핀의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둘째, 일본이 경쟁력이 떨어지는 에틸렌 및 유도제품 플랜트를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계속할 것이라는 판단은 잘못된 것이다.
일본은 경쟁력이 낙후된 플랜트를 폐쇄하거나 가동을 중단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동남아 및 중동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2015-2016년의 구조조정이 성급했다는 반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당분간은 소규모 플랜트를 제외하고는 적극적으로 합리화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석유화학이 주력사업의 범주에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석유화학 사업에서 탈피하면서 자동차, 에너지 및 전자, 반도체 소재 등 고부가가치 화학제품 생산으로 이동하고 있고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 및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일본은 전자, 반도체용 소재 시장을 장악한데 이어 에너지 및 자동차 소재마저도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에틸렌을 중심으로 범용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기업들과 크게 대조되는 대목이다.
셋째, 석유화학은 기간산업으로 신증설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는 측면에서 불황국면에서 투자하는 것이 순리이다.
불황 시점에서 투자를 시작해야 투자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호황국면을 맞이해 큰 어려움 없이 정상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오일달러가 풍부한 중동이나 전체 시장규모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큰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50%를 넘고 있다는 점에서 완공시점에 불황을 맞이하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물론, 현재 시점이 호황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은 이미 코스트 경쟁력이 떨어져 일본이 그러했듯이 중국과 동남아 투자로 선회하고 고부가 화학제품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데 대해 이의를 제기할 화학 전문가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