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석유화학 구조조정에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PTA(Purified Terephthalate Acid), PS(Polystyrene), PVC(Polyvinyl Chloride), 합성고무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요구했으나 석유화학기업들의 반발로 추진력을 잃은 것으로 파악된다.
구조조정 대상 4개 석유화학품목 가운데 PVC, 합성고무는 감산이 없고 PS는 LG화학이 5만톤을, PTA는 삼남석유화학이 30만톤을 감산하기로 결정했으나 가동률이 현저히 낮거나 이미 가동을 중단한 플랜트만 폐쇄가 결정됨에 따라 실질적인 수급 상황에는 거의 변동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PS는 금호석유화학 23만톤, 한국이네오스스티롤루션 26만6000톤, 현대EP 14만톤, LG화학 5만톤으로 생산능력이 총 68만6000톤에 달해 여전히 공급과잉을 지속하고 있다.
LG화학이 HIPS(High-Impact PS)를 5만톤을 감산키로 결정했을 뿐 나머지는 구조조정을 강력히 거부하고 있어 앞으로도 추가 감산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PTA도 삼남석유화학 외에는 감산 계획이 없어 여전히 공급과잉을 지속하고 있다.
삼남석유화학은 노후화된 No.1 30만톤 설비의 폐쇄 작업에 돌입했으나 신규 사업을 결정하지 못함에 따라 원샷법을 신청하지 못하고 있어 공식적인 구조조정 발표는 미루고 있다.
한화종합화학과 태광산업은 자체 구조조정을 실시한 이후 추가감산 없이 생산능력을 유지할 방침이다.
한화종합화학은 2015년 울산 소재 PTA 40만톤을 가동중단했으나 2016년 말 재가동에 돌입했고 2공장 45만톤을 유휴설비로 전환해 사실상 160만톤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2016년 1월 100만톤에서 90만톤으로 10만톤 감산한 이후 자체수요를 확보함으로써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어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다소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종합화학과 태광산업은 PTA 사업이 2016년 흑자로 전환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외부요인이 개선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LG화학은 가동률이 매우 저조한 PS 공장을, 삼남석유화학은 가동을 멈추었던 노후플랜트를 각각 폐쇄하기로 결정했다”며 “구조조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PVC, 합성고무는 정부가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을 피하고 있다.
PVC, 합성고무는 공급과잉으로 감산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석유화학 신년인사회에서도 언급이 제외되는 등 압박 수위가 다소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LG화학 및 한화케미칼은 중국에서 카바이드(Carbide) 베이스 PVC가 경쟁력을 상실함에 따라 2016년부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정부가 환경문제로 석탄 탄광 2곳을 폐쇄하고 채굴 조업일수 감축, 화물차 단속 강화 등을 통해 석탄 가격을 크게 인상시키면서 카바이드 PVC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카바이드 PVC는 소규모 플랜트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및 가동률 하향화가 지속되고 있어 에틸렌(Ethylene) 베이스를 생산하는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이 유리해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PVC 생산능력은 LG화학이 국내 69만톤, 중국 41만톤, 한화케미칼은 국내 60만톤, 중국 30만톤에 달하고 있으며 가격 상승에 따라 스프레드가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합성고무는 부타디엔(Butadiene) 초강세가 지속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으나 중국, 인디아 타이어 수요 증가로 공급과잉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화학,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구조조정 계획이 없으며 오히려 롯데케미칼이 SSBR(Solution-polymerized Styrene Butadiene Rubber)/EPDM (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을 증설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과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PVC, 합성고무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하며 고부가제품 전환을 권고했으나 2017년부터는 추가적인 발언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현섭 기자>